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세계대전은 히틀러의 자살과 나치의 몰락으로 패전했지만 종전 후 독일 국민들의 심리는 복잡했다.
이에 대해 독일의 실존주의 철학자 칼 야스퍼스가 그의 '죄의 문제'라는 책에서 독일의 죄,
나아가 이런 종류의 죄를 논하다가 한 말이다. 2차세계 대전이 끝난 후 "너희들은 죄인들이다"라고 하는
세계 여론의 질타에 대해 독일 국민들의 마음 속에는 어디까지가 자기들의 죄인가를 묻는 질문이 있었다.
"내가 있는 곳에서 불법과 범죄가 자행되고, 다른 사람이 죽어나가는데 나는 살아남았다면
내가 살아있다는 것이 나의 죄다."라고 했다.
이 말은 전범자들은 제외하고, 독일국민 모두가 개별적으로 도덕적인 책임을 질 수는 없겠지만
그들과 같은 국민이라는 연대 속에 있던 사람은 살아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정치적 책임'이 있는 것이다,
라는 취지의 글이다.
칼 야스퍼스는 여기서 죄를 일반 범죄, 정치적 죄, 도덕적, 죄, 형이상학적 죄의 범주로 분류했다.
이것이 성경적 죄의 분류는 아니지만 야스퍼스는 진지하게 이 문제를 다루면서
독일 국민들의 의식을 깨우려고 했다. 당시 독일 국민 중에는 (1)히틀러를 영웅시하고 지지함으로써
나치의 독재정권 수립, 세계를 향한 야욕, 유대인 청소 등을 자행한 히틀러의 극악무도한 죄악에 많은 사람들이 가담했고,
(2)아무런 저항도 없이 두렵거나 무관심으로 방관한 자들도 있고, (3)그리고 적게는 히틀러의 죄악에 저항한 자들도 있었다.
야스퍼스의 답변은 "한 집단 안에서 저질러진 죄악에 대해 그 집단 구성원이 면죄가 될 수는 없다"는 뜻이다.
첫댓글 공감합니다. 집단 구성원의 책임에 대해 명확하게 선을 그어주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