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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장 더러움
235-238 푸줏간 주인의 아들
사왓티에 푸줏간 주인이 살고 있었다. 그는 소를 도축할 때 가장 맛있는 부위를 골라 요리해서 아내와 자식과 함께 먹고 나머지는 팔았다. 그는 55년간 소를 도축하며 살았다. 그동안 내내 이웃 사원에 부처님이 계셨지만 한 번도 공양 올린 적이 없었고 부처님께서 탁발하며 지나가실 때 한 숟가락의 밥이나 죽을 올린 적이 없었다. 그는 고기가 없으면 밥을 먹지 않았다. 어느 날 아직 해가 떨어지지 않았을 때 그는 고기를 다 팔고 아내에게 한 근 정도의 고기를 요리해서 저녁을 준비하라고 일러놓고 연못으로 목욕하러 나갔다.
그가 집에 없을 때 친구가 와서 그의 아내에게 말했다.
“집에 손님이 왔는데 고기 한 근만 주시오.”
“지금은 고기가 다 팔리고 없어요. 남편이 고기를 다 팔고 목욕하러 나갔어요.”
“거절하지 마시고 집안에 고기 한 근만 있으면 주시오.”
“남편이 저녁식사 때 먹으려고 남겨놓은 고기밖에 없어요.”
푸줏간 주인의 친구가 생각했다.
‘그가 저녁식사 때 먹을 고기밖에 없다고 한다. 그는 고기가 없으면 밥을 못 먹으니 자신이 먹으려고 남겨놓은 고기는 절대로 주지 않겠지.’
친구는 허락도 받지 않고 남아있는 고기를 들고 냉큼 가버렸다.
푸줏간 주인이 목욕하고 집으로 돌아오자 아내가 밥과 나물반찬만 내왔다.
“고기반찬이 왜 없는 거요?”
“여보, 고기가 없어요.”
“내가 나가면서 요리하라고 주지 않았소?”
“당신 친구가 와서 ‘집에 손님이 왔으니 팔려고 내놓은 고기 좀 주시오.’라고 하기에 ‘남편이 저녁에 먹으려고 남겨놓은 고기밖에 없어요. 그는 고기가 없으면 밥을 못 먹어요.’라고 대답했더니 당신 친구는 내 말을 무시하고 고기를 들고 가버렸어요.”
“고기반찬이 없으면 밥을 먹지 않겠소. 밥상을 치우시오.”
“지금 어쩌겠어요. 그래도 식사는 하셔야지요.”
“먹지 않겠소.”
그는 아내에게 밥상을 물리게 하고 칼을 들고 집을 나갔다.
집 뒤에는 황소가 한 마리 말뚝에 매어져 있었다. 그는 황소의 입에 손을 집어넣어 혓바닥을 잡아당기고 칼로 혀를 잘라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는 소 혓바닥을 숯불에 구워 쌀밥에 얹어놓고 먹기 시작했다. 그가 쌀밥을 한 숟갈 입에 넣고 고기 한 조각을 입에 넣는 순간 자신의 혓바닥이 잘라져서 밥그릇 위로 떨어졌다. 그 순간 그동안 저질렀던 죄업과 똑같은 과보가 그에게 들이닥치기 시작했다. 그는 입에서 피를 뚝뚝 떨어뜨리며 마당으로 내려가 두 손과 두 무릎으로 기어 다니며 황소처럼 음매음매 울며 고통에 몸부림쳤다.
푸줏간 주인의 아들은 아버지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공포에 휩싸였다. 어머니가 아들에게 말했다.
“아들아, 네 아버지가 황소처럼 울며 두 손과 두 무릎으로 짐승처럼 기어 다니는 것을 보아라. 천벌이 내린 것이다. 나에게 신경 쓰지 말고 너는 빨리 도망쳐서 목숨을 부지해라.”
아들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어머니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도망쳐서 딱까실라로 갔다. 푸줏간 주인은 한참동안 황소처럼 울며 네 발로 마당을 기어 다니다가 죽어 무간지옥에 태어났다. 혀가 잘린 황소도 그날로 죽었다.
딱까실라로 간 푸줏간 주인의 아들은 금세공사의 도제가 되었다. 어느 날 스승이 마을에 나가면서 제자에게 말했다.
“이런 장신구를 만들어 놓아라.”
스승이 외출하자 제자는 지시받은 대로 장신구를 만들었다. 스승이 돌아와서 장신구를 보고 생각했다.
‘이 젊은이는 어디를 가든지 밥 벌어먹고 살 수 있겠다.’
제자가 성년이 되자 스승은 딸과 결혼시켰다. 제자는 자식들을 낳아 대식구를 거느리게 되었다. 아들들은 다양한 금세공 기술을 익혀 사왓티로 가서 각자 가정을 꾸리며 살았다. 아들들은 부처님의 충실한 제자가 되었다. 그들의 아버지는 여전히 딱까실라에 살았다. 세월이 흘러 그도 백발노인이 되었지만 그동안 한 번도 공덕을 지어본 적이 없었다. 아들들은 늙은 아버지를 모셔야겠다고 생각했다.
‘우리 아버지는 이제 노인이 되었다.’
아들들은 아버지를 모시고 효도하며 살았다.
아들들은 아버지의 다음 생을 위해 공덕을 지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버지를 위해 공양을 올리자.’
아들들은 부처님과 스님들을 공양에 초대했다. 다음 날 아들들은 부처님과 스님들에게 자리를 제공하고 맛있는 음식을 올리고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며 시중들었다. 식사가 끝나자 그들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이시여, 저희가 올린 공양은 아버지의 미래를 위해 올린 것입니다. 아버지에게 좋은 법문을 들려주십시오.”
부처님께서 그들의 아버지에게 말씀하셨다.
“재가신도여, 당신은 이제 노인이 되었습니다. 당신의 몸은 낡아서 시든 낙엽과 같습니다. 당신은 저 세상으로 여행할 양식을 준비하기 위해 선행을 한 적도 없습니다. 스스로 의지처를 만들고 현명하게 행동하고 어리석은 자가 되지 마십시오.”
부처님께서는 법문과 축원을 하고 게송을 읊으셨다.
235
그대는 시든 낙엽과 같고
염라대왕의 사자들도 가까이 와서 기다리고 있네.
이제 죽음의 문턱에 서 있는데
그대에게는 노잣돈도 없구나.
236
자신을 의지처로 만들어라.
서둘러 정진하여 지혜로운 사람이 되어라.
탐욕에서 생기는 번뇌를 제거하면
그대는 정거천에 이르리.
이 게송 끝에 노인은 수다원과를 성취했고 군중들도 많은 이익을 얻었다. 아들들은 다음 날도 부처님을 공양에 초대했다. 다음날 부처님께서 공양을 마치시고 법문하실 시간이 되자 아들들이 부처님께 간청했다.
“부처님이시여, 오늘 올린 공양도 저희 아버지를 위해 올린 것입니다. 아버지에게 좋은 법문을 들려주십시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법문하시고 게송을 읊으셨다.
237
그대는 이제 생의 끝에 이르러
염라대왕 앞으로 다가가고 있다.
가는 도중에 쉴 곳도 없는데
그대에게는 노잣돈도 없구나.
238
자신을 의지처로 만들어라.
서둘러 정진하여 지혜로운 사람이 되어라.
더러움이 제거되어 허물이 없어지면
다시는 태어나고 늙지 않으리. *
이 게송 끝에 노인은 아나함과를 성취했다.
*주: 이 전까지의 시가 아나함도를 노래한 것이라면, 이 시는 아라한도를 노래한 것이다.(『법구경-담마파다』, 574쪽 참조)
235. Like a withered leaf are you now; death's messengers await you. You stand on the eve of your departure, yet you have made no provision for your journey!
236. Make an island for yourself! Strive hard and become wise! Rid of impurities and cleansed of stain, you shall enter the celestial abode of the Noble Ones.
237. Your life has come to an end now; You are setting forth into the presence of Yama, the king of death. No resting place is there for you on the way, yet you have made no provision for the journey!
238. Make an island unto yourself! Strive hard and become wise! Rid of impurities and cleansed of stain, you shall not come again to birth and decay.
참고 자료
1. 전재성 역주, 『법구경-담마파다』, 한국빠알리성전협회, 2008.
2. 거해스님 편역, 『법구경 2』, 샘이 깊은 물, 2003.
3. 난다라타나 스님, 위말라키타 스님 옮김, 『팔리어 직역 법구경』, 佛사리탑, 2008.
4. 무념/응진 역, 『법구경 이야기 3』, 옛길, 2008.
5. 한국마하시선원, 『수행독송집』, 한국마하시선원, 2014.
6. 빤디따라마 서울 명상센터, 『예경독송문』, 빤디따라마 서울 명상센터, 2008.
7. Ācharya Buddharahhhita, 『Dhammapada』, Buddha Vacana Trust, Maha Bodhi Society,
Bangalore, India, 1986.
8. http://tipitaka.wikia.com/wiki/Dhammapada
9. https://www.accesstoinsight.org/tipitaka/kn/dhp/
10. http://blog.daum.net/gikoship/15780902
11. http://cafe.daum.net/25570303/VMSf/520?q=%B9%FD%B1%B8%B0%E6%20%B0%D4%BC%DB%2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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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hammapada Verses 235, 236, 237 and 238 - Goghatakaputta Vatthu
The Story of the Son of a Butcher
While residing at the Jetavana monastery, the Buddha uttered Verses (235) to (238) of this book, with reference to the son of a butcher.
Once in Savatthi, there was a man who had been a butcher for fifty-five years. All this time, he slaughtered cattle and sold the meat and everyday he took meat curry with his rice. One day, he left some meat with his wife to cook it for the family, and then left for the riverside to have his bath. During his absence, a friend coaxed his wife to sell that particular piece of meat to him. As a result, there was no meat curry for the butcher on that day. But as the butcher never took his meal without meat curry, he hurriedly went to the back of his house, where an ox was standing. He promptly cut off the tongue of the ox and baked it over a fire. When having his meal, the butcher had a bite of the tongue of the ox, but as he did so his own tongue was cut off and fell into his plate of rice. Thus the ox and the butcher were in the same plight, both of them having had their tongues cut off. The butcher was in great pain and agony, and he went about agitatedly on his knees, with blood dripping profusely from his mouth. Then the butcher died and was reborn in the Avici Niraya(hell).
The butcher's wife was greatly disturbed and she was anxious for her son to get away to some other place, lest this evil should befall him too. So she sent her son to Taxila. At Taxila, he acquired the art of a goldsmith. Later, he married the daughter of his master and some children were born to them. When their sons came of age he returned to Savatthi. The sons were endowed with faith in the Buddha and were religiously inclined. They were anxious about their father, who had grown old with no thought of religion or of his future existence. So one day, they invited the Buddha and the bhikkhus to their house for alms-food. After the meal they said to the Buddha, "Venerable Sir, we are making this offering to you today on behalf of our father. Kindly give a discourse specially for him." So the Buddha said, "My disciple! You are getting old; but you have not made any provisions of merit for your journey to the next existence; you should now find a support for yourself."
Then the Buddha spoke in verse as follows:
Pandupalasova danisi
yamapurisapi ca te upatthita
uyyogamukhe(1) ca titthasi
patheyyampi ca te na vijjati.
So karohi dipamattano
khippam vayama pandito bhava
niddhantamalo anangano
dibbam ariyabhumim(2) upehisi.
Upanitavayo ca danisi
sampayatosi yamassa santikam
vase te natthi antara
patheyyampi ca te na vijjati.
So karohi dipamattano
khippam vayama pandito bhava
niddhantamalo anangano
na punam jatijaram upehisi.
Verse 235: You are now like a withered leaf; the messengers of death are near you; you are about to set out on a long journey; (yet), you have no provisions (for the journey).
Verse 236: Make a firm support for yourself; hasten to strive hard, and be wise. Having removed impurities and being free from moral defilements you shall enter the abodes of the Ariyas (i.e., Suddhavasa Brahma(Archangel) realm).
Verse 237: Now you are of advanced age; you are going to the presence of the King of Death and you cannot stop on the way; (yet) you have no provisions (for the journey).
Verse 238: Make a firm support for yourself; hasten to strive hard, and be wise. Having removed impurities and being free from moral defilements you will no longer be subject to rebirth and decay.
1. uyyogamukhe: lit., about to set out on a long journey, i.e., the journey of samsara.
2. dibbam ariyabhumim: the celestial plane of the ariyas. The reference is to the Suddhavasa Brahma(Archangel) realm or the Pure Abodes which are exclusively inhabited by tbe anagamis (the Never-Returners).
At the end of the discourse the father of the donors of alms-food (i.e., the son of the butcher) attained Anagami Fruition.
첫댓글 고맙습니다
사ㅡ두 사ㅡ두 사ㅡ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