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쓰시겠다 하라
마가복음 11:1~11
“만일 누가 너희에게 왜 이렇게 하느냐 묻거든 누가 쓰시겠다 하라 그리하면 즉시 이리로 보내리라 하시니”(막 11:3)
250장(구주의 십자가 보혈로), 140장(왕 되신 우리 주께)
주님의 예루살렘 성에서 보낸 고난 주간의 첫 날은 종려 주일이라고 부릅니다. 예수님께서 자신이 구약 성경 스가랴서에서 예언된 이스라엘의 왕 약속의 목자이심을 모든 사람들 앞에서 친히 선명히 보여주시려고 사람들이 종려나무 가지를 꺾어 흔드는 중에 성에 당당히 입성하신 날입니다. 예수님은 그 입성식을 위하여 두 사람의 제자를 미리 보내어 맞은 편 마을 벳바게 입구에서 매인 나귀와 그 새끼를 보게 되면 풀어서 가져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주인들이나 누군가가 왜 그렇게 끌고 가느냐고 물으면 “주가 쓰시겠다”고 하라고 말하라고 했습니다. 이에 순종하여 두 제자가 맞은편 마을로 갔더니 놀랍게도 주님의 말씀대로 그렇게 나귀와 나귀 새끼가 매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 일은 예수님께서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을 다 알고 계심을 보여줍니다. 무엇이 어디에 있는지도 다 알고 계시는 것입니다. 사람이나 짐승이나 나무가 어디 있는지도 알고 어떤 사건이 벌어질지도 다 알고 계십니다. 우리는 전혀 모를 때가 많지 않습니까? 골목길 저 너머에 어떤 사람이 걸어오는지, 어떤 차가 달려오는지, 어떤 강아지가 튀어나오는지 전혀 모릅니다. 내일 일어날 일을 우리는 전혀 모릅니다. 그러나 주님은 이 모든 것을 다 알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우리의 모든 상황, 우리의 모든 미래, 우리의 모든 것들을 주님께서 다 알고 계시고 이 모든 상황을 다 다스리고 계심을 믿읍시다. 다윗이 시편 32편 15절에서 “나의 앞날이 주의 손에 있사오니”라고 고하면서, 자기의 삶을 지켜달라고 자기를 해치려는 자들의 손에서 자기를 건져달라고 주님께 간구한 것처럼, 우리도 모든 것을 다 알고 계시고 다스리고 계시는 주님께 우리 삶을 맡기고 도우심을 청하는 하루 하루가 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종려 주일에 주님께서는 그 나귀 새끼를 자기에게 가져오라고 하시면서 주인에게 “주가 쓰시겠다”라고 대답하라고 하셨습니다.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 것은 엄연히 세상 모든 물건들이 다 주인이 있지만 주님이 그 모든 물건의 소유권자요 주인이시라는 뜻입니다. 그리하여 그 물건의 사용권한이 주님께 우선순위가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나귀의 인간 소유권이 분명 있었지만 주님은 그 나귀를 지금 쓰시겠다고 당당하게 요구하셨던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주님께서 모든 만물의 주인이십니다. 소유권과 사용권한이 주님께서 있습니다. 그러므로 주님께 요구하시면 언제든지 그의 뜻대로 내어줌이 마땅한 것입니다. 나귀 주인은 그 점을 잘 알고 있었던 신자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주님의 제자 두 사람이 “예수님께서 쓰시겠다”라는 말씀을 하자마자 두말 없이 곧 내어드려서 주님께서 쓰실 수 있게 하셨습니다. 이처럼 우리들에게 주님께서 무엇인가 요구하실진대, 기꺼이 우리의 재능, 우리의 건강, 시간, 지식, 재물, 인간관계 등을 즐거이 주님 손에 내어드려야 하겠습니다.
한 가지 더 우리가 기억할 점은, 주님께서 예루살렘 입성 식 때에 타고가는 것으로 어린 나귀 새끼를 고르셨다는 점입니다. 왕에 어울리는 화려한 가마나 위세 등등한 병거를 탄 것이 아니었습니다. 더 키가 크고 잘 생긴 애굽의 종마를 고르신 것도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어린 나귀 새끼를 고르시어 그것을 타고 가신 것은 예수님의 겸손하신 성품, 온유하신 성품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 할 것입니다. 주님께서 타고 가시기에 편하신 짐승이 바로 이렇게 지극히 평범하고 연약하고 조용하고 순종하는 나귀 새끼였다는 것은 주님을 섬기는 우리들에게 용기와 격려를 줍니다. 한번도 사람이 타지 아니한 나귀 새끼는 왕초보를 가리킵니다. 이처럼 주님은 자신의 제자로 부른 자들이 바로 갈릴리의 어부와 세리였습니다.
이처럼 주님은 부족하고 연약하고 약점 투성이인 우리들을 부끄러워하지 않으시고 자기의 제자로 맞아들이셨습니다. 주님은 부족한 우리를 절대로 부끄러워하거나 외면하지 않으시고 지금도 우리와 함께 하시고 사용하신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주님을 그 어떤 경우에도 부끄러워하지 말고 주님께서 우리를 필요로 하실 때 우리의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주님의 손에 우리 자신을 내어드려서 쓰임받기를 기뻐합시다. 우리 자신을 볼 때에는 정말 자격이 없지만, 주님은 그런 우리를 불러 쓰시겠다고 하시니 참으로 고맙고 감격스럽습니다. 지금까지 그러하신 것처럼 남은 생애에도, 왕이신 주님을 모신 작은 나귀 새끼로서 주님 모신 것을 최고의 행복과 영광으로 알고 주님께 드려 우리를 쓰임받는 복된 성도님들 다 되시기 바랍니다.
기도합시다.
주님, 지금도 주께서 꼭 필요한 때에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알고 계십니다. 주님은 우리 생명과 우리 모든 소유의 참 주인이시니, 주님께서 쓰시겠다 말씀하실 때 아니라 할 자가 누가 있겠습니까? 주여, 우리가 여기 있사오니, 주님께서 쓰시고자 하실 때 언제든지 붙들어 원하시는 대로 마음껏 우리를 쓰시옵소서. 그리하여 오직 주님만이 지극히 높임받으며 호산나 찬양을 받으시옵소서. 우리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