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법소 2018년 한로치성 도훈 “고구마를 캐며”
2018년 10월 8일 월요일(음력 8월 29일)
고구마 캘때가 되어서 고향에 내려왔습니다. 올해는 가뭄이 심해서 그런지 고구마가 뿌리를 깊게 내리면서 열매가 부실하게 달렸습니다. 고구마가 뿌리가 덩어리지면서 맺히는 건데 올해는 가물다보니까 생존하기 위해서 깊게 깊게 뿌리를 내리다 보니 고마가가 굵지가 않고 뿌리 길게 뻗는 그런 해가 되고 말았습니다. 작년에는 앉은 자리에서 수북하게 고구마를 캤었는데 올해는 심한데는 한 포기에 고구마 하나가 나오는 정도로 수확이 적게 나왔습니다.
환경이 너무 가옥하면 생존의 치중하게 되고 그러다보면 이렇게 수확이 부실해지는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도 너무 상극의 환경에서 살아남기에 급급하다보면 열매를 맺는데 어려움이 크지 않나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열매 맺기에 호의적인 환경이 조성되어야 사람들도 인간다움을 회복한 인간열매로 열매를 맺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내려온 김에 감도 수확을 했습니다. 원래 감은 상강무렵에 따게되는데 내려온 김에 좀 덜 익었지만 수확을 했습니다. 감나무가 높은 곳에 달린 감은 따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오늘 톱을 가지고 나무에 올라가서 높은쪽 가지를 잘라 가지를 치면서 감을 따는 작업을 했습니다. 그나마 한 그루는 작업이 가능했지만 다른 한 그루는 너무 높은 곳에만 감이 달리고 가지를 치자면 거의 다 잘라내야 합니다. 게다가 높은 밭둑위에 있다보니까 수확하기도 어렵습니다.
열매도 농부가 수확할 만한 낮은 높이에 열려야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혼자서 아주 높은 곳에 위풍당당하게 자라올라서 하늘을 찌를 듯 높은 곳에 달린 감은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시면서 어머니께 그런 당부를 하셨다고 합니다. 내가 없다고 밭을 다 남주지 말고 먹을 것이라도 조금씩 농사를 짓고 살라는 말씀을 남기셨다고 합니다. 철마다 어머니의 농사를 도와드리러 때에 맞춰서 한번씩 이렇게 고향에 내려와 일손을 도우면서 자연으로부터 많은 것을 느끼게 됩니다. 이상으로 도훈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