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 위에 줄지어 선 나무들이 아름다운 건
나무 뒤에서 말없이
나무들을 받아 안고 있는 여백 때문이다
나뭇가지들이 살아온 길과 세세한 잔가지
하나하나의 흔들림까지 다 보여주는
넉넉한 허공 때문이다
빽빽한 숲에서는 보이지 않는
나뭇가지들끼리의 균형
가장 자연스럽게 뻗어 있는 생명의 손가락을
일일이 쓰다듬어주고 있는 빈 하늘 때문이다
여백이 없는 풍경은 아름답지 않다
비어 있는 곳이 없는 사람은 아름답지 않다
여백을 가장 든든한 배경으로 삼을 줄 모르는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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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도종환
박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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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49
03.11.13 13:08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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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시의 맨 마지막도 여백이군요. 읽는 사람 마음대로 생각 할 수 있게.
칼이 괜히 명칼인가.맞아유,여백//,얼마전까진 주절주절 떠들다가 가을이 깊어가더니 함께 깊어지는지,주절거리기가 민망스럽기도 하고,...여백이 훨씬 뭘 숭키기도 쉬워서...
나 , 빈곳이 너무 많다. 머리도 텅 비고 가슴은 뻥 뚫리고 호주머니 구멍나서 먼지만 폴폴 날리고,,, 저 눔의 하늘은 뭐땀시 저리 파랗다냐~
벽에 그림을 걸다, 여백이 있어야 그림이 제대로 완성될 수 있음을 느꼈었는데... 언덕위의 나무 아름다운 까닭은, 넉넉한 허공 때문이었군요. 우리 인간의 여백은, 밖으로 향한 따뜻한 시선을 감춘 침묵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