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는 좋은 거잖아요
-18 고3 수능격려기도를 하며
하나님의 지혜로
어떤 공동체이든 하나님의 공동체가 된다는 것은 결국 구성원들이 하나님의 사람으로 변화된다는 것을 뜻한다. 영훈고가 일반학교로 기독교에 대해 반감을 갖는 분위기로 오던 50년 세월 후, 기독교학교 체제로 변화되어 시작된 것은 바로 작년 2017년부터다.
85% 가량 예수님을 믿지 않는 구성원들 속에서 15년의 끊이지 않는 하나님의 사람들의 간절한 부르짖음에 응답하시며 영훈고만이 아니라, 영훈중학교와 초등학교 등 법인 자체를 하나님의 학교로 변화시켜주신 것이다.
하지만 통은 바뀌었지만 사람은 아직 바뀌지 않은 상태였다. 보이지 않는 영적 싸움은 비기독교일 때나 기독교학교일 때나 당연히 있는 것인데, 이제는 외형적으로 기독교학교가 되었는지라, 더욱 기도 가운데 지혜로운 방법과 인내심이 필요했다.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며 한 걸음씩 소망 가운데 나아가는 행보가 필요했던 것이다.
인내 그리고 소망
기독교인인 교감과 달리 비기독교인이던 교장이 학교 안에 세워진 영훈오륜교회에 교장 임명을 받은 2017년도부터 출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역시 비기독교인이었던 교무부장도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다. 여러 명의 선생님들이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학교 안의 교회에 출석하게 되었다. 참으로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나님께서는 그때그때마다 쉼 없이 일하고 계셨던 것이다.
하지만 교장, 그리고 여러 선생님들은 이제 신앙생활을 처음 시작하신 분들이어서 시간이 필요했고, 말씀 훈련도 필요했다. 그래서 그분들이 영적인 걸음마를 하는 상태인지라 급하게 변화되기를 요구하는 것은 하나님의 마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 함께 근무하는 상태에 진행해야 할 사역들을, 교장 관리자와 영적 코드가 맞지 않아 진행하기 어려울 때는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 지금은 그것마저도 인내하며 기도하는 가운데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기다리지만, 작년같은 경우에는 다소 어려운 일이 여러 번 있었음이 사실이다.
방송으로 기도는 어려울 듯 해요
작년도 2017년 고3수험생들을 위한 격려행사를 진행했다. 그리고 수능 전날 아이들에게 교장이 격려의 말을 하고, 내가 축복기도를 하면 어떤가라는 것을 물었었다. 돌아온 말은 이랬다.
“믿지 않는 아이들도 있을 텐데, 그렇게 하면 염려스런 일이 생기지 않을까요? 그리고 고3아이들은 기독교 체제로 가는 학년 대상이 아니어서요.”
3학년 진학부장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몇 번의 경험 속에서 나는 조금이라도 관리자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면 진행을 하지 않았다. 싸울 일은 아니기 때문이었다.
전체 기도를 하지 못한다면, 각 교실로 내가 다니며 복도에서 해주면 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방송을 해서 기도를 원하는 아이들은 모아놓고 기도를 하면 될 일이었다. 기독교학교이기 때문에 전체를 대상으로 방송을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생각될 수 있지만, 우리 학교는 아직 하나님께서 그렇게 허락하시는 범위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작년에는 방송으로 기도를 하지 못했었다.
기도는 좋은 거잖아요
2018년, 금년에도 같은 시기가 왔다.
나는 기도하는 가운데 기독교사 선생님들과 고3격려행사를 준비했고, 하나님께서는 눈물과 감동의 순간으로 격려해 주셨다. 그리고 수능 하루 전날 11월 14일, 작년과 같은 형태로 교장이 격려의 말을 하고 진학부장이 수능 관련 설명을 하겠다고 했다.
나는 교감에게 말을 건넸다.
“금년에는 교장 선생님이 어떻게 하실지 확인해보셨나요? 고3들 위해서 전체 기도를 할 의향이면 제가 준비하고, 작년처럼 안하겠다고 하면 하지 않을 거구요. 확인해주시겠어요?
“네, 알겠습니다.”
몇 시간 후 교무실에서 교감과 교무부장과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교장이 다가왔다.
“아니, 교목님. 고3 아이들 격려기도 말씀하셨다면서요? 그거 해야죠. 당연히요. 아~ 기도는 좋은 거잖아요. 제가 3분 정도 얘기하고, 교목님이 3분 정도 기도하고 그러면 좋을 것 같은데요.”
나는 속으로 외쳤다.
‘할렐루야.’
안수집사인 교감도 얼굴에 활짝 웃음이 번졌다.
감동의 고3 전체 대상의 수능격려기도
영훈고등학교 역사상 수능 전, 고3 전체 학생 450명을 대상으로 기도하는 첫 날이 11월 14일이 된 것이다. 하나님의 시간표대로 하나님께서는 한 가지 한 가지를 이루어가고 계셨던 것이다. 할렐루야~!
그때 기도했던 고3수능 격려기도문을 여기에 옮긴다.
살아계신 아버지하나님, 감사합니다. 우리 영훈고 44기, 3학년 450명 안팎의 제자들을 내일 수능 고사를 보기까지 인도하여주심에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했던 모든 실력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기를 간구합니다.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함이니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니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이사야 41:10)
우리 아이들에게 두려움이 사라지고, 최상의 컨디션으로 수능고사에 응하게 해주시고, 시험 볼 때 시간에 쫓기지 않도록 시간관리를 잘하게 하여주시옵소서.
다니엘과 솔로몬에게 주셨던 지혜와 명철을 부어주셔서 실수하지 않게 하시고, 그동안 공부했던 모든 것들이 다 생각나게 하여주시옵소서.
또한 수시를 넣고 발표를 기다리는 제자들에게 합격의 기쁨을 더하시고, 예비로 기다리는 제자들과 예체능을 준비하는 제자들에게도 좋은 결과를 주실 줄로 믿습니다.
“강하고 담대하라 내가 너와 함께함이라”(신명기 31:23)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 우리 아이들을 강하게 붙잡아주시고, 끝까지 함께하실 줄 믿습니다. 마음 가운데 평강을 주시고, 수능을 잘 치룰 뿐만 아니라, 대학과 사회로 진출하는 성인이 되는 시점에, 하나님께서 우리 아이들의 삶을 주관하시고, 사랑과 축복과 기쁨이 가득한, 그리고 베풀고 나누고 섬기는 인생으로 인도해주실 줄 믿습니다.
그동안 최선을 다하며 애쓰신 영훈고의 모든 선생님들과 특히 3학년 담임 선생님들, 그리고 진학부장 선생님에게 특별히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을 더하여주시고, 모두가 열심히 씨를 뿌린 수고의 열매가 아름답게 맺혀지는 것을 이번 입시를 통해 보게 하실 줄로 믿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시험 보는 내내 수능 현장에서 함께 계시고, 인도하시고, 좋은 결과로 도와주실,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축복하며 기도드립니다. 아멘.
간절히 기도합니다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의 방법으로 한 가지 한 가지씩 이루어가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부족한 종, 기도 가운데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며 순종하기를 원합니다.
우리 영훈고가 단순히 기독교학교라는 이미지보다, 진정 하나님 안에서 ‘가정같은 학교, 가족같은 스승과 제자’로 사랑하는 학교가 되기를 소망하며 기도하고 있사오니, 기도로 함께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시대의 대안이 되는 교육현장으로 영훈고를 사용해주실 줄 믿습니다.
다음 세대 우리 아이들을 믿음으로 키워내는 귀한 공동체로 영훈고를 사용하실 줄 믿습니다. 이 사역을 위해 교사들을 구원하여 주시고, 기독교사로 그 정체성을 다시금 세워가게 역사해주실 줄 믿습니다.
교사들과 학생들이 영훈고를 떠나기 전 하나님께서 구원의 은혜로 축복해주실 줄 믿습니다.
이분들의 가정마저도 구원의 공동체로 축복해주실 줄 믿습니다.
이루실 줄 믿고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8.11.14. 영훈고에서
울보선생 최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