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별이라면 나는 저 우주 공간 은하 속에 있는 것이리라.
저 은하를 이루는 별들이 이천억 개라면 나는 그 중 한 별이리라.
내가 은하 속에 있다면 나는 왜 거기 있는 것일까?
아내가 어린 소녀 시절의 경험담을 들려줄 때 거기엔 가슴 뭉클하게 하는 무엇인가 있었다.
어느 날 밤 시골 마을 평상에 앉아 별을 바라보던 소녀에게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
"왜 사람은 한번 태어나서 죽어야만 하는 것일까? 계속 살 수 없는 것일까...?"
생각하며 눈가에 눈물이 맺혔었다는 이 이야기엔 슬프지만 아름답고, 아름답지만 슬픈 요소가 있다.
아내의 말을 들은 후 나 또한 아내에게 들려준 경험담은 이렇다.
다섯 살인가 여섯 살 때 어머니가 방에서 뜨개질을 하고 계셨는데, 나는 조심스럽게 죽음에 관해서 물었다.
나 : 엄마, 왜 어떤 사람은 죽어요?
엄마 : 어떤 사람만이 아니라 때가 되면 사람은 다 죽는 거야.
나 : 그럼 엄마도 죽어요?
엄마 : 그럼!
나 : ......
놀라움에 겨워 잠시 어머니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던 아이는 갑자기 방바닥에 쓰러져 떼굴떼굴 구르며 울었다.
그때 미소 띤 얼굴로 어머니가 아이를 일으켜 세우시고는 이런저런 말로 위로하셨던 이 사건.
애들은 미꾸라지 잡으러 냇가로 가고
애들은 새둥지 따러 산으로 가고
나 혼자 굴렁쇠를 굴리던 보리밭 길
여섯 살배기 아이의 뺨에 무슨 연유로 눈물이 흘렀는가.
싸운 것도 아니고 돌부리에 채인 것도 아닙니다. 대체 그 대낮의 허공 속에서 나는 무엇을 보고 느꼈을까요?
아이에게는 신과 다름없는 어머니와 나에게도 거리가 있다는 것을 그날의 눈물이 가르쳐준 것입니다.
이 어령/지성에서 영성으로
우리에겐 한번 이상 이 비슷한 경험들이 있지 않을까?
다른 이들도 그렇겠지만 내게도 어려서부터 모든 사물에 ? 마크를 붙이는 습관이 있었다.
왜? 왜 그런 것일까?
왜 존재하는 것일까? 왜 우리는 이 세상에 태어나서 왜 살아야 하는 것일까?
이 세상은 무엇하는 곳일까? 우리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일까?
이 세상에서 최고 절대의 가치는 무엇일까? 등등.
청소년 시절 나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존재의 의미를 탐구하는 내 인생 최고의 씨름에 돌입했다.
그것은 이 우주의 핵이었다. 그런데 이 우주의 먼지만한 지구에서 지구의 먼지만한 내가
감히 이 우주의 핵을 건드린다는 사실이 왜 필요하며 그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한 인간으로서 그것을 왜 알아야 하는 것이며 알아서 뭘 하겠다는 말인가?
무엇이 순박한 시골 소녀의 눈망울을 적시게 하며,
무엇이 보리밭을 지나던 여섯 살배기 소년의 뺨 위로 눈물이 흘러내리게 했는가?
무엇이 대여섯 살배기 어린이가 방바닥을 뒹굴며 울게 만들 정도로 그 가슴에 쇼크를 일으킨 것인가?
이것이 구도요 구도의 시작이다. 인간은 구도자요 구도자여야 한다.
존재를, 인생을, 세상을, 죽음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생각해야만 하는 나그네인 것이다.
존재를, 인생을, 세상을, 죽음을 생각하지 않는 인간은 인간이라고 할 수가 없다.
그러나 참 구도는 그리스도 안에 있다.
그리스도 밖에서의 구도는 인간으로 하여금 인간의 궤도를 이탈하여 빗나간 호기심의 인간을 만든다.
그리스도 안에서 복음이 가르쳐 준 영생을 위한 구도의 궤도는 예수 그리스도 자체이시다.
우리는 하나님이 이 우주라는 광대한 지대 속 지구라는 학교에 태어나게 하셔서
이 학교 생활을 하는 동안 우주의 창조자와 구속자를 알고 그분의 뜻이 무엇인지 배우고,
그분의 사랑이 어떤 것인지도 배우며, 그분의 영광을 위하여 산다는 존재의 목표를 실현하다가
영원히 그분과 함께 살기 위하여 그분께로 돌아가는 것이라는 진리의 도를 배우는 구도자인 것이다.
2024. 5. 3
이 호 혁
첫댓글 이 학교생활을 은혜속에서 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제 얘기가 들어가니 더 감회롭고 감사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