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을 하다가 만난 이 풀꽃을 보는 순간
이 풀꽃이 누군가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늘을 향해 두 손을 모으고 간절한 소원을 비는 것 같은..
약 13년 전 아프리카 인도양에 있는 모리셔스 섬에서 선교활동을 하는 수녀님을
블로그에서 우연히 만나 많은 글을 주고 받았고 수녀님으로 인해 쓴 시가
<가슴에 남아 있는 하나의 노래> 가곡이 된 것도 있다.
안식년을 마치고 모리셔스로 다시 돌아간 수녀님은 어느 순간에
수도생활에 많은 번뇌에 빠지고 나에게 기도를 부탁하셨다.
그때 그 수녀님이 되어 썼던 시를 소개한다.
아그네스의 기도
박원자
이 밤 당신은
빠빠이 나뭇잎을 흔드는
푸른 바람으로 불어와
제 뺨을 어루만지시며
달콤한 입맞춤으로
당신의 향기를 불어 넣어주시고
거센 파도처럼
밀려오는 그리움도
포말로 부숴버리시고
당신을 향한 사랑에
불을 지피시네
이 밤 당신은
당신을 정배로 맞이하던 날
당신께 불러드렸던
사랑의 노래 들려주시고
당신과 나의 사랑의 서약은
영원토록 불변하다 하시네
나의 정배
나의 하느님이시여
유일한 나의 님이시여
그 어떠한 것이
나를 유혹할지라도
어떠한 시련과 역경이
다가올지라도
오직 나의 피난처 나의 구원자
사랑이요 생명이요 빛이신
당신만을 찾게 하소서
당신께로 향하는
발걸음이 비틀거릴 때
당신의 두 팔로 안아주시고
당신 그리움으로 탈진할 때
당신을 향한 목마름의 노래가
제 심장을 태우는
뜨거운 불이 되어
타오르게 하소서
나의 정배
나의 하느님이시여
유일한 나의 님이시여
첫댓글 제목이 주요 공지 사항처럼 눈에 띄네요.
최 원장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무슨 글이든지 제목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첫눈에 들어와야 읽어보게 되더군요. 가곡도 제목이 얼른 눈에 들어오는 노래가 많이 불리어지더라구요.
아멘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