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야도, 국사봉 및 왕재산을 오르다 - 간조시 4개섬 이어지는 신비의 바닷길, 국사봉-왕재산-막끝 종주트레킹 약 5시간 소요

[서리풀]

소야도,  국사봉 및 왕재산 을 오르다.

간조시 4개섬 이어지는 신비의 바닷길

국사봉-왕재산-막끝 종주트레킹 약 5시간 소요

소위 ‘모세의 기적’이라고도 불리워지는 바다갈라짐 현상은 전남 진도와 모도 사이, 충남 무창포와 석대도 사이의 바닷길이 유명하다. 우리나라에는 이들 섬 이외에도 인천 실미도, 인천 선재도 목섬, 통영 소매물도 등대섬, 진해 동섬, 고흥 우도, 여수 사도 및 추도, 부안 하섬, 제주 서건도, 서산 웅도, 서산 간월도, 고성 죽도, 신안 화도, 해남 대섬, 경기 제부도, 경기 국화도, 인천 굴업도 토끼섬 등 10여 곳이 있다.

그런데 이들 중 특히 색다르고 아름답게 바다길이 열리는 섬이 있다. 바로 인천 앞바다에 위치한 소야도라는 섬이다. 소야도는 인천에서 쾌속여객선으로 1시간 정도 걸리는 섬이다.

                                                    *OBS동영상에서 캡처

진도나 무창포 등 대부분의 경우에는 섬과 섬 또는 육지와 섬 사이 두 지점간 바닷길이 열리는 데 비해, 소야도의 경우에는 간조시 무려 4개 무인도가 S자 곡선으로 바닷길이 열려 다른 곳에 비해 특히 아름답고 신비스럽다.

매일 간조시, 특히 조수간만의 차가 심한 사리 때에는 소야도-갓섬-간뎃섬-송곳여-물푸레섬 간 약 1.3km가 모래턱으로 이어진다. 끝섬인 물푸레섬까지 돌고 나올려면 무려 2.6km에 이르는 짧지않은 트레킹 코스가 되는 셈이다.

중간섬인 간뎃섬(가운데섬이라고도 부른다)에는 특히 굴껍질이 산처럼 쌓여 있어 더욱 신비스럽다. 마치 소금을 쌓아놓은 듯 하다. 소야도 큰마을 해변에 정자가 있다. 이곳에 올라서면 소야도 마을 및 바다경관은 물론, 소야도의 바다갈라짐 현상을 전체적으로 볼 수 있다.

소야도는 간조시 갓섬-간뎃섬-송곳여-물푸레섬 1.3km 이외에도, 죽노골 뒷목섬 200m, 창부섬(장군바위) 200-300m, 마베부리(매바위) 등 소야도 사방 네군데에서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참으로 신비스러운 섬이다.

필자는 지난 6.15-17일, 2박3일 동안 가까운 문우들과 인천 앞바다 소야도 및 문갑도 섬여행 좀 다녀왔다. 소야도는 9년전인 2011.6월에 1박2일로 다녀온 적이 있는데 그 땐 물때가 맞지않아 ‘신비의 바닷길’을 보지못했었다. 이번 소야도 방문시에는 소야도 바다갈라지는 시간이 6월 15일의 경우 16:22-20:46(간조 최저 18:42)이었는데, 물흐름이 가장 완만한 ‘조금’ 다음날인 ‘무시’ 때여서 바다가 100% 갈라지지는 않아 마지막섬인 물푸레섬에는 건너가보지못했다.

장화를 신으면 건너갈 수 있을 정도로 극히 일부구간이 아직 얕은 바닷물에 잠겨 있었다. 물푸레섬까지 완전히 바닷길이 열리려면 간만의 차가 가장 심한 사리 무렵 방문하는 것이 가장 좋다.

소야도는 ‘신비의 바닷길’ 이외 트레킹 코스도 매력적이다. 북서,동남쪽으로 길게 뻗어 있는 소야도는 장구 모양으로 가운데가 좁은 병목을 이루고 있으며, 북쪽에 국사봉(143m), 남쪽에 왕재산(142.8m)이 솟아 있다. 산이 높지않아 등산이라기 보다는 동네 야산을 트레킹하는 정도로 보면 된다.

섬 산의 대부분이 그렇듯이 사람의 손길이 거의 닿지않은 원시림이다. 봄철에는 등산로 주변이 온통 꽃밭이라 '천상의 화원'에 들어선 느낌을 받는다.

깊은 밀림 속을 걷다보면 저절로 힐링이 된다. 들리는 건 새소리 뿐이다. 특히 섬 등산은 능선 및 정상에 오르면 사방으로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어 대부분 경관이 환상적이다.

소야도 트레킹은 국사봉과 왕재산을 별도로 올라도 좋고, 종주산행을 해도 그리 어렵지않다. 코스가 다양하여 일정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국사봉 오르는 방법은 2018년 5월에 개통된 덕적소야교 및 나루개선착장으로부터 가까운 텃골고개에서 오르는 코스와, 떼뿌루언덕 위 해오름펜션 옆으로 오르는 코스가 대표적이다.

텃골고개를 들머리로 할 경우에는 텃골고개-106.16m봉-국사봉(143m)-죽노골해변-떼뿌루해변으로 돈다.

떼뿌루고개 코스는 떼뿌루고개(해오름펜션)-국사봉입구삼거리-국사봉-죽노골해변-떼뿌루해변으로 코스를 잡는 게 일반적이다. 국사봉 오르는 최단코스는 떼뿌루고개를 들머리로 하는 코스로 국사봉 정상까지 610m, 20분 정도면 오를 수 있다.

국사봉 정상에서 다시 입구삼거리로 내려와 죽노골-떼뿌루해변-해오름펜션 들머리로 원점회귀해도 약 2시간이면 충분하다.

국사봉 정상에 오르면 서북방향으로는 덕적도 비조봉 능선이 한 눈에 들어오고, 동남쪽으로는 숲 사이로 '신비의 바닷길'이 열리는 갓섬-간뎃섬-물푸레섬이 아름답게 내려다보인다.

국사봉에서 다시  남쪽 임도로 내려와 나루개 방향 임도삼거리에서 좌측 묘지능선 흙길을 따라가면  죽노골해변에 이른다. 죽노골은 조그만 해변이지만 약 200m 앞바다에 뒷목섬이 있어 경관이 아름답다. 뒷목섬은 간조시에는 바닷길이 열려 건너갈 수 있다.

이곳 죽노골해변은 영화 ‘연애소설’이 촬영된 장소이기도 하다. 영화에서 지환(차태현 분), 수인(손예진 분), 경희(이은주 분)는 모래 위에서 함께 뒹굴고 뛰어다니면서 우정과 사랑의 엇갈린 운명을 펼쳐나간다. ‘지환, 수인, 경희’라고 모래 위에 쓴 이름들은 사라졌지만 지금도 그들의 슬픈 사랑이야기는 파도 위에서 여전히 출렁인다.

죽노골에서 뗏뿌루로 넘어가는 숲길은 약 700m 거리로, 숲길이 호젓하고 울창하여 가족친지들이나 연인들의 산책코스로 더할 나위없이 좋다.

뗏뿌루해변은 길이 700m, 폭 100m의 아름다운 해수욕장으로 유명하다.

두 해변 곳곳에는 연분홍 갯메꽃이 피어 방문객들의 눈을 더욱 즐겁게 한다.

벌써 초여름. 뗏뿌루해변에는 남매인 듯 보이는 어린이 두명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파도가 싱그럽게 밀려와 그들의 발목을 적신다.

남쪽 왕재산 코스는 큰말해변이나 떼뿌루해변에서 소야도 최남단 막끝까지 다녀오는 코스이다. 이 코스는 세가지 방법이 있다. 먼저 직접 왕재산 정상을 넘어 막끝전망대까지 가는 방법, 돌아올 때는 서쪽 왕재산 허리숲길이나 동쪽 짐대끝갈림길 방향으로 가는 방법이 그것이다.

 어느 쪽이든 숲이 울창하고 길이 완만하여 부담이 거의 없는 힐링코스이다. 여유 있게 걸어도 3시간이면 충분하다. 국사봉 코스와 왕재산 코스를 연결하면 약 5시간의 소야도 종주트레킹이 된다.

필자의 경우에는 반도해변 끝단 동쪽 산허리숲길을 들머리로, 짐대끝갈림길-산사태너덜길-막끝갈림길 코스로 막끝전망대까지 간 후, 돌아오는 길은 왕재산 정상-소나무숲길-철문-떼뿌루·큰말 갈림길-큰말해변 코스를 택했다.

이 코스가 큰말-막끝전망대 코스 중에서는 가장 긴 코스(편도 3.5km)이지만 울창한 숲을 걷는 코스라서 별로 지루하지가 않다.  반도해변 끝단 진입로에서 짐대끝갈림길까지는 이정표가 전혀 없어 코스가 맞는 것인지 당황해 할 수 있으나 숲길 정비가 비교적 잘 되어 있고 외길이라 안심이 된다.

짐대끝갈림길에서 짐대끝까지는 0.8km. 왕복 1.6km 거리이므로 낚시 목적이 아니라면 굳이 짐대끝은 가지않고 바로 막끝 방향으로 직진하면 된다. 짐대끝갈림길은 큰말로부터 2km, 막끝까지는 1.5km 거리이다. 짐대끝갈림길에서 1km쯤 더 가면 막끝갈림길삼거리에 이른다.

이곳에서 막끝전망대까는 500m, 다시 돌아나와야 하므로 왕복 1km 거리이지만 꼭 다녀오는 것이 좋다. 막끝 전망대 앞 바다에는 막끝딴섬이라는 아주 작은 무인도가 있고, 

조그만 해안과 함께 우람한 기암 3개가 솟아 있어 경관이 수려하다. 삼형제바위라고도 부른다.

큰말로 돌아오는 코스는  막끝갈림길 삼거리에서 가운데 코스인 왕재산 정상을 넘었다. 정상에는 정자가 세워져 있고 왕재산이라 쓰여진 나무표지가 누워 있다.

왕재산 정상에 서면 날씨가 좋으면 동쪽으로 자월도, 남쪽으로 소이작도,대이작도, 승봉도 등이 파노라마로 시야에 들어온다.

왕재산 하산 길 조망도 아름답다. 숲 사이로  흑도인듯 섬 실루엣이  그림같이 펼쳐진다. 흑도 뒤로는 문갑도 방향이다.

울창한 소나무숲길을 내려가면 왕재산 허릿길로 갈라지는 삼거리를 만나고, 철문을 지난다.

 마지막으로 떼뿌리해변 갈림길 이정표에서 우측 큰말 쪽으로 나아가 선촌마을 표지석에서  약 5시간의 소야도 종주산행을 마무리했다.(글,사진/임윤식)

*소야도 가는 방법은...

인천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덕적도행 여객선을 타면 약 1시간 걸린다. 2020년 여름의 경우 코리아나호 08시, 15시, 코리아익스프레스호 08시30분 출항, 대부도 방아머리선착장에서도 카페리호가 출항한다. 덕적도 진리선착장에서 2018.5월에 개통된 덕적소야교로 건너갈 수 있지만, 소야도 나루개선착장에서도 내릴 수 있다. 덕적소야교 길이는 650m이다. 옹진군에서는 매년 관광목적으로 인천앞바다 섬여행자들에게 1박2일 이상 4박5일 이내 여행자에 한해 인터넷예약의 경우(한국해운조합 운영 ‘가보고싶은 섬’ 홈페이지 http://island.haewoon.co.kr/

,02-6096-2266) 여객선요금의 50%를 예산 소진시까지 지원한다. 다만, 이 경우에는 중간에 일정변경이 안되므로 유의할 것. 물 때 및 바다갈라지는 시간은 ‘바다타임’ 홈페이지 https://www.badatime.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