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얄살루트 / 임보

[운수재]

로얄살루트

                                    임보

술을 사랑하는 S 시인이

내게 건네주면서 하는 말

“남편 몰래 훔쳐왔어요.

혼자서만 하루에 한 잔씩 드셔요.

아주 쥑여줘요!”

로얄살루트 21년 산이다

영국 황실을 위해 만들었다는

소문이 자자한 명주(名酒)가 아닌가!

이놈이 그 품성을 갖기 위해서는

지하 선방(禪房)에 들어 21년 동안

입통와선(入桶臥禪)으로 몸을 닦아

그러한 경지에 이르렀거니…

그놈과 만난 지

스무하루가 지났는데도

그냥 딸 수가 없어

바라다만 보고 있다

===================================

[운수재]

s 시인, '아들'을 '남편'으로 바꾸었습니다.
이젠 열었습니다. 아주 쥑여 줍니다! 고마워요!

[김교태]

그 술이 교수님의 입맛에 무슨 맛으로 남아 있을까 궁금합니다.

[황학 임문석]

뇌물 아니라면 곱게 즐기셔도 됩니다. ㅎㅎ
잘 보았습니다.
늘 활기차고 행복한 시간 이어 가시길 바랍니다.

[목향]

교수님이 바라만 본 스무하루동안 아마도 교수님과 로얄살루트는 선의 경계가 더 깊어졌을 것 같습니다.
행복한 만남 되세요.^^

[운수재]

고맙습니다. 이젠 이미 만났습니다.

[동안]

젊고 가난한 시절 어디서 술먹다 로얄샬루트가 남아서 집에 가져왔는데 그 향 이 너무 좋았습니다. 친구에게 자랑하려고 집으로 불러 같이 먹기로 했는데 술이 좀 작은 것 같아 싸구려 양주를 좀 붓고 단맛이 적은 것 같아 토종꿀까지 넣어 정성껏 제조하였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향이 사라진 것이었습니다. 결국 친구에게도 실토를 하였는데 명주는 위조를 해도 그 향기는 결코 위조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운수재]

일찌감치 명주와 만나셨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