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빛에 그을린 사색
詩 최마루
암담했던 인생은 적나라한 실화였고
애증의 삶은 진득한 배경이었으며
응고된 체념은 아리따운 연주였으니
어느 견고한 인공제작소보다
여느 증정식의 고매한 가장자리에서
치명적인 매력을 긴급체포하여
이내 늘씬한 분수처럼 자아내었다
뾰족한 세월이 한참 지나 되물으면
쉰목소리의 늙은 나그네마냥
그저 기계적인 답변일 뿐
무릇
냉소적 한마디가 의미로 되돌아갈 때
애틋했던 실재의 든든한 청취자는
어느새 사랑하는 이들을 꼭 닮아서
눈부신 지성의 꽃이 되어갔으니
해마다 간곡히 바래본 어여쁜 꽃씨는
늘 견고한 화단 가까이에서
참뜻의 싱그러운 향기가 되어가다
★ 글쓴이 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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