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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네루
예전에 세계사에 관한 책을 읽고 싶었을때
유명하다고 알아본 책 중에 하나이다.
대형서점에 가서 책을 잠깐 살펴보았는데,
그 방대한 양에 기겁을 하게 되었다.
아버지가 10대소녀인 자신의 딸에게
편지 형식으로 세계사를 들려주는 것 치고는
너무나 방대한 양에 글씨크기도 작아서 읽어내기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책의 저자가 1930년대에 적은 글들이라
그 이후의 세계사에 관한 내용이 없을거라는 아쉬움이 더 컸다.
그래서 읽기를 망설였는데,
이 책이 세계사를 한쪽에 편중되지 않고
각각의 민중과 민족이 주체라는 생각을 가지고
세계를 균형있는 시각으로 바라봤다는 호평을 듣고
도 닦는 마음으로 책을 집어 들었다.
아무리 재미있는 책이어도 글씨작고 두께가 두꺼우면 읽기전 마음가짐을 단단히 해야되는데,
세계사 상식이 부족한 나에게는 더욱 큰 마음가짐이 필요했다.
지은이 자와할랄 네루.
그는 인도 브라만 출신의 명문가문 출신으로
영국에서 공부를 하고 변호사가 되었다.
그리고 인도에 와서 간디를 만난 이후 인도독립투쟁에 적극 나섰는데
이 덕분에 그는 감옥을 여덟번이나 들락날락 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네루의 아버지, 아내 또한 모두 같은 이유로 감옥살이를 했다.
그는 자신이 말했듯이 역사를 읽는 것은 즐거운 일이고,
더 흥미로운 일은 역사에 참여하는 일임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그가 옥중생활을 하는 동안 딸 인디라에게
세계사를 편지로 보낸 것이 바로 이 책 세계사편력(Glimpses of World History)이다.
총 편지의 횟수는 196통이었고,
우리나라에는 500페이지가 넘는 세권의 분량으로 출간되었다.,
그리고 네루의 딸 인디라 간디와 외손주는 나중에 인도의 여성 총리가 되었으니
이 책이 인도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고 할 수 있다.
1. 신비의 나라 인도
인도라고 하면 내 상식선에서 봤을 때 여러가지가 생각이 난다.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인구수가 두번째로 많은 나라로 많은 잠재력이 있는 나라.
하지만 카스트란 신분제도가 아직도 그들을 얽메고 있는 나라.
모든 국민들이 힌두교를 믿고 있는 나라.
국가적 정책으로 IT S/W 인력을 양성하여
세계적인 IT 강국으로 태동하려는 나라.
우리 회사에서 S/W Engineer로 일하고 있는 인도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리고 뭘 또 알고 있을까?
예전에 류시화의 책을 통해 알게된 넉넉한 마음과 유머를 가지고 있는 인도 사람들...
그래서 꼭 가보고 싶어서 인터넷으로 알아보았던 인도.
그리고 또다른 책을 통해서 알게된
인도와 파키스탄의 종교분쟁.
인도내의 이슬람교와 힌두교의 분쟁으로 인해
이슬람교 세력이 떨어져나가 나라를 세웠으니 그것이 바로 파키스탄..
아무튼 인도는 인구 10억의 잠재력이 가득한 나라로 평가되고 있다.
지금이야 인도가 세계국가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지 않지만,
인더스 문명을 기반으로 한 오랜 역사를 가진 나라임을 지나치면 안된다.
2. 네루가 말하는 세계사
사실 나는 세계사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
고등학교 때 학교 과정에 있었지만,
대학시험에 사회과목을 선택해서 보던 세대라서,
난 세계사를 선택하지 않아서 더욱 세계사에 문외한이었다.
세계사를 논하는 책이나 학교교과서도
참고하는 문헌을 보면 세계적으로 유명한 역사학자의 책일 것이다.
그런 세계적으로 유명한 역사학자는 서양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러다보니 세계사는 그쪽 중심으로 씌여졌을 게 분명하다.
대성했던 로마제국은 잘 알고 있지만,
그보다 더 넓은 땅덩어리를 갖고 찬란한 문화를 향유했던
동양의 당나라나 몽고 제국은 그보다 덜 유명하다.
네루는 최대한 균형잡힌 세계사를 적을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이 책 또한 네루가 인도독립투쟁을 하던 때 적은거고
인도사람이다보니,
세계사를 이야기하지만, 그 동시대의 인도의 역사도 같이 이야기해주고 있다.
어느나라 역사가라도 아마 그정도의 팔굽힘은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특히 자신의 딸에게 이야기해주는데,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당연한 것이다.
인도의 역사는 처음 접하는 것이라서 상당히 낯설지만,
반도라서 그런지 우리나라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북쪽에서 수많은 민족들이 쳐들오게되고, 그를 퇴치하는 과정이
우리나라의 역사를 보는 듯 하다.
고대의 화려했던 문화와 국력이 중세로 넘어어면서 서양에 무너지는
인도를 보면서 네루는 노예근성의 국민성이라면서 비난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자신의 조국 인도를 너무나 사랑해서
안타까운 마음에 하는 이야기라는 것을 독자는 다 안다.
그리고 네루가 생각하기에 중국은 상당히 위대한 국가로 나온다.
인도와 중국은 형제국가로 통하고,
중국은 서양의 그 어떤 나라보다 높은 문화와 산업을 가지고 있다고 적고 있다.
적어도 지금까지 말이다.
그 이후의 근대사는 2권을 펼쳐봐야 알겠다.
...
아무튼 1930년대 그가 얻은 세계사 지식으로 이정도로
세계사를 이해하고 있었다는 것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에 대한 지식은 주로 중국으로부터 받은 것이기 때문에,
내가 알고 역사와는 기분나쁜방향으로 왜곡되어 있기도 하다.
나같은 독자들을 위해서 역자는 그런 이유를 주석으로 달아놓기도 하였다.
하기야 우리가 배운 제도권의 우리 역사도
정말 진실인가에 의문이 가는 판에...
...
어찌했든 세계사 편력 3권을 모두 정독한다면
방대한 양만큼
방대한 세계사의 흐름을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3. 1권에서는...
수천년의 역사를 두껍기는 하지만 세권의 책으로 엮여져 있고,
그것을 한번 읽고 그 책의 내용을 정리해본다는 것은 가당치도 않다.
과연 제대로 적을란지 그것도 걱정이고...
혹시 이글을 읽는 이가 있다면..
내용에 대한 진실여부를 확인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읽는 이가 갖고 있는 지식이 더 정확한 것이라며 무시했으면 좋겠다.
...
이 책에 이야기 전개는 주로 연대식으로 이루어져 있고,
관련이 있는 것은 시대공간을 초월하면서 이야기하기도 한다.
정식 교과서도 아니고, 딸에게 이야기식으로 해주다보니
딸에게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 그런 것이다.
연대식으로 서술하지만, 정확한 연도를 적은 것은 그리 많지 않다.
시험에 대비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 역사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주목적이기 때문이다.
1권에서는
인류 탄생부터 17세기까지의 세계를 이야기해주고 있다.
총 3권인데, 1권에서 상당히 가까이까지 왔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2,3권에서는 더 관심있는 근대사를 더 자세히 이야기해주려나
하는 기대감도 든다.
4. 인류의 역사는 종교의 역사? 전쟁의 역사?
세계 문명의 시작부터 화려했던 고대 그리스, 로마 문화..
그리고 그것보다 더 화려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동양의 문화와 역사를 이야기하고 있다.
정복자라고 하면 대명사로 일컬어지는 알렉산더를
지은이 네루는 단순히 교만했던 청년으로 평가했다.
그는 다 쓰러져가는 페르시아를 쳐들어가 젊은 나이에 동방의 중심까지 왔지만,
페르시아와 달리 단단한 기반을 가지고 있던 인도의 북부에서 전진이 멈췄고,
다시 돌아가는 길에 33살 젊은 나이에 죽고만다.
이 책에서는 그의 사인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의 사인을 말라리아로 지목하고 있다.
그의 군대가 휩쓸고간 지역을 중심으로 말라리아로 많은 사람들이 죽은 것도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알렉산더 이후, 유럽에서는 로마제국이 서서히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로 로마제국의 번성과 위기는 어느정도 알고 있어서
읽기 수월했고,
로마의 번성에 대해서는 네루도 두말할 나위 없이 이야기하지만,
그 시대의 동양에서도 그만한 번성이 있었음을 간과하지 않고 있다.
로마가 기독교에 승복하여 수많은 신들이 기독교의 유일신 앞에 무릎을 꿇는 그 순간부터
유럽은 암흑의 중세가 시작되었다. 아주 길고 긴.........
기독교 앞에서는 과학도 없었고, 예술도 없었고, 진리에 대한 의구심도 없었다.
오직 신 앞의 절대복종 뿐이었다.
로마의 번영은 꿈같은 과거일 뿐이다.
기독교는 자신들 내부에서도 싸움이 벌어져
콘스탄티노플을 중심으로 한 동로마의 그리스정교와
로마를 중심으로 한 서로마의 가톨릭교로 대립하고,
같은 교파내에서도 교리해석으로 분리되어 있었다.
중세 유럽에는 백성의 처지에서는 국가와 민족, 국왕이란 개념도 정확히 없었다.
그들에게는 오직 영주만이 있을 뿐이다.
영주의 권위에 복종하고, 봉사하면 입에 풀칠은 했던 것이다.
이것이 중세 암흑을 담당했던 봉건제도이다.
그런 영주들은 교회와 결탁하여 최고의 권위를 휘두르게 된다.
그들의 권위와 사기는 마녀사냥으로 표출되고,
잘못된 영웅심 십자군으로 나타나 죄없는 백성들이 수없이 죽어갔다.
이렇게 유럽이 정체되어 있는 동안 아시아에서는 큰 발전을 이루게 된다.
그리고 유럽이 모두 정체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스페인은 과학이 발달하면서 대형도시도 발생하는 등 발전을 이룬다.
이유는 스페인은 이슬람교의 아랍인에 의해 정복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나중에 북쪽에서 내려온 기독교들에 의해 이슬람교도가 물러간 뒤
다른 유럽국가들과 비슷한 길을 걷게 된다.
이렇듯 당시 세계를 주도하던 이는 이슬람교도의 아랍인이었다.
이들은 유럽의 스페인, 콘스탄티노플 바로 코앞까지의 영역을 포함한
서아시아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 당시 아랍은 인도와 더불어 과학발달을 이끌었다.
그 뒤 얼마뒤 인류 역사상 가장 큰 땅을 차지한 인물이 등장한다.
바로 몽고족의 테무진, 징기스칸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가 정벌에 나선건 50세가 넘어서였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그가 이끄는 몽고족은 그들이 말을 타고 갈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정복을 했다.
동으로는 고려까지 서쪽으로는 유럽의 중심까지 이어졌다.
징기스칸이 죽어 다음 계승자를 뽑는 선거만 없었다면
영국을 제외한 모든 유럽땅도 몽고족 손에 넘어갔을 것이다.
몽고족은 항해술이 부족했기 때문에 일본이나 동남아시아 정벌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몇대를 거쳐 몽고족도 위세가 약화되고, 모든 땅에서 물러나게 되면서,
반짝했지만 강력했던 기록을 남기고 역사의 뒤안길로 가게 된다.
교회와 결탁했던 유럽의 봉건제도는 봉건귀족들 간의 싸움과
오스만 투르크에 의한 유럽 기독교의 마지노선인 콘스탄티노플의 함락으로 무너지게 된다.
..
그리고 유럽에 새로운 역사의 장이 시작된다.
우선 스페인, 포르투갈의 항해개척이다.
콜럼버스, 비스코 다 가마, 마젤란 등에 의한 항해 개척은
아메리카 대륙 발견에 이어 아시아에서 세력을 확장하게 된다.
그런 항해 진출을 기반으로 유럽에서도 절대강국으로 거듭 태어나게 되자
이웃 나라들도 동참하게 된다.
그리고 로마교회와 봉건제도가 무너진 뒤
국왕과 로마교황과의 권위 싸움이 계속되는데,
중간 계급인 부르지아 계급이 발생하게 된다.
각 나라들이 하나씩 형태를 갖추기 시작하고,
고대 그리스, 로마 문화 부활운동인 르네상스 운동이 시작되어
동양을 쫓아가게 된다.
한편 동양에서는 인도는 계속
부패한 교회에 항거하는 프로테스탄스파라는 새로운 기독교 학파가 생기면서
유럽은 로마 가톨릭파와 프로테스탄스파로 양분되게 된다.
프로테스탄스파에 루터, 칼뱅, 크롬웰 등에 의해 연이어 종교개혁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밖으로는 신대륙 발견, 아시아 정벌, 안으로는 종교전쟁...
그야말로 유럽은 대변혁의 시대이다.
각 국가별로 적고 싶은데 정리하기 쉽지가 않다.
16~17세기의 유럽을 네루가 정리한 게 있어 책에서 발췌해본다.
"근대 과학은 진보의 걸음마를 시작했으며, 인민의 자유에 대한 자각이
점차 높아져 국왕들의 권좌를 위협하기 시작하고 있었다.
이런 현상들의 저변에는 서유럽 및 북유럽에서의 상공업 발달이 원인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먼 나라들과 거래하는 상인들로 붐비고
직공들의 활동으로 바쁜 대도시가 생겨나게 되었다.
서구 곳곳에 길드, 즉 직공들의 동업 조합이 발생했다.
이들 상인이나 산업에 종사하는 계급이 부르주아-신층 중간 계급을 형성했다.
이 계급은 날로 세력을 확대하고 있었지만
여러 가지 정치, 사회, 종교적인 장애에 부딪혔다.
정치나 사회 조직 속에는 아직도 봉건 제도의 잔재가 남아있다.
이 제도는 이미 지나간 시대의 유물로서 새로운 상황에는 적합하지 않아
상공업의 발달에 방해가 되었다.
봉건 영주는 온갖 종류의 세금과 수수료라는 명목으로 상인 계급의 얼굴을 찡그리게 했다.
그래서 부르주아는 이 영주들을 권력의 자리에서 쫓아 내려는 태도를 보이게 되었다.
국왕 또한 봉건 영주가 자기의 권력을 자주 침해하기 때문에 그들을 좋아하지 않았다.
국왕과 부르주아는 봉건 영주에 대해 공동전선을 펴서 그들의 실권을 빼앗았다.
그 결과로서 국왕은 더욱 강대해지고 전제적으로 되었다."
16~17세기의 인도에서는 계속되는 외침에
가라앉고 있었고, 결국 프랑스와 세력다툼에서 이긴 영국이
동인도 회사를 인도에 차리게 되었다.
그리고 중국은 만주족이 명나라를 정벌했지만,
중국 특유의 동화되는 특징으로 만주족은 중국화되고,
강희, 건륭대에 크게 번성하게 되었다.
...
대략 1권에 대한 정리였는데....
써놓고도 참 힘들다는 생각이 들고...
나중에 시간나실때 한번들 직접 읽어보심이 어떨까
하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내가 원래 주변사람들한테 책읽을때 시간날때 책읽으라는 이야기는 잘 안하는데
이 책은 양도 방대하고, 처음 접하는 내용들이 많아...
시간날때 여유로이, 하지만 고도의 집중력을 가지고 읽어봤으면 하는 것이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2권을 읽기 전에 좀 읽기 편한 책 2권을 우선 읽고
다시 마음을 다져잡고 2권을 집어들어야겠다.
2권에서 그려지는 세계사는 또 얼마나 놀랄만한 일들이 벌어질려나?
5. 인류 역사의 주인공
우리 나라는 세계 역사에 큰 관여를 한 적이 별로 없다.
그렇다고 그것이 나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지금까지의 세계역사라고 해봐야
늘 싸우고 서로 미워하는 전쟁의 역사일 뿐 아니냐.
세계적인 문화유산이라고 턱 내놓을 거 없다고,
함석헌 선생에게 아쉬워했던 것이 생각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우리 민족은 나름대로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세계 역사의 큰 관여를 앞으로 하면 되는 것 아닌가.
물론 전쟁같은 것은 말고 말이다.
현재를 역사로 적는다면 가장 많이 언급되는 나라는 미국일테다.
물론 피의 전쟁으로 얼룩진 역사이다.
네루가 인용한 헤로도투스의 말이 너무 인상깊다.
"민족의 역사에는 세 단계가 있다.
처음에는 성공하고, 그러면 곧 거드름을 피우고
다른 민족을 압제하게 되며, 그리고는 마침내 몰락한다."
지금 미국의 단계는 거드름을 피우는 단계는 넘어섰고,
다른 민족을 압제하고 있는 단계이다.
이제 그들에게 남은 단계는 하나뿐이다.
...
책제목 : 세계사편력 1
지은이 : 자와할랄 네루
출판사 : 일빛
독서기간: 2006.09.09- 2006.9.16
페이지: 564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