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로를 피우는 사람
임보
산골 조그마한 초등학교
한 학년이 한 클라스
학생들이 아직 등교하기 전
초겨울 이른 아침인데
교실 연통에서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난다
맨 먼저 1학년 교실에서
다음엔 2학년 교실에서
6학년 교실과 교무실이
맨 나중이다
당직 선생님이 피우신 건가?
청소 아저씨가 피우신 건가?
아니다, 머리가 허연
교장 선생님이 나오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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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신작詩◀▽
난로를 피우는 사람 / 임보
운수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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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96
19.02.07 10:00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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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참다운 교육자이십니다.
그런 분들이 세상에 많이 계셨으면 싶습니다.
은사님의 하해같은 사랑을 알았을까
졸업식날 서럽게도 울었던 기억
머리를 쓰다듬던 그 손이 얼마나 큰 힘을
주었던가
연통에 연기잦아지면 교실은 따뜻해진다
오늘은 도시락 두번째다
누룽지에 물부어먹는맛도 좋지만..ㅎㅎ
훌륭한 스승님을 만나셨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그런 스승님들께서 세상을 환히 밝히셨으면 합니다.
난로는 학교 겨울 풍경이지요.
요즘은 거의 없어진 장작불로 피우다 조개탄 피우던 시절
교실에 연기가 가득해도 찡그리다가 웃는 얼굴들
어디서 무얼 하는지 궁금해지네요.
난로는 역시 마른 장작을 넣고 후끈하게 피워야 제맛이지요!
수많은 도시락들을 얹고 있는 교실의 난로가 정겨웠는데---
점점 아이들은 줄어들고...제가 다디던 초등학교도 폐교 위기를 맞고 가까스로 다시 이어가고 있답니다.
예전에는 저학년은 선생님이나 소사 아저씨가 피워주었는데... 요즘은 교장선생님이 피워주는...세상 많이 변했습니다.
요즘은 장작을 피우는 난로를 사용하는 학교는 거의 없을 것입니다.
훌륭한 교육자란 헌신적인 사람이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써 본 글입니다.
시골 학교 다닐때 장작 난로에 땔 장작은 번갈아가며 아빠들이 한 지개씩 가지고 왔었지요.
제 눈엔 우리 아빠가 제일 많이 지고 오셨던것 같아요.
장작으로 난로를 덥히던 때가 그립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