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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사망 원인 2위 심뇌혈관질환, 일교차 커지는 가을부터 ‘빨간불’ 켜진다 도움말 강시혁(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남효석(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 박덕우(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 유찬종(가천대 길병원 신경외과 교수), 이철환(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 뇌혈관질환의 종류와 치료법 뇌혈관질환의 대표주자로는 ‘뇌졸중’이 꼽힌다. 뇌졸중은 국내 단일질환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위험한 병이다. 영구적인 신체 마비는 물론 즉각적인 사망을 부를 수도 있다.
뇌졸중(뇌경색·뇌출혈)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로 나뉜다. 뇌경색이 85%를 차지할 정도로 더 흔하다. 대한뇌졸중학회에 따르면 국내에서만 매년 약 10만 명의 뇌졸중 환자가 발생하고, 20분에 1명이 뇌졸중으로 사망한다. 뇌졸중은 일단 발병하면 20~30%는 사망, 30%는 후유증으로 마비 증상이 생긴다.
뇌졸중의 주요 원인은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의 원인과 동일하게 동맥경화다. 고혈압, 당뇨병, 흡연 등에 의해 혈관벽에 지방 성분이나 염증 세포가 축적돼 혈관이 좁아지는 게 문제다. 갑작스럽게 혈전을 유발해 혈관을 막기도 한다. 뇌출혈은 고혈압에 의해 약해진 혈관벽이 터져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증상 빨리 알아채고 병원 가는 게 우선 뇌졸중은 초기 대응이 가장 중요하다. 발병 3~6시간 내에 병원에 도착해 혈전 녹이는 주사를 맞으면 팔다리 마비가 풀리고, 2~3주 뒤에는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치료될 수 있다. 하지만 3~6시간 골든타임을 놓치면 영구적인 후유증이 남거나 사망한다. 적용 가능한 치료법에 따라 짧게는 3시간, 길게는 6시간까지 회복 가능한 상태가 될 수 있다. 치료 전까지 기능을 잃은 혈관의 주변 혈관이 뇌세포에 산소와 영양분을 대신 공급 하면서 버티지만, 보통 3시간 이후부터는 이런 기능이 떨어진다.
뇌졸중은 흉통 같은 전형적인 증상이 주로 나타나는 심근경색과 달리 어지럽거나 손에 힘이 빠지는 등 모호한 증상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가천대 길병원 신경외과 유찬종 교수는 “뇌경색과 뇌출혈의 증상이 비슷한데, 뇌경색은 증상이 서서히 심해지는 반면, 뇌출혈은 심각한 증상이 좀 더 빨리 찾아온다”고 말했다. 뇌졸중인 줄 모르고 팔다리를 주무르는 등 잘못된 민간요법으로 시간을 허비다간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어 증상을 제대로 알고 있는 게 중요하다.
대표적 뇌졸중 증상 -갑자기 한쪽 얼굴이나 팔다리가 힘이 없거나, 감각이 없다. -갑자기 말할 때 발음이 이상하다. -갑자기 말을 하려는데 말을 잘 못하거나, 다른 사람의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 -갑자기 주위가 뱅뱅 도는 것처럼 심하게 어지럽다. -갑자기 걷는데 술 취한 사람처럼 휘청거린다. -갑자기 한쪽이 잘 안 보이거나, 이중으로 보인다. -갑자기 심한 두통이 있다. -갑자기 의식장애가 생겨 깨어나지 못한다.
뇌혈관질환, 이렇게 치료한다 남효석(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 우리나라의 경우 약 20년 전까지만 해도 뇌출혈이 더 많았지만, 최근에는 뇌경색이 8:2 정도로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 뇌졸중이 발병한 후 운이 좋아 살아났다고 해도 장애가 남아 가족까지 힘들어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뇌세포는 우리 몸의 다른 조직과 달리, 혈류 부족에 매우 취약하다. 그 때문에 뇌혈관이 막히게 되면 막힌 시점부터 분당 200만 개의 뇌세포가 죽어나가기 시작한다. 뇌세포 손상을 최소한으로 줄이려면, 빠른 치료가 필수다.
뇌경색 뇌경색의 경우 치료가 가능한 골든타임은 증상 발현 후 3~6시간 이내다. 1995년 정맥 내 혈전용해치료제의 효과가 발표됐을 당시에는 3시간 이내가 골든타임이었으나, 후속 연구에 의해 골든타임이 4.5시간으로 연장됐다. 최근에는 동맥내혈전제거 치료가 나와서 골든타임이 더 연장, 증상 발생 후 6시간 이내의 환자는 치료 대상이 된다. 동맥내혈전제거 치료는 물리적으로 혈전을 없애는 방법으로 스텐트형 혈전제거 기구나 혈전흡입기가 이용된다.
혈관을 뚫는 데 성공할 확률은 정맥혈전용해 치료가 20~50%, 동맥내혈전제거 치료가 60~80%이다. 하지만 환자가 일상생활 하는 데 문제없을 정도로 회복될 확률은 25~50%로 아직 충분하지 않다. 특히 뇌출혈은 치료를 잘 해도 일상이 가능한 환자가 전체 환자의 5~7%이고, 치료받은 환자의 사망률도7~15%에 이른다.
한편 골든타임을 판정하는 기준은 마지막으로 환자가 정상이었던 시간부터 치료 시작 시간까지를 말한다. 예를 들어 새벽 2시에 환자가 취침하였고, 오전 6시에 증상이 발견돼 7시에 응급실에 도착했다면, 다섯 시간이 경과한 것이다. 뒤늦게 혈전용해치료를 받는 것은 오히려 뇌출혈의 위험이 높아지므로 정확한 시간을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응급실에 환자가 도착하면 의사의 문진과 신경학적 검진, 혈액검사 및 응급 영상검사가 진행된다. 이러한 응급 평가·검사를 통해서 금기사항이 없다고 판단되면 보호자의 동의를 받은 후 혈전용해(제거) 치료를 할 수 있다. 그러나 골든타임에 도착한 모든 환자에게 혈전용해(제거) 치료를 하는 것은 아니다. 뇌출혈의 위험이 높거나, 증상이 가볍거나 호전되는 추세라면 진행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뇌출혈 뇌졸중에서 뇌출혈의 비중이 점점 감소하고 있으나, 뇌출혈은 뇌경색에 비해 사망률이 월등히 높다. 뇌출혈 치료의 목적은 출혈이 점차 커지는 것을 막고, 진행하는 손상을 최소화하는 데 있다. 출혈의 위치와 크기에 따라 내과적 치료가 수술보다 나을 수 있다. 뇌수술을 고려하는 경우는 혈종이 뇌를 눌러서 의식이 떨어지는 경우, 중등도 이상의 신경학적 이상과 혈종이 뇌피질 아래로 1cm 이내에 위치한 경우, 뇌출혈이 뇌간 (뇌의 가장 아랫부분)을누르는 등의 경우다.
뇌동맥류가 터져 출혈이 생기는 뇌동맥류파열은 약 절반이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사망하거나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가 된다. 뇌동맥류는 뇌동맥의 일부가 꽈리처럼 부풀어 오른 것이다. 출혈이 생기기 전까지는 자각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치료받더라도 50%의 환자가 치료 도중 사망하거나 장애가 심하게 남을 정도로 예후가 불량해 신속하고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일 없어, 무조건 병원부터 찾아야 뇌졸중이 생겼을 때 집에서 할 수 있는 응급조치는 없다(아스피린, 손가락 따기, 우황청심환 등). 119를 불러서라도 병원에 빨리 가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되면서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뇌졸중을 간편히 진단하고, 혈전용해 치료 가능한 가장 가까운 병원을 검색할 수 있는 앱이 보급되었다(애플 스토어,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뇌졸중 119’로 검색). 집에 어르신이 계시면 평소 집 근처 혈전용해(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알아 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골든타임이 6시간 이내이므로, 적어도 5시간 이내 병원에 도착해야 하며 골든타임 내에서도 4시간째 도착한 환자보다 2시간째 도착한 환자가 훨씬 경과가 좋으므로 시간 지연에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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