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수(野獸)는 죽어야 한다
니콜라스 블레이크

독자의 감상평
오늘은 니콜라스 블레이크의 '야수는 죽어야 한다'의 감상입니다..
어딘가 다른 까페에서 이 작가를 소개한 것을 보았는데..
탐정인 나이젤 스트렌지웨이즈가 스코틀랜드 야드(소위 런던 경시청)소속
이라고 하고 있는데..그건 좀 잘못 된 것 같고..사립탐정입니다..
이것 역시 예전에 제가 pc통신의 추리동호회에 올렸던 감상입니다..
니콜라스 블레이크는 영국의 계관시인이자 옥스퍼드 대학의 시학교수인
세실 D 루이스의 필명이라는 군요..
그는 필명으로 약20편 이상의 추리소설을 발표했는데, 그 중 이 '야수는
죽어야 한다'가 걸작으로 불려지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1938년에 발표되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사실 이건 현대에 와서도
마찬가지입니다만..) 대단히 획기적인 구성을 취하면서 본격추리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초반의 약 3분의 1가량이 피해자를 죽이기로 마음먹은 필릭스 레인이라는
자의 일기로 구성되어 있지요..
그리고, 사건 해결의 중대한 열쇠도 마찬가지로 이 일기속에 들어있습니다..
이를 테면 이 소설 역시 기존의 범인 대 탐정의 구도로 엮인 단순한 탐정소설이
아니라, 작가가 독자와의 지적인 대결을 목표로 한 작가 대 탐정 구조의 본격추리
소설로 여겨지는 초기 형태라고 보여지는 군요..
물론 이 소설에서의 이러한 구조는 범인의 치밀한 계획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면에서
어쩌면 소설 속에서의 범인이 장치한 속임수의 하나라는 점에서는 구분이 있겠습니?
다만, 역시 기존의 본격물이 다다른 한계를 타계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 중의 하나로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점에서 한번쯤 주목해볼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굳이 이 작품의 단점을 꼽는다면, 우선 탐정인 나이젤 스트렌지웨이즈의 개성이
너무나 평범하다는 것(거의 인간적인 개성을 느끼기 힘들었습니다..이건 제가
너무 무디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필릭스 레인의 일기부분에서 드러나
던 강렬하고 풍부한 문학적표현들이 3인칭으로 서술되는 중반부 이후 부분부터
훨씬 더 그 정도가 낮아진다는 것, 그리고, 너무나도 한정되고 전형적인 용의자
들의 묘사가 식상할 뿐더러 해결부분이 주는 논리적 쾌감의 일정부분을 감소
시키고 만다는 것(이것은 주요한 등장인물들 중 피해자와 필릭스 레인을 제외한
인물들의 묘사가 레인의 일기부분을 제외한 부분에서는 거의 개괄적이고 피상적
으로만 이루어 진다는 생각에서입니다..), 그리고 역시 주요한 등장인물이자
와트슨 역의 브랜트 경감이하 경찰의 수사가 너무나 느리고 미약하다는 것등을
들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필릭스 레인의 일기 전체를 통괄하여 고찰할 때만이 비로소 알 수 있는
범죄의 단서와 현실적이면서도 명쾌한 살해방법, 사건해결에 있어서의 인간
심리에 대한 탐정의 통찰은 이 소설이 그 때를 즈음하여 일어나고 있던
본격추리소설의 새로운 경향을 드러내는 걸작 중의 하나라고 불리우는데 손색이
없도록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직 안 읽어보신 분들을 위해 약간의 줄거리를 옮기는 것으로 글을 끝내겠습니다.
이 줄거리 소개는 제가 줄인 것이 아니라 계간 추리문학 1989년 봄호에 실린
것을 옮긴 것입니다.
탐정작가 필릭스 레인으로 행세하는 프랭크 케인즈는 사랑하는 자식을 뺑소니차
때문에 잃고 스스로 복수를 맹세한다. 그렇기에 범인을 알아낼 필요가 있었는데,
우연히도 구조를 받은 문제의 자동차 조수석에 리나라고 하는 올챙이 여배우가
타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는 본명이 알려져 있지 않은 것을 기화로 탐정
작가 레인으로서 여배우에게 접근한다. 이윽고 그녀의 형부로서 자동차 수리공장
을 운영하는 조지 래털리라는 인물이 부각되었고, 레인은 리나를 통해서 래털리와
사귀는데 성공한다. 레인은 레털리가 헤엄을 칠 줄 모른다는 데에 착안하여 그를
요트 놀이에 꾀어들여 일부러 요트를 뒤집히게 함으로서 물에 빠져죽게 하려는
음모를 계획한다.
그는 이 살인 계획을 또박또박 일기장에 적어놓고 결행 날짜를 기다렸다. 하지만
그날 요트에 탄 래털리는 레인의 일기장을 발견해서 읽고 증거품으로써 변호사에게
보냈다고 말하고는 레인의 놀란 모습을 뒤로 하고 의기양양하게 뭍으로 올라가
버린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날 래털리가 누군가에게 독살 당한는 바람에, 변호사
에게 보내졌던 일기장이 꼬투리로 잡혀 레인에게 중대한 혐의가 씌여진다.
망연해진 레인은 사립탐정 나이젤 스트렌지웨이즈에게 자신의 결백을 증명해주도록
의뢰한다.
조사결과 피해자는 자신의 공장 공동경영자의 아내와 몰래 밀통하고 있었던
일 때문에 지극히 보수적인 늙은 어머니의 비위를 거슬렸다는 것이다. 게다가
피해자는 그 자신한테서 늘 학대받고 있던 아내와 자식으로 부터도 미움을 사고
는 사실도 알게 된다. 관계자 누구에게나 동기가 성립돼 있었을 뿐 아니라 확고한
알리바이가 없었다. 처음에는 난감해 하던 나이젤도 레인의 일기 가운데 중요한
실마리가 감추어져 있음을 알아채고 마침내 진상을 붙잦잡게 된다...
- 이성과 광기! 절묘한 트릭! 숨막히게 압박해오는 서스펜스!
- 간담을 서늘케하는 스릴! 통쾌하게 뒤집는 의외 결말!
- 지적능력의 시대! 머리회전단련운동! 인생승부에 강해진다!
오락으로서의 살인-미스터리에의 권유
- 골치 아픈 세상 한방에 날려보낸다!(Sam Spade)
최근 들어 북한 핵, 이라크사태 등으로 경제가 추락하고 사회는 불안하기만 하다. 암울하고 이런 답답한 시대를 반영하듯 독서계에 아더 코난 도일의 작품 등 미스터리소설 읽기 붐이 달아올라 단숨에 100만부를 돌파하는 놀라운 사태가 일어났다. 이 현상은 미스터리소설의 황금기라고 할 수 있는 1,2차 세계대전과 대공황이 일어난 1910년대와 30년대를 돌이켜보면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왠지 모르게 불안하고 답답한 심정을 미스터리소설 한 권으로 단 한 방에 날려보내고 싶기 때문인 것이다.
미스터리소설을 읽는 순수한 독자들에게 '왜 미스터리소설인가' 하고 물으면 그것은 미스터리소설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광기와 이성, 정신분석학적으로 범죄에 대한 난해한 비밀을 해부하고 논리적으로 풀어나감으로써 얻게 되는 결말의 통쾌감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독자들은 미스터리소설을 통해서 아슬아슬한 긴장감과 스릴도 맛보게 되지만, 탐정이 되어 문제를 풀어나가면서 미스터리게임에 몰입하여 지적인 훈련을 쌓아가는 것이다.
첫댓글 제목을 보니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늘도약식으로라도 독서할 수
있게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일송정님, 편안한밤 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