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완_사용법 "개완은 낚시처럼 손맛이 있다'
개완은 손맛이 있다. 차호 사용 방법과는 또 다르다. 개완을 사용하면서 개완 뚜껑으로 차를 살살 건드려 주면서 찻잎과 노는 즐거움이 있다. 낚시에 손맛이 있듯이, 개완에도 '손맛'이 있다.
개완 뚜껑의 손맛을 활용하여 차의 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마른 찻잎이 서서히 퍼지면서 그 자신 안의 내용물을 내놓는다. 어떻게 이 조그마한 찻잎에 그토록 많은 성분이 응축되어 있을까. 그것은 모두 제다법에 의하여 그렇게 되었다. 찻잎 안의 성분을 응축시켜 놓았기 때문이다. 찻잎은 개완 안의 물속에서 이리저리 휘휘 돌면서 차향기는 코끝에 와닿는다. 세상 기분 좋은 향이다. 개완은 입구가 커서 찻잎 상태를 우리면서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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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완에 물을 부울 때 물은 개완의 곡선이 완만하게 퍼지기 시작하는 부위까지 부어주는 것이 좋다. 개완 뚜껑이 약간 물에 찰랑 거리는 느낌이 들 정도로 부어주어야 한다.
하지만 물을 너무 많이 부으면 뜨거워서 잡기 어렵다. 한쪽 개완의 테두리를 살짝 밀면 물이 기운 쪽으로 흘러내린다. 그렇게 물 양을 조절한다.
반면에 물이 너무 적으면 개완 뚜껑이 가장자리와 겉돌 수 있다. 그러면 개완을 손가락으로 잡고 들어 올릴 때, 밀착이 미끄러져 뚜껑이 헛돌아서 찻물이 쏟아질 수 있다.
또 한편으로, 개완에 물을 부울 때 천천히 넘치도록 부울 수도 있다. 이때는 세다(첫 탕을 버려야 할 때) 대신으로, 혹여 있을 미세한 먼지와 소독용도로써 흘려보내기 위함이다. 이럴 때도 물이 개완에 가득 찬 상태이다. 물이 너무 많아서 개완 뚜껑이 지나치게 잠기게 되면 뜨거워서 개완을 잡을 수 없다. 개완 한쪽을 살짝 밀어서 물을 적당히 흘려버린 후 뚜껑을 닫아서 차를 우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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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완뚜껑을 비스듬히 놓고 손가락으로 잡는 이유는 그 틈새가 '부리'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차호에는 부리가 이미 있지만 개완은 둥근 원 형태이므로 '부리'를 즉석에 만들어서 사용하는 것이다.
개완 뚜껑을 살짝 어슷하게 놓은 상태에서, 검지 손톱 표면의 3/1 지점으로 뚜껑 손잡이 중앙을 누른다. 이것은 부리가 더 벌어지지 않도록 뚜껑을 고정시키는 것이다.
고정한 후에, 엄지와 중지를 수평으로 벌린 후, 그 사이에 달걀 하나가 있다는 느낌의 공간감을 주면서 양쪽 개완 테두리를 조이듯이 잡는다. 그때 손바닥과 손가락은 '돔' 형태가 되어 있다. 그 사이에 떠 있는 공간은 검지 손가락 한마디가 구브러진 높이에 비례한다. 손목이 너무 수직으로 떠도 안 되고, 손목이 너무 개완 뚜껑에 붙어도 안 된다.
뚜껑을 누르며 구부러져 직각이 된 검지 손가락이 손등과 수평으로 이어지며 손목과도 수평으로 이어져야 한다. 그래야 개완 안에 찻물을 따를 때 손목 스냅 방향을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그리고 약지로 중지 뒤쪽 테두리를 잡아서 보조해 준다. 새끼손가락(소지)은 마지막 보조 역할과 균형 잡기이다. 1) 새끼손가락을 처음부터 약지 뒤에서 개완 테두리를 고정하며 보조할 수도 있고, 2) 살짝 개완 위로 띄워서 구부린 상태로 있을 수도 있다. 3) 또한 살짝 띄운 새끼손가락을 차를 숙우에 따르면서, 손목이 돌면서 손등 방향이 90도로 회전할 때에, 새끼손가락을 쫙 바깥쪽으로 펴주면, 엄지와 수평이 되어 개완 잡기에 안정감을 준다. 이때도 균형 잡는 역할을 한다. 4) 새끼손가락 사용은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미적' 변화를 줄 수도 있다. 왜냐하면 손가락 중에서 유동성 있게 사용하는 손가락은 "새끼손가락'뿐이기 때문이다.
만약 개완의 크기가 크면, 그때는 새끼손가락도 약지를 거든다. 새끼손가락이라고 매번 우아하게 균형만 잡겠는가. 어디에 힘을 실을지 새끼손가락만큼 예리한 감각도 없다.
이때에도 새끼손가락은 개완 안의 찻물을 따를 때, 증기 배출이 되어야 하므로 새끼손가락을 개완과 멀리 보내야 한다. 새끼손가락을 구부려 들어주거나 멀리 펴줘야 한다.
그러면 앞에서 부리를 통하여 찻물이 따라지고 뒤로는 수증기 배출이 이루어진다. 돔 형태의 손바닥 모양은 개완의 둥근 곡선 형태를 따라서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다. 뚜껑으로 부리와 굴뚝을 만들어 놓은 형태이므로, 손의 돔 형태는 공기 순환으로 더운 수증기가 배출될 때 원활하게 배출되게 한다. 또한 손으로 더운 열기가 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새끼손가락을 드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뜨거운 수증기가 나가는 곳을 새끼손가락이 막고 있는 상태면 뜨거워서 개완을 놓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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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호 뚜껑에는 수증기(공기구멍) 구멍이 있지만 개완에는 없다. 개완 앞을 비스듬하게 걸치면 뒤쪽은 자연스럽게 위로 살짝 떠 있는 형태가 된다. 그곳이 수증기 구멍이다.
개완은 사람이 손을 사용하여 순간적으로 부리와 수증기 구멍을 만들어서 사용한다. 이때 손의 사용도 기물의 형태를 닮아서 기물과 하나가 된다. 기물과 순간적으로 하나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개완이 손맛이 있는 것이다. 개완 사용법은 과학적이며 예술적이다. 이것은 오히려 기물이 사람을 활용하는 형태다. 누가 누구의 도구라고 말할 수 있을까. 어쩌면 서로가 서로에게 도구이다. 기물과 사람은 동시적이다.
북유럽 어느 나라에서는 음식을 만들어준 사람의 '손'을 축원하는 문화가 있다고 한다. 아마도 '손'이 하는 그 모든 역할에서도 음식을 만드는 일은 오랜 지혜를 포함하게 되기 때문이 아닐까. 그것은 이어지고 이어져서 거기에까지 도달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손으로 무엇인가 하는 그것만큼 '장인적'인 이미지는 없을 것이다. 게다가 손을 움직이는 일은 인간을 사유하게 만든다.
________간략, 개완 사용법 순서_____
1. 개완을 예열한 후에
2. 고려다원 황차 투입
3. 끓인 후 한 김 식힌 물 붓기
4. 개완 뚜껑으로 살살 차와 놀기
5. 개완 뚜껑에 숨구멍 주어 '부리' 역할 만들기(살짝 어슷하게 얹기), 이때, 반대편은 뚜껑이 들리게 된다(열기 배출 = 숨구멍 및 굴뚝 역할 ).
6. 개완 뚜껑 꼭지에 검지 손톱 등으로 고정하여, 개완 테두리 중앙 수평 상태로 엄지와 중지로 고정시킨다.
7. 이때, 약지는 중지의 뒤에서 역시 개완 테두리에 고정시킨다.
8. 이때, 새끼손가락(소지)은, 개완 테두리에 고정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1) 개완이 크면, 소지로 고정 하여도 된다. 2) 아니면 소지를 살짝 공중으로 띄울 수도 있다. 3) 또 한편으론, 소지를 차를 숙우에 따르면서, 소지를 쫙 펴면서 차를 따를 숙우에 따를 수도 있다.
* 소지는 개완의 크기에 따라 사용 여부가 달라지는데, 어떻게 개완 사용법을 악히는가에 따라, 습관이 고정되기도 한다.
* 반면, 소지의 자율성은 그때의 상태에 따라 약지 뒤에서 개완 테두리를 고정하여 보조하거나, 또는 손가락을 쫙 뻗어 무게중심 역할을 하기도 한다.
9. 이렇게 개완이 손아귀에 잘 붙잡힌 상태에서, 차를 숙우에 따른다.
10. 차를 마신다.
개완은 숙달되면 모든 차를 다 우려낼 수 있는 차도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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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완에 우린 차는 고려다원 '황차'를 사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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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은 '독락차도' 게시판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