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2. 20. 일요일
한파가 몰아치는 한반도.
그 추운 날씨도 내 의지를 꺾을순 없겠쥐?
영남알프스 9산 인증 마지막 도전!
고헌산(1,034m)
이솝이야기가 갑자기 떠오른다.
종달새 식구가 둥지를 떠나는 얘기인데 주인 얘기를 듣고 언제 갈지를 결정하는데
결국 주인자신이 직접 숲을 정리해야겠다는 얘기를 듣고서야 이사를 떠난다는 얘기...
혼자가는게 싫어 주변인들 눈치보다가
결국 내가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진리를 왜 이솝으로 떠올리는진 잘 모르겠지만...
그렇게 혼자 떠난다. 무소의 뿔처럼...
다행히 무암형이 같이 간다고 해 줘서 큰 고마움으로
간식거리를 준비한다.
바나나, 귤, 떠먹는 거시기, 스푼, 베이커리, 견과류, 아메리카노커피 등등...
마치 사랑하는 애인 먹을거리 준비하듯... 정성스레 챙긴다.
준비하는 재미도 쏠쏠하네. ㅋㅋ
날씨가 욕이 튀어나오게 춥네? 허얼.,.
외항재 주차장에 아슬아슬하게 주차하고(한대만 겨우 세울 자리가 있어 위태롭게 확보)
9:30부터 산행을 시작한다.
거리는 얼마 안되지만 응달의 고헌산은 시베리아 동토의 추위에 덮여 있었다.
그래도 올라가는건 그럭저럭 올라갔는데...
와우~
정상에 올라서니 왜그리 바람이 많이 부는지
사진을 찍으려고 폰을 꺼내는 것도 힘든거 있지?
손가락이 추위로 굳어져 느낌이 없어지더니 이제는 마디마디 뚝뚝 끊어지려 한다.
미치겠다
다른 추운 것은 어느정도 참아내겠는데 손가락의 고통은 당최 참을 길이 없다. ㅠㅠ
오늘 산행 사진이 별로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_-';;
그래도 이것 찍으러 왔는데 어쩌겠는가
정상뒤에서 바람 피한체 손을 녹여가며 힘들게 인증을 완료한다.
바람이 심하게 불어 초점이 흔들려 몇번씩이나 찍어야했다,....
그렇게 목적 달성하고, 고헌서봉과 고헌산 중간지점
낮은 곳에 자리를 잡아 아늑하게 쏘맥 세잔씩 나눠마시고 즐거움 나눈다.
햐아..이렇게 바람부는데도 피할 곳이 있다는게 신기하다.
이렇듯 즐거운 산행의 묘미는
직접 누려보지 않은 사람들에겐 아무리 말해도 깨달을 수 없으리라.
그렇게 고헌산을 끝으로 영알 9산 인증을 마친다.
어이구 속이 시원하다.
근데 한편으론 목적한 바가 끝나니 조금 아쉬움이 남는건 왜일까?
우리 인생도 똑같은 것 아닐까?
평소 더럽게 하는 운전이지만 안전함을 추구하는 형이 있어 안전하게 느끼라고
아주~ 부드럽게 운전해서 대구로 들어온다.
대구 와서는 차 세워두고, 대구뽈 조림 잘하는 집으로 가서 대구탕과 즐거이 하산주 하고 끝냈다.
이 행복감이란....ㅎㅎ
올 한해 코로나로 힘들었지만 그래도 젤 흐믓한 경험을 꼽으라면
바로 영알인증이 아닐까? 생각해보며 늦은 영알9봉 인증을 마감한다. ㅎㅎ
산이 답이다.
얼마나 추웠는지 정신이 하애지는게 멍했다 .ㅎㅎㅎ
자꾸 초점이 흔들려 두번째야 겨우 맞춰낸 영알 인증 포즈!
요것도 영알 인증포즈~
외항재 들머리에서~
중간쯔음 올라왔을때 저 앞으로 올라가는 사람들 무리가 보인다. 다들 인증이뭔지 이러며 올라가더라는 ㅋㅋㅋ
날은 추웠지만 공기는 맑아서 깨끗하게 동네마을이 잘 보인다.
원래 자세대로 찍어야쥐 하며~ ㅋㅋ
이 사진으로 보면 바람한점 없이 따뜻하게까지 보인다. 전혀 아닌데....
슈퍼맨 포즈로 ...너무 추워 그냥 빨리 찍고 가자는 심리가 보인다. ㅋㅋ
산행과 별 상관없지만 이런 자세로 영알 9봉 마무리 인증을 해냈다는 마음의 표시같은 사진~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