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장 선지자, 제사장, 왕
“그는 흥하여야 하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요3:30)
-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 삶의 전적인 비결은 그를 바라보고 그를 생각하는 데 있다. 이제 그의 직무를 살펴보려 한다.
그가 하신 모든 일에는 성취하시고 이루시려는 목적이 있었다. 그 목적을 고찰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그의 직무를 살펴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의 직무를 살펴보는 통상적인 방법은 선지자와 제사장과 왕이신 그를 바라보는 것이다.
구약시대에 하나님은 이 세 직무를 맡은 자들을 통해 백성을 상대하셨다. 각 직무를 맡은 자들은 저마다 특정한 역할을 수행했다. 복되신 주님의 직무는 이 세 직무를 한 몸에 맡으신 것이다. 그는 선지자요 제사장이요 왕이시다.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은 그리스도 안에 다 있다. 이런 분은 어디에도 없다. 그 모든 직무를 겸비하신 분이다.
신약성경은 이 점에서 계속 그를 찬양한다. 그는 알파요 오메가이다. 당연히 시작과 끝이다. “믿음의 주요 또 온전하게 하시는 이”(히12:2)이다. 그리스도는 모든 것이다. “만유시요 만유 안에 계신”(골3:11) 분이다. 여러분에게 필요한 모든 것이다. 이렇게 그의 직무를 상고할 때, 그는 점점 커지고 흥하시며, 우리는 경이감과 놀라움으로 가득 차게 된다. 예수가 모든 직무를 겸비하셨다는 이 사실을 기억하라. 그에게는 어떤 도움이나 지원이나 보완이 필요치 않다. 다른 누군가를 그에게 더하는 가르침은 –교회의 이름을 내세우든 아니든- 그의 영광과 온전하심과 충만하심을 깎아 내리는 것이다. 골로새 교인들은 스스로 지성인이라고 자부하며 철학과 신비 종교 같은 주제를 건드렸다. 이 현대적인 문제를 사도 바울도 당시에 다루어야 했다.(골2:9-10)
그에게 다른 어떤 것도 더하지 말라. 그리스도 안에는 모든 것이 완벽하게 갖추어져 있기에 아무 부족함이 없다.
- 선지자이신 주님)
구약 선지자들 중에서도 여러모로 첫째가는 선지자는 모세이다. 자신이 장차 오실 분을 예시하는 그림자에 불과함을 알고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 가운데 네 형제 중에서 너를 위하여 나와 같은 선지자 하나를 일으키시리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을지니라”(신18:15)라고 했다. 그때부터 이스라엘 자손은 모세가 예견하고 예언한 그 위대한 선지자를 기다렸다.(막8:27-28) 그리고 나사렛 예수가 오셨다.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요14:6)라고 말씀하신 이유가 여기 있다. 이것은 우리가 영원토록 묵상할 진리이다.
그가 하신 일은, 하나님에 대해 아무도 알려 줄 수 없는 것을 알려 주신 것이다. 자연을 통해서도 알 수 있으나 그 지식은 부분적이며 불완전한 것이다. 그 때문에 요한은 “본래 하나님을 본 사람이 없으되 아버지 품속에 있는 독생하신 하나님이 나타내셨”다고 말한 것이다.(요1:18) 실제로 하나님을 계시하고 나타낸 이는 오직 한 분뿐이다. “어떤 사람도 보지 못하였고 또 볼 수 없”다.(딤전6:16) 그런데 영원한 세계에서 유한한 세계로 오신 분이 계신다. 주님은 니고데모에게 이 점을 말씀하셨다. “하늘에서 내려온 자 곧 인자 외에는 하늘에 올라간 자가 없느니라”(요3:13). 영원 전부터 아버지의 얼굴을 들여다보셨던 분이 세상에 오셔서 자신이 완전한 선지자임을 알려 주셨다. “나를 본 자는 아버지를 보았거늘”(요14:9) 이것은 누구도 할 수 없는 주장이다. 하나님을 계시하고 나타내시는 분이다.
하나님의 율법과 관련해서도 선지자의 소임을 다하신다. 하나님은 율법을 주셨고, 선지자들도 설명을 했으며, 주님 당시에는 특히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이 그 일을 했다. 실제로 율법의 참된 영적 의미를 가르칠 수 있는 이는 오직 한 분, 복되신 주님뿐이다. 그는 율법의 권위자로서 율법의 오해에서 비롯된 종살이에서 우리를 구해 주실 수 있다. 당시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은 아주 종교적이고 도덕적인 자들로서, 그 면에서 본받아야 할 귀감으로 존경을 받았다. 그러나 주님은 그 생각을 산산이 깨뜨리셨다.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의가 서기관과 바리새인보다 더 낫지 못하면 결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마5:20). 율법 전문가였던 바울이 후에 “죄는 살아나고 나는 죽었도다”(롬7:9)라고 고백한 이런 것을 가르쳐 줄 수 있는 이는 주님뿐이다.
하나님의 사랑과 구속의 방법과 관련해서도 그는 최고의 선지자이시다. 제자들은 구속의 방법에 걸려 넘어졌다.(마16:22)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마20:28). 사도들은 성령의 비추심과 기름부음을 받은 후에야 이 말씀을 이해했다. 세례받길 고집하셨고, 예루살렘에 올라가기로 굳게 결심하셨다. 또한 탕자 이야기를 비롯한 여러 비유를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알려 주셨다.
마지막으로 말씀(요14:16, 16:13)하신 대로 성령을 보내셨고, 지금도 성령을 통해 계속 가르치고 계신다.
- 제사장이신 주님)
‘큰 대 제사장이신 예수’는 남은 평생뿐 아니라 영원토록 우리 마음을 사로잡을 주제이다. 이 큰 대제사장 옆에 놓고 보면 아론과 이후 모든 대제사장과 제사장은 그림자에 불과하다. 주님이 인간이 아니었다면 결코 제사장이나 대제사장이 되실 수 없다. 주님은 레위 지파 출신이 아니었다. 모든 규례 너머에 계신 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히브리서 기자가 히7:15-17에서 ‘멜기세덱의 반차를 따르는 제사장’이라고 말한 것이다. 그는 성령으로 잉태되어 처녀의 몸에서 태어나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다. 바로 이런 분이시기 때문에 대제사장으로 부름 받으시고 세움 받으신 것이다.
대제사장은 백성들의 죄를 짐승에게 전가하여 그 짐승을 잡은 피를 가지고 백성들의 죄를 속죄하기 위해 일 년에 한 번 지성소에 들어가는 특권이 있었다. 그는 자기 피를 바치셨다. 그는 제물인 동시에 제사장이었다. “그리스도께서는 참 것의 그림자인 손으로 만든 성소에 들어가지 아니하시고 바로 그 하늘에 들어가사 이제 우리를 위하여 하나님 앞에 나타나”신다.(히9:24) 그가 정결케 하신 곳은 땅의 성소가 아닌 하늘의 성소였다.
여러분은 지금 감격스럽고 가슴이 떨리는가?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단순히 어떤 감정이 느껴지거나 작은 체험을 하는 것이 아니다. 그리스도를 보는 것이며, 그가 날 위해 하신 모든 일을 보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 거의 무릎을 꿇고 싶을 정도로 그를 찬양하고 싶은 열망, 그의 크고 놀라운 이름을 높이고 싶은 열망이 생기는가?
그뿐 아니라 주님은 단번에 영원히 이 일을 하셨다. 히브리서 기자는 너무 감격한 나머지 이 말을 계속 반복한다.(9:25-28, 10:10-14) 이 모든 것에 더하여 알아야 할 사실은 이 큰 대제사장이 항상 살아서 우리를 위해 간구하신다는 것이다.(히7:23-25) 이 얼마나 놀라운 대제사장인가! 여러분은 어떤 자리에 있든 무슨 일을 겪든 상관없이 필요의 문제가 있어 기도하고 싶을 때마다 자신 있게 하나님 앞에 나아갈 수 있다. 여러분의 대제사장이 항상 거기 계시기 때문이다. 그는 자리를 비우시는 법이 없고 졸지도 아니하시고 주무시지도 아니하신다. 항상 하나님 우편에 앉아 우리를 위해 간구하신다.
- 왕이신 주님)
예수 그리스도는 또한 왕이시다. 영원한 왕으로 그 왕권과 지배권과 통치권을 나타내셨다. 그는 기적을 행하심으로 권세를 나타내셨다.(눅11:20) 그는 만물에게 명령하시는 만물의 주인이시다. 온 우주의 주인이시다. 주님은 자신이 삶과 기적뿐 아니라 죽음을 통해서도 왕의 권세를 나타내셨다. 베드로는 오순절 날 설교에서 “그가 사망에 매여 있을 수 없었”다고 했다.(행2:24)
승천하시기 직전,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내게 주셨으니”(마28:18) 예수! 주! 그리스도! 그는 지금 모든 권세를 쥐고 하나님 우편에 앉아 계신다. 그리스도인들이여, 왜 그리 불행해하며 불평하는 것인가? 왜 그리 연약하고 쇠약한 것인가? 교회가 이런 모습이 된 이유는 무엇인가? 그 대답은 오직 하나, 그가 모든 권세를 쥐고 계신 왕이심을 잊었기 때문인 것이다. 바울은 즐겨 그를 왕으로 묘사하곤 했다.(엡1:19-22)
- 이것이 주님의 위치이다. 사도는 빌립보 교인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러므로 하나님이 그를 지극히 높여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주사 하늘에 있는 자들과 땅 아래 있는 자들로 모든 무릎을 예수의 이름에 꿇게 하시고 –모든 것은 쇠하여야 하고 땅에 엎드려야 한다- 모든 입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주라 시인하여 하나님 아버지께 영광 돌리게 하셨느니라”(빌2:9-10)
이 영광스러운 왕이 다시 나타나실 것이다. 하늘 구름을 타고 거룩한 천사들과 함께 다시 오실 것이다. 크고 영원한 영광의 나라를 세우기 위해 오실 것이다. “너희는 삼가 말씀하신 이를 거역하지 말라 땅에서 경고하신 이를 거역한 그들이 피하지 못하였거든 하물며 하늘로부터 경고하신 이를 배반하는 우리일까보냐 그때에는 그 소리가 땅을 진동하였거니와 이제는 약속하여 이르시되 내가 또 한 번 땅이 아니라 하늘도 진동하리라 하셨느니라---그러므로 우리가 흔들리지 않는 나라를 받았은즉 은혜를 받자 이로 말미암아 경건함과 두려움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섬길지니 우리 하나님은 소멸하는 불이심이라”(히12:25-29).
이 세 가지 크고 영광스러운 직무를 맡으신 분을 말로 묘사하기란 도저히 불가능하다!
- 그리스도인들이여, 그가 점점 더 흥하고 계시는가? 자기를 들여다보며 과도한 관심을 쏟는 병적인 상태에서 벗어났는가? 그를 바라봄으로, 그가 흥하심으로 자기 자신을 잊게 되었는가?
“그는 흥하여야 하겠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