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에게 솔직히’(로빈슨)는 ‘사탄에게 솔직히’이다.
- 존 로빈슨의 ‘신에게 솔직히’(대한기독교서회, 1968)
의 요약과 비판
존 로빈슨
영국 울위치 교구의 감독으로서 캠브리지 클레어 대학의 학장이었고, 웰즈 신학대학의 채플린으로도 시무하였다.
존 로빈슨은 생후 4개월의 갓난아기였을 때 고아원에 맡겨졌고 그 후 위탁가정에서 학대받으며 자랐다. 열네 살이 되었을 때 방화혐의로 교정시설에 보내졌고, 그곳에서 나온 뒤로는 범죄 집단에 휘말려 소년원에서 18개월을 지냈다. 그 후 흉터와 문신과 분노가 가득한 청년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길거리에서 우연히 전도팀을 만나 복음을 접하고 예수를 영접한 후 인생이 변하기 시작했다. 현재 움직이는 청소년 센터인 '에덴버스'책임자로 영국 맨체스터의 가장 위험한 지역을 돌면서 그리스도의 복음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으며, 신실한 여성 질라안을 만나 두 딸을 낳고 그의 소망이던 '평범한 가정'을 이루어 살고 있다.
요약자의 말
나는 이 책을 1967년도에 전남 목포 인근의 결핵요양소 한산촌에서 처음 접했다. 서울신학대학 3학년생으로서 휴학하고 결핵을 치료받고 있을 때였다. 이 책과 함께 하비 콕스의 「세속도시 」를 읽었다. 이 두 권의 책이 내게 준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내 보수 신앙을 깡그리 무너뜨렸고 그래서 나는 폴 틸리히의 ‘철학적 신학’이라는 분야를 더 깊이 공부하고자 서울신학대에 자퇴원서를 내고 연세대 철학과로 진학하기까지 했다. 이에 더하여 실존주의 철학과 문학 등으로 무장하고서 나야말로 진정한 그리스도인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나는 교회 밖에서 25년을 살았다. 물론 나중에는 그리스도인이라는 거치장스런 이름도 떼어버리고 신에게 솔직한 한 인간으로서 살았다. 그 신은 나의 궁극적 관심이었고 존재의 기반이었으며 나는 그 신 앞에 신 없이 살기를 힘쓰는 자유로운 인간으로 살았다.
그런데 1992년 10월 어느 기도원에서 회심하고 보니, 그 25년간의 삶은 흑암과 혼돈과 공허(창 1:2)였음을 깨달았다. 그후 그리스도께 헌신하여 목사가 되었고 화성 한 시골에서 아주 자그마한 목회를 하고 있다. 하나님께 돌아와서도 10여년 동안 다른 영 다른 복음 다른 예수를 따라 헤메었고 2006년에 청교도신학을 대하면서부터 비로소 바른 복음 바른 영 바른 예수를 접하게 되었다. 우리 청교도연구회에서 이 책을 한 번 다루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어 이제는 비판적인 입장에서 이 책을 요약하고 있다.
미국 프린스턴 신학교는 보수주의 신학의 요람이었다. 그러나 유명 대학에서 학위를 받은 신학자들이 하나 둘 씩 들어와 자리를 차지하면서 점점 자유주의 신정통주의 신학으로 물들어 갔다. 그들에게서 배운 신학생들이 졸업하여 안수 받고 목사가 되어 장로 교단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하더니 그들이 주류가 되고 대세가 되고 말았다. 총회를 차지하고 프린스턴의 이사진과 교수진을 다 장악하고 말았다. 그들을 반대하던 메이첸 교수는 총회에서 목사직이 면직되고 쫓겨났다. 그와 몇 사람이 주축이 되어 옛날의 프린스턴으로 돌아가고자 세운 대학이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이다.
이러한 수순이 보수 주류 교단에서 암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들은 처음에는 그 발톱을 드러내지 않는다. 광명의 천사로 행세하니까 웬만큼 개혁주의 청교도 신학으로 무장하고 민감한 사람이 아니면 그들의 정체를 알 수 없다. 그들은 기독교의 중요한 교리들을 설교하지 않고 가르치지 않는다. 기독교의 핵심되는 단어들이 자취를 감춘다. 죄와 회개, 성령과 기적, 지옥과 재림 등의 단어들을 사용하지 않는다. 자기들이 배워서 맘에 들고, 거듭나지 못한 사람들의 교양과 종교에 맞는 사상들을 성경을 빙자하여 가르치고 설교한다.
오늘날 교회 안에 상담학과 심리학의 지식과 방법들이 만연하고, 마켓팅과 경영학 수법들이 그대로 교회 성장의 수단으로 사용되고, 관상기도나 침묵기도 등이 영성훈련의 수단과 기법으로 도입 보급되고 있는 것들이 사실은 그들의 열매들이다. 우선 당장 유용하고 실용적인 가르침과 사상들이 복음과 성령의 이름으로 가르쳐진다. 그것들이 바울이 갈라디아서에서 저주하고 있는 다른 영이고 다른 복음이고 다른 예수인지를 알기까지는,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께서 조심하라고 하신 바리새인들과 사두개인들의 누룩인지를 알기까지는, 거짓 선지자들이고 제사장들인지를 알기까지는, 오랜 세월이 걸린다.
성경과 영을 바로 알고 가르쳤던 종교개혁자들, 청교도들의 신학을 대면하기까지는 이들의 성경 해석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이들의 영이 얼마나 잘못된 미혹의 영인지를 깨닫지 못한다. 그 열매들을 분별하기 위해 책들을 읽어야 하는데 그들의 미혹의 책들이 베스트 셀러를 이루어 가려 버리고 극히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알려지고 가르쳐지고 있을 뿐이다.
(이하에서 이 책의 요약은 본문 형식으로, 나의 비판은 괄호로 표시할 것이다.)
머리말
기독교의 전통적 정통사상을 현대어로 바꾸어 놓는 것 이상의 일을 해야 한다고 나는 믿고 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만 우리 신앙을 변호한다면 극히 적은 수의 종교적인 사람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을 놓치게 될 것이다. 더 근본적인 새로운 형식이 필요할 것 같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신학의 범주- 신, 초자연적인 것, 종교 자체에 관한 것-를 먼저 녹여버려야 할 것이다. 우리의 신앙을 구성하고 있는 전통적인 정통적 초자연주의와 오늘날의 일반 세상이 말하는 것과의 거리가 점점 더 멀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비그리스도인들 중에도 ‘하늘나라’에 가까운 사람들이 있다. 그들 자신은 ‘복음’을 거부한다고 상상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대부분의 경우, 믿을 수 없는 어떤 특수한 이해 방법을 단지 거부하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다.
(형식적으로는 비그리스도인지만 내용적으로는 훨씬 더 그리스도인이라는 것이다. 기독교를 교리 없이 삶을 위한 윤리로만 파악하면 아마도 깐디나 슈바이쳐 같은 이들이 훨씬 더 기독교 신앙을 가진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성경은 교리 없는 삶을 말한 적이 없다. 그리고 물과 성령으로 거듭나지 않고서는 성경의 교리를 이해할 수도 살 수도 없다.)
알렉 비들러, “교회 안에서 참되고 깊이 있는 사색과 지적 민감성과 정직을 너무도 억눌어 왔기 때문에, 우리는 이제 굉장히 크게 양보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옮긴이(현영학)의 말
오랜 역사의 과정을 통해서 아직도 불완전하나마 어른이 된 오늘의 인간, 과학과 기술로 눈에 보이는 구체적 사실들을 다루게 된 20세기의 인간은 ‘저 하늘 위에 있는 신’이나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에 있는 신’을 이해할 수 없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특히 불트만과 틸리히와 20세기 독일의 순교자이며 신학자인 본회퍼의 사상을 일반에 소개함으로써, 그들과 함께 ‘하늘 위’나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에서가 아니라 삶의 깊이와 역사의 한가운데에서 성서의 신을 다시 찾으려고 한다. 그의 솔직하고도 과감한 태도는 전통적 신학에 불만을 품고 있으면서도 그 불만을 터뜨릴 방법을 찾지 못해 애쓰며 새로운 모양의 신앙을 모색하던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주었다. 이 책은 영문판으로도 전례없이 1963년에 출판되자마자 수십만 권이 팔렸을 뿐 아니라 일본을 포함한 여러 나라 말로 번역되어 나왔다. 저자 로빈슨 박사는 신약학자로서 여러 권의 저서를 낸 바 있고 캠브리지 대학 강사, 하버드 대학과 뉴욕 유니온 신학교의 초빙교수 등을 거쳐 현재는 런던 남쪽에 있는 울위치 교구의 감독 일을 보고 있다.
(교회 안에 있거나 밖에 있으면서 전통적 정통 신앙을 마음으로는 받아들이지 못하면서도 끙끙 앓고 있었던 이들에게 구원의 생수 같은 복음일 것이다. 내가 그랬으니까. 광명의 천사로 옷을 입은 사탄의 복음이 영으로 거듭나지 못한 이들에겐 훨씬 현실감이 있고 20세기라는 시대 사상에 딱 맞는 해석으로 들릴 것이다. 전통적 기독교 신앙을 버릴 수도 없고 받아들일 수도 없었던 이들에게 이 복음은 ‘너야말로 진짜 그리스도인이야’ 라고 말해준다. 과학과 기술로 무장하여 성숙한 20세기 현대인에게 ‘하늘 위’나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에서가 아니라 삶의 깊이와 역사의 한가운데에서 성서의 신을 다시 찾는다는 말이 얼마나 지적이고 종교적인 만족감을 주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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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로빈슨, '신에게 솔직히'(대한기독교서회, 1968)에 대한 요약과 비판, 서론, '사탄에게 솔직히'이다.
강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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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6.2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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