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먼저다
- 97/100점
가족이나 이웃들은 내 머리가 좋은 줄 안다
공부하는 꼴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도
시험성적은 항상 80점대라 서다
엄니만 있어도 민화투를 치고
세 사람이 모이면 고스톱, 넷이면 편먹고 윷놀이
다섯이 넘으면 나이롱 뽕 해, 손 포개놓고 때리기
(맹님이 으~그 뜨거운 손등, 손바닥에 땀)
놀 궁리만 한다고 타박한 어머니도 같이 놀아준 것을 보면,
당신도 좋으셨던 것 같다
학교서도 마찬가지, 어떻게든
같이 운동장에서 뛰고 놀았지
혼자 공부한다고 교실에 앉아있지 않았다
혹시 봤다면, 만화책에 빠져있을 때나......, 다만
가장 큰 수를 100이라 답할 정도로 몰입하고 즐겼을 뿐이다
(물론 수업시간에 장난친다고 번개따귀를 실컷 얻어맞았지만)
나는 본능적으로 알았다
내가 공부한다고 골방에 처박히면, 부모형제나 동무들이 심심하여 몸을 비틀다 허벅지를 꼬집을 수 있고, 그러면 나도 재미없어진다는 것을,
최근에야 논어에서 그런 글*을 발견하고
먼 옛날부터 사람들이 그리 살아왔기에, 공자가 제자들에게 써먹었다는 것을,
동갑내기 대통령이 ‘사람이 먼저다‘ 한 것을 보면, 한 세월 동무하다보면 생각도 비슷해진다는 것을
지금도 집 안보다는 마당이나 밭에서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사람이 같이 할 수 있는 일이
우선이다. 우선이어야 한다!
같이 싸워야 삶이다.
지금 그렇게 사는 거, 진짜 머리 좋은 거, 맞다!
내가 IQ 97을, 97점이라 우겨서가 아니라
같이 살려고 공부한 것이니, 100점 만점에 97점! 맞다!
* 學而6. 弟者入則孝, 出則弟, 謹而信, 汎愛衆, 而親仁, 行有餘力, 則而學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