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필: 강원도 횡성에서 태어나 동국대 대학원 선학과를 졸업했다. 2007년 『수필춘추』 수필, 2016년 『계간문예』 시 부문으로 등단하였고, 시집으로 『살아가는 즐거움』 『춤명상』 『풀다』산문집 『내 안의 숨겨진 나』가 있다. 칸타타 『비상』(이용주 곡) 작사했다. 수필춘추문학상, 한국비평가협회 작가상, 한국시원시문학상, 문협서울시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요가(BTN방송 등) 강사, 명상(동국대 평생교육원 등) 강사를 역임했다. 현재 영문협, <좋은 시 공연> 사무국장이고 한국문인협회 편집위원, 『문학과 창작』 편집장으로 있다.
▶연락처: 07377 서울 영등포구 도신로 4길 14 현대아파트 101동 7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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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 앉아 창밖을 본다. 내가 보인다. 아니 나는 보이지 않
는다. 늘 들키지 않을 만큼의 불안한 눈빛으로 세상을 사느라 생
각이 바쁘다. 그래서 누군가 내게“바쁘지요?”물으면 난감하다.
나는 바쁜가. 바쁘지 않은가.
나무 끝 그보다 더 위의 차원에 주파수를 맞추고 시를 생각한
다. 언뜻 시인이 보인다. 그러다‘풀’생각에 땅을 보니 쌀쌀한
낙엽 위에 언어가 앉아 있다. 방금 낙엽이 날아간다. 언어도 따
라 사라진다. 욕심내어 흔들림 없는 삶이 가능한가 골몰하다가
그냥 불안정함에 나를 내맡기기로 한다. 가끔 시에 기대어도 본
다.
하얀 종이 펴들고 지상의 별을 모신다. 김후란, 허영자, 호영
송, 이근배, 강우식, 이향아, 박제천, 오탁번, 오세영, 김여정, 민
용태 시인들이 말하는 환한 말씀을 별처럼 받는다. 1960년대 시
인들로서 격동기를 겪으며 시의 다양성을 모색하던 그때, 샘물처
럼 맑은 영혼을 쏟아 낸 우리나라 시단의 큰 별들이다. 큰 나무
들이다.
나는 겁도 없이 반 평쯤 내어 준 빛나는 나무 곁에 앉았다. 그
리고 가만가만히 그 나무들의 시적 나이테를 들여다보았다. 하지
만 시력 60년의 깊이를 담기엔 나의 역량이 미흡하여, 오히려 누
가 되진 않았는지 죄송할 뿐이다.
그동안 계간지『문학과 창작』이 주관해 온 <시인만세>를 통해
나는 2019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시단의 원로 중진급의 시
인 일흔여섯 분을 만나 뵈었다. 그 모습을 유튜브 영상뿐 아니라
『문학과 창작』에 2020년 가을호부터 1960년대 시인을 위주로
인터뷰 기사를 연재하였다.
인터뷰 안에 실린 시 외에도, 시인들이 선정한 대표작을 5편씩
실었다. 끝으로 이 책이 나올 수 있게 인터뷰에 응해주신 많은
시인과『문·사·철』‘권두 좌담’에서 만난 두 분(박제천, 오세
영) 시인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추운 나를 꼭 안아 준 시詩에게 큰절을 올리며 일어선다.
2022년 겨울에
이정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