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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야의 결투> 주제가 My Darling Clementine,1949년 이 영화가 상영된 후 이 주제가
는 미국 민요로서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됩니다. 명장면들이 많이 나오는
화면을 눈여겨 보시기 바랍니다.
[ 주제가 My Darling Clementine 이야기 ]
1849년 금광을 찾아 일확천금을 꿈꾸며 서부의 캘리포니아로 몰려왔던 포티나이너(forty-niner)들에 의해 만들어진 노래입니다. 열악한 환경에서 가혹한 노동에 시달리던 포티나이너들은 영양실조와 인디언의 습격 등으로 많은 수가 목숨을 잃었지요.
또한 자신들이 캐낸 황금이 뉴욕이나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자본가들의 배만 불려주고 있다는 것을 알고 허탈감에 빠져 <동굴과 계곡에서 금맥을 찾던 한 포티나이너에게 클레멘타인이라는 딸이 있었지…〉라는 자조섞인 노래를 부르게 된 이후 널리 퍼져나갔습니다.
우리나라에 전해진 것은 1919년 3·1운동 직후였다고 합니다. 소설가 박태원에 의해 〈넓고 넓은 바닷가에 오막살이 집 한 채 고기잡는 아버지와 철 모르는 딸 있네…〉로 한국인 정서에 맞게 노랫말이 고쳐져서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노래가사는 맨 아래에 부기 합니다.
* 와이어트 어프와 클레멘타인의 첫번째 만나는 씬
[ 영화 '황야의 결투' 이야기 ]
이토록 아름답고 낭만적인 서부극이 또 있을까요. 같은 내용을 영화화한 <OK 목장의 결투>가 남성적이라면, <황야의 결투>는 서정적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황야의 결투>의 시간적 배경은 짧습니다. 겨우 며칠 간의 이야기입니다. 툼스톤에 도착하는 날 와이어트는 보안관이 됩니다. 둘째 날 와이어트는 닥(홀리데이)과 만납니다. 셋째 날 클레멘타인이 툼스톤에 옵니다. 그러나 닥은 클레멘타인에게 동부로 돌아가라고 말합니다. 넷째 날 와이어트는 닥을 범인으로 오인합니다.
그러나 클랜튼 일가의 짓임이 밝혀집니다. 와이어트의 동생 버질과 치와와가 클랜튼 일가의 총에 맞아 죽고 맙니다. 다섯째 날 OK 목장의 결투가 벌어집니다. 서부 역사상 가장 유명한 결투가. 영화는 오랜 시간 동안 벌어지는 이야기가 아니라 ‘짧고 굵은’ 며칠 동안의 이야기입니다.
* 와이어트 어프로 분한 헨리폰다, 어프는 영화에서 클랜튼 일가에게 살해당한 막내동생의 묘지를
가끔 찾곤 합니다
잊지 못할 몇 장면이 있습니다. 와이어트와 닥이 처음 만나서 마주 앉습니다. 닥은 툼스톤의 지배자답게 거칠게 대합니다. 두 사람이 마주 앉았을 때, 와이어트 뒤에서는 담배 연기가 뿌옇게 흘러나옵니다. 아무도 없는 공간에서 말입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화면 전체에 어두움과 긴장감을 부여합니다.
처음 만난 와이어트와 닥은 신경전을 주고받습니다. 바로 이 장면에 담배연기가 날립니다.그렇지만 유랑 배우가 들어오면서 술집은 유쾌한 분위기를 되찾습니다.분위기를 잡아주던 담배연기도 사라져버렸지요.
와이어트와 클레멘타인이 팔짱을 끼고 교회로 향하는 장면도 아름답습니다. 어디선가 바람이 불어옵니다. 클레멘타인의 스카프와 리본이 바람에 하늘하늘 날립니다. 맑은 하늘에는 구름 몇 점만이 있을 뿐입니다. 멀리서 불어오는 산들바람에 낭만이 함께 실립니다. 담배연기와 바람이 영화에 분위기와 낭만을 불어넣습니다.
'OK 목장의 결투'가 시작되는 것도 와이어트와 클랜튼 일가 사이에 마차가 지나가면서부터입니다. 합승마차가 지나가면서 길에는 먼지가 뿌옇게 날립니다. 총격전이 벌어지고 클랜튼 아들 하나가 와이어트의 총에 맞습니다. 이렇게 먼지와 바람을 이용하는 걸 보면 구로사와 아키라의 영화들이 떠오릅니다. 구로사와 역시 존 포드의 영화를 좋아했으니까요.
클레멘타인을 멀리서 바라보던 와이어트는 바텐더에게 묻습니다. “사랑해본 적 있어요?” “평생 바텐더로 살았는 걸요?” 서부의 총잡이답지 않은 낭만적인 질문과 바텐더다운 쿨한 대답입니다. 이런 대사들이 영화를 아름답게 만듭니다. 다가가지 못할 사랑을 마음 속에 품은 와이어트의 심정을 통해서.
[ 와이어트 어프 이야기 ]
와이어트 어프
서부영화에서의 ‘결투’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이렇지 않을까요.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흙먼지 날리는 대로에 양측이 마주 섭니다. 마을 전체가 숨을 죽인 일촉즉발의 순간. 악당이 먼저 총을 뽑고, 먼저 총에 맞습니다.
서부극 <황야의 결투>나<OK 목장의 결투>는 1881년 10월 26일 미국 캔자스 주의 OK 목장에서 실제 벌어졌던 결투를 소재로 했습니다. 서부극답게 선악의 이분법이 선명하지요.
보안관이 포함된 와이어트 어프 형제 대(對) 악당 클랜턴 일가. 30여 초 동안 수십 발의 총알이 오간 끝에 악당들은 모조리 쓰러지고 맙니다.
전설적인 보안관 와이어트 어프(1848∼1929)는 실존 인물입니다. 서부 개척자의 아들로 태어나 10대 후반부터 역마차를 호위하며 서부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검은 말, 검은 코트, 챙이 넓은 검은 모자, 콧수염이 트레이드마크입니다.
미국사가 일천하지 않았다면 그 많은 서부극이 만들어졌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서부극은 잃어버린 역사를 신화적 상상력으로 포장하는 작업입니다. 서부극에서 역사는 허구로 덧칠된 판타지이기도 하구요. ‘정의의 수호자’ 와이어트 어프는 바로 그 판타지의 정점에 서 있다고 할 수 있지요.
“할리우드의 서부는 엉터리다. 실제의 서부는 폭력과 공포, 본능의 세계였다. 보안관 어프는 150명을 살해했고 대부분은 등 뒤에서 쏜 것이었다. 이 살인 전통은 현대 미국의 마피아와 수많은 범죄조직, 그리고 베트남전으로 계승됐다.”(마카로니 웨스턴의 명장인 영화감독 세르지오 레오네의 신랄한 말입니다)
OK 목장의 결투 역시 실재(實在)했지만 ‘사실’과는 거리가 있다고 합니다. 상대방은 전날 밤을 카드게임과 술로 지새워 정상이 아니었고 일부는 총도 안 들고 있었다지요.
어프는 말년에 자신의 신화를 공고하게 해 줄 공간에 안깁니다. 바로 할리우드였습니다. 그는 초창기 서부극 스타들과 친구가 됐고 어떻게 하면 빨리 총을 뽑을 수 있는지 알려주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어프와 OK 목장의 결투를 소재로 수많은 영화가 만들어졌습니다.
어프는 1929년 1월 13일 81세의 나이로 곁에서 아내가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떴습니다. 한때 서부 제일의 총잡이치곤 평화로운 죽음이었습니다.
신화를 만드는 건 신이 아니라 인간입니다. 조작도, 덧칠도 인간의 몫이구요. 결투를 둘러싼 진실이 무엇이든 어프를 거짓의 주모자로 비판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 줄거리 ] 지금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길기도 하고 제가 1편에서 줄거리는 생략하겠다고 하기도 해서
읽지 않아도 무방하리라 생각됩니다.
와이어트, 모건, 버질, 제임스 4형제가 소떼를 몰고 캘리포니아로 향합니다. 그들은 거친 황야에서 클랜튼 부자를 만납니다. 영웅과 악당의 숙명적인 조우. 앞에 보이는 도시는 툼스톤입니다. 서부에서도 가장 악명이 자자한 도시. 막내 제임스는 소떼를 지키고 삼형제는 툼스톤으로 갑니다. 그러나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막내는 살해당하고 소떼는 사라지고 맙니다.
와이어트 어프(헨리 폰다)는 보안관 직을 수락합니다. 법보다는 총이 앞서는 동네입니다. 툼스톤에는 숙적이 있습니다. 가축 시장과 무법을 지배하는 클랜튼 영감(월터 브레넌)과 도박판을 지배하는 총잡이 닥 할러데이(빅터 매추어)입니다.
클랜튼 영감은 아들들을 채찍으로 때릴 정도로 무자비한 악한입니다. 닥 할러데이는 바람처럼 고독한 존재입니다. 폐결핵에 걸렸는데도 술을 마시면서 자신을 학대합니다. 동부 출신의 의사였던 닥은 죽음을 찾아 이곳으로 온 것입니다.
* 닥 홀러데이로 분한 빅터 마추어, 총잡이,의사이자 도박사이고 클레멘타인의 옛 약혼자로 나옵니다
술집의 가수인 치와와(린다 다넬)는 그런 닥을 사랑합니다. 보스턴에서 자취를 감추어버린 닥을 찾아서 예전의 연인이었던 클레멘타인(캐시 다운즈)이 찾아옵니다. 서부에 어울리지 않는 여인입니다. 아직 서부는 개척 중이고, 무법자와 소떼들, 야만의 시절이기 때문입니다. 아직 법과 교회와 학교가 자리 잡기 이전입니다.
와이어트 어프는 합승마차에서 내리는 클레멘타인과 마주칩니다. 그 순간 와이어트는 사랑하는 감정을 갖게 되지요.
와이어트는 먼 발치에서 친구 닥을 사랑하는 여인 클레멘타인을 연모합니다. 클레멘타인을 질투하면서 행패를 부리는 치와와의 목에 걸린 목걸이를 보고 와이어트는 동생을 죽인 게 클랜튼 일가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또 다른 동생 버질까지 클랜튼 영감의 총에 맞아 죽습니다. 클랜튼 일가의 총에 맞아 죽은 치와와를 위해서 닥도 총을 듭니다. 사나이들은 OK 목장을 향해 걸어갑니다. 결투가 벌어지기 직전 와이어트는 말합니다. 순순히 자수하면 받아줄 용의가 있다고. <황야의 결투>는 이제 법이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할 무렵의 이야기입니다. 미국 개척의 역사입니다.
숨 막히는 결투가 벌어집니다.영감의 아들들은 다 죽습니다. 기침을 하던 닥도 총에 맞아서 죽고 맙니다. 와이어트는 클랜튼 영감을 살려주려 합니다. 자기 아버지와 같은 고통을 똑같이 느껴보라고 하면서 말입니다. 그러나 말을 타던 클랜튼 영감은 비겁하게 총을 빼어듭니다. 이를 지켜보던 모건 어프가 총을 쏩니다. 어프 형제와 클랜튼 일가의 대결은 이렇게 막을 내립니다.
일반적인 멜로드라마라면 와이어트는 클레멘타인의 곁에 남아야 하겠지만 이곳은 서부입니다. 서부의 사나이들은 떠돌이라는 숙명을 안고 있습니다. 언젠가 들리겠다는 기약 없는 약속만 남긴 채 와이어트 어프는 먼 지평선을 향해 떠나갑니다.
* 와이어트 어프,닥 할러데이,떠돌이 연극쟁이가 술집에서...
[ 감독 존 포드(1895-1973) ]
메인주(州) 포틀랜드에서 출생하였고 메인대학교에서 공부하였습니다. 1914년 서부극 스타였던 형 F.포드의 도움으로 영화계에 들어가 소도구부터 출발하여 배우 ·조감독을 거쳐 감독이 되어, 해리 켈리 주연의 서부극을 만들게 됩니다.
미대륙 최초의 횡단철도건설을 그린 대작 <아이언 호스 The Iron Horse>(1924)에서 인정을 받았으며, 아일랜드 독립운동의 배신자를 그린 <밀고자 The Informer>(1935)로 아카데미상 감독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서부극 <역마차 Stagecoach>(1939)에서는 액션 신에 솜씨를 보였지요.
이어 <분노의 포도 The Grapes of Wrath>(1940, 아카데미상 감독상 수상),<터배코 로드 Tobacco Road>(1941)와 같은 문제작을 잇달아 낸 후 <나의 계곡은 푸르렀다 How Green was My Valley>(1941)로 세 번째 아카데미상 감독상을 받았습니다.
그후 주로 서부극에 정착, <황야의 결투 My Darling Clementine>(1946),<아파치 요새 Fort Apache>(1948),<황색 리본 She Wore a Yellow Ribbon>(1949),<리오그란데 Rio Grande>(1950) 등으로 액션보다 등장인물의 심경묘사에 노련미를 보여줍니다.
아일랜드 기질을 유감없이 보여준 <아일랜드의 연풍(戀風) The Quiet Man>(1952)으로 네 번째 아카데미상 감독상을 받았습니다. 그 후에도 대작 <웨스트 포인트 The Long Gray Line>(1954) 등 많은 작품을 감독하였습니다.
< 노래 가사 >
In a cavern, in a canyon Excavating for a mine
금광을 찾아 땅을 파헤치며
Dwelt a miner forty-niner And his daughter, Clementine
1849년의 한 광부가 그의 딸 클레멘타인과 살았었다네
Oh, my darling, oh, my darling Oh, my darling Clementine
You are lost and gone forever Dreadful sorry, Clementine
네가 세상을 떠나 영원히 먼길을 갔으니 참으로 슬프구나
내 사랑하는 클레멘타인
Drove her ducklings to the water Every morning just at nine
그녀는 매일 아침 9시 정각이면 새끼오리들을 물가로 몰고 갔었어
Hit her foot against a splinter Fell into the foaming brine
어느 날 그녀의 발이 나무뿌리에 걸려 그녀는 그만 거친 바다에 떨어져 버렸어
Oh, my darling, oh, my darling Oh, my darling Clementine
You are lost and gone forever Dreadful sorry, Clementine
네가 세상을 떠나 영원히 먼길을 갔으니 참으로 슬프구나
내 사랑 클레멘타인
In my dreams, she still doth haunt me
내 꿈속에서, 그녀는 여전히 내게 나타나네
Broken garments soaked in brine
바닷물에 흠뻑 젖은 찢긴 옷을 입고서...
though in life I used to hug her
살아 생전에는 자주 껴안아 주었지만
Now she's dead I draw the line
이젠 그녀가 떠났기에 그럴 수 없네
How I missed her, how I missed her
그녀가 얼마나 보고 싶은지, 얼마나 그리운지
How I missed my Clementine
클레멘타인이 몹시 보고 싶었네
Then I kissed her little sister
그 후 나는 그녀의 여동생을 사랑하게 되어
And forgot my Clementine.
내 사랑 클레멘타인을 잊게 되었네
Oh, my darling, oh, my darling Oh, my darling Clementine
You are lost and gone forever Dreadful sorry, Clementine
네가 세상을 떠나 영원히 먼길을 갔으니 참으로 슬프구나
나의 사랑 클레멘타인...
첫댓글 '그린트 이스트우드' '후랑크 네로' <내 이름은 튜니티>의 '테렌스 힐'등의 배우가 서부영화에 나와 오락성 서부극의 붐을 일으켰지만, 역시 고전적인 옛 서부영화는 잊을수 없는 명장면이 많지요..세롭게 일깨워 주어서 추억을 되세겨 봅니다. 즐감했습니다!
본인도 그 많은 웨스턴 중에서도 <황야의 결투>를 최고로 치고 있지요. 특히 맨위의
화면 마지막 장면,클레멘타인이 와이어트를 배웅하고 파아란 하늘을 배경으로 목장
길을 따라 걸어가는 장면은 젊은날에 참으로 감동적으로 가슴에 새겨진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결국 와이어트는 고향에 돌아갔다가 클레멘타인에게 돌아오는 것을 암시
하고 있습니다. 하여튼 전통 서부극의 詩情을 유감없이 보여준 명화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