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째 ‘고택에서 듣는 인문학 강좌’는 옛글의 깊은 맛을 느껴
4월 25일, 산매당에서 <옛글에서 다시 찾은 사람의 향기>란 주제로
문자향 서권기文字香書卷氣(글의 향기, 책의 기운)를 나누고자 하는 연구공간 파랗게날(대표연구원 이이화李以和)의 ‘고택에서 듣는 인문학 강좌’는 매달 마지막 토요일 지리산․덕유산․가야산 자락 우리 곁의 명승고택을 찾아 문학, 역사, 예술, 철학, 말과 글 등 다양한 인문학적 교감을 나눈다.
지난 3월 대아서당 퇴용당에서 윤구병 변산공동체 대표로부터 더불어 다 살리는 길을 귀기울인 데 이어, 오는 4월 25일 낮 2시 산매당(경남 거창군 웅양면 산포리 1559-2, 산포마을 이규석가옥)에서 마흔째 강좌로 김승룡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의 <옛글에서 다시 찾은 사람의 향기>란 주제로 봄꽃 그윽한 속에서 옛글의 깊은 맛을 느끼게 된다.
“나는 남과의 관계 속에서 몸가짐과 마음가짐을 바로잡으며 성장한다. 그런데 관계란 ‘누구’와 함께하는가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만나는가도 그에 못지않다. 군자가 죽을 때까지 실천할 수 있는 말 한마디를 들라 하면, ‘용서’라고 말하겠다. 용서는 질투의 반대로, 질투를 멎게 하는 데에도 이만한 것은 없다.”라고 성호 이익의 말을 가져와 들려주는 김승룡 교수는 1967년 서울에서 나,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학부와 석사․박사과정을 마치고, 중국 북경대학교에서 초빙교수를 지냈다. 지금은 부산대학교 한문학과 교수로 있다. 지은 책으로 ≪옛글에서 다시 찾은 사람의 향기≫, ≪고전의 반역≫(공저)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송도인물지≫, ≪악기집석≫, ≪우붕잡억≫(공역) 등이 있다.
이 달의 강좌가 펼쳐지는 산매당山梅堂은 연안이씨 충강공파忠剛公派 종가로, 본디 웅양의 화동마을에 있었으나 약 200년 전 이곳 산포마을로 이주하였다. 종가는 본채와 정려(대문), 사당으로 이뤄져 있었으나 화재로 사랑채가 소실되고 본채는 집이 기울어 헐어버리고 지금은 사당과 정려만 남아 아쉬움을 자아낸다. 사당은 조선 영조 4년(1728) 이인좌의 난(무신란) 때 순절한 충강공忠剛公 이술원李述原[1679년(숙종 5)∼1728년(영조 4)]의 위폐를 모시는 곳이며 정려는 아버지의 원수를 갚은 아들 이우방의 효자문으로 세워진 것이다.
이술원은 1728년(영조 4) 이인좌李麟佐가 난을 일으켜 청주를 점령하고 서울로 북상할 때 정희량鄭希亮도 이에 호응하여 안의에서 난을 일으키니, 현감과 현병들이 모두 도망가는 이때 그는 거창의 좌수로서 홀로 나아가 대적하였으나 중과부적으로 생포되어, 굴하지 않고 죽음을 택했다. 이조판서, 사헌부대사헌에 추증되었고 충강공의 시호를 받았다. 그의 충절을 기려 영조 13년(1737)에 세워진 포충사褒忠祠가 가까운 웅양면 원촌마을에 있다. 고종 때 대원군의 대대적인 철폐령에도 훼철되지 않은 전국 47개의 서원 중 하나이다.
산매당으로 찾아가는 길은, 서울에서 거창까지 서울남부터미널이나 동서울터미널에서 하루 각 10여 회의 고속버스가 있으며, 거창시외버스터미널에 내려서는 웅양행 버스로 20여분, 올림픽고속도로 거창나들목으로 나와서는 17.7km를 달려 산포마을에 자리한 산매당(이규석가옥)에 닿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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