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1월에 벌어진 중앙대 대 기업은행 간의 경기영상에서 추출한 GIF 영상입니다.
중앙대는 한기범, 김유택, 허재... 빅 3가 대학 최전성기를 누리던 시절이고,
기업은행도 김남기, 최철권, 이민현... 3인방을 앞세운 괜찮은 팀이었습니다.
대학 2학년을 마쳐가던 21살 허재의 풋풋한 활약상 몇 개를 올립니다.
1. 빠른 돌파와 체공력을 이용하는 앨리웁 플레이
순식간에 치고 들어가는 돌파 속도... 무섭죠.
세 명의 수비수가 따라갈 생각도 못하고 당합니다.
그리고 대학시절에 정말 자주 성공시키던 앨리웁 플레이.
점프의 높이도 좋았지만, 체공력과 타이밍이 더 돋보입니다.
2. 최고의 공격 리바운드 능력을 갖췄던 스윙맨
허재, 김유택, 한기범이 공략하는 상대팀 골밑은 쑥대밭이 되기 일수였죠.
한기범과 김유택은 높이로, 허재는 돌고래처럼 치솟는 탄력과 무지막지한 힘으로...
중앙대는 거의 모든 경기에서 오펜스 리바운드 만큼은 항상 우위를 가져갔습니다.
두 플레이 모두 허재가 한기범 선수에게 넣어준 아름다운 엔트리 패스로부터 시작됐죠.
3. 수비진영 가르기 (Split the Defense)
허재가 고등학교 2학년 시절부터 자주 사용하던 돌파 옵션이죠.
두 명의 '헷지'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며 그 앞을 가로막는 수비수 앞에서 훼이크!
4. "허재... 절루 가"
현역시절, 대학시절의 허재와 가장 비슷한 농구를 구사하셨던 김동광 감독.
현역에서 은퇴하고 2~3년 밖에 안됐던 저 당시엔 기업은행의 사령탑이었죠.
중앙대의 속공 상황에서 허재가 총알처럼 골밑으로 달려들어가자,
백코트하던 최철권에게 "허재(가) 절루(저리로) 가!" 라고 소리침으로써,
최철권에게 수비방향을 지시했는데... 이게 주효해서 최철권이 스틸에 성공합니다.
첫댓글 한국농구에서 혼자 수비를 구멍내버리는 가드가 있다는게 너무나 대단합니다
진짜...젊었을때는 대통령이란 수식어가 딱 맞죠....스피드가 차원이 다릅니다..탄력도 그렇고요....ㄷㄷ
차원이 '달랐죠', '틀린게' 아니고요.
정말 아시아에선, 르브론같은 하드웨어로 조던처럼 농구한 선수였습니다.
수정했습니다..저도 한국농구에서 가장 좋아하는 선수가 허재옹인데...진짜...예전 기아 헤이터들의 마음 충분히 이해가겠더라구요.......뭐...전혀 질거 같지가 않았어요 ㄷㄷㄷㄷㄷㄷ^^
허동택 트리오가 나이가 들어서 매번 지긴했지만 항상 연세대의 멤버들과 비슷한 나이대였다면 어땠을까 생각했습니다ㅜㅜ이런 허재도 말년에는 연세대에게 당하죠ㅜㅜ
지금의 젊은 가드들이 각자 하나씩 가지고 있는 장점을 거의 모두 두루갖추고 있었던것 같네요.
힘, 스피드, 운동능력, 슛, 수비, 체력, 정신력 등등,
늘 궁금했던게 나이는 만으로 올리시는건가요?? 오늘도 글 잘보고갑니다 ~~^^
나이는 별 생각없이 대중없이 씁니다.
한두 살 차이가 별로 중요한 요소란 생각이 들지 않아서요.
허재가 65년 9월생이고, 이 경기는 86년 1월에 있었으니 그냥 21세라고 쓴 겁니다.
역시 디테일한 분석, 글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박사님도 선수 커리어가 있다고 알고 있는데 혹시 허재와 직접적으로 맞대결 해보신 적은 있으신지요??
예, 고등학교 때 두 번 코트에서 마주친 적이 있고 수비해본 적도 있습니다.
명불허전인지요?? 허재를 직접 막아본 박사님의 평가가 궁금해지는군요 ㅎ
그냥 무지하게 힘이 세고 빨랐다는 기억 밖에 없습니다.
4번째 움짤에 속공달려나가는 스피드보면 지금의 김선형과 맞먹는 정도로 보이네요 좋은자료감사합니다~
댓글에 연세대 이야기가 나와서 그런데 ... 어린시절 기억 되살려보면 기아 랑 허재 는 유독 연세대를 많이 힘들어했던 기억이 납니다. 서장훈 선수 들어오기 전에도요. 그때 어렸지만 처음 연세대 알기 시작한 무렵에는 무섭게 3점슛 쏴대던 문경은 선수가 슈퍼에이스였는데 오히려 문경은 선수는 고학년이 될 수록 위력이 반감한 느낌이고 서장훈 들어온 후부터 이상민 우지원 김훈 ... 의 선수들이 실력으로도 문경은 선수와 근접하게 두각을 나타냈던 기억이 납니다.
특히나 이상민 선수는 허재 선수만 만나면 승부욕 불타 오르는게 그때도 보였던것 같습니다. 이상민 선수 특유의 이 악문 얼굴, 허재 선수에게 기세 싸움에서 지지 않으려는게 보였습니다. 경기 초반에 그 불꽃 활활 타올랐다가 체력이 안되서 그런지 결국엔 허재선수가 연세대 본진을 털지만 연세대 선수들도 그에 뒤지지 않고 여러선수가 골고루 기아자동차 아저씨들을 괴롭혔죠. 당시 제 부친께서 기아자동차에 재직 중이셨기에 회사에서 나오는 티켓으로 직접 경기장 가서 많은 경기 관람했었는데,
연세대와의 경기 중 가장 인상깊었던건 .. 기아자동차 .. 설립기념일인가... 회사 사원들 모아놓고 이벤트로 기아산업 vs 연세대 경기였습니다 ... 이 경기에서도 접전에 접전을 거듭한 결과 ... 기아산업 설립 기념 이벤트 경기에 ...초청되온 연세대가 기아를 이겨버리는 참사가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 서장훈 선수 없는 연세대였고 제가 어린 나이여서 이때만 해도 기아 자동차 선수들만 줄줄 뀄지 나머지 팀 선수는 진짜 슈퍼에이스 한명씩만 알던 시절인데 ( 예 : 현대 이충희와 노랑머리 깡패 이런식으로...그외 삼성 김현준 김진 ... 연세대 문경은 ... ) 허재랑 문경은 둘 만 집중해서 보는데도 참 명승부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라이벌 심리로 초장거리 3점 서로 곧바로 주고 받기도 나왔던거 같고 ... 어쨌든 .. 허재 선수 커리어에서 가장 패기넘치게 라이벌 의식 가지고 경기 임해온 연세대 선수들과의 인연은... 문경은의 연세대로 시작되어서 나중엔 서장훈과 이상민 선수가 재학중에도 또 졸업후에도 허재선수에게 나름의 라이벌 선수로 라이벌 의식 가지고 경기에 임해주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프로로 전환된 뒤 허재 선수 기량이 급격히 쇠퇴하긴 했지만. 이상민 선수 팀이랑 붙으면 웬지 모르게 서로 라이벌리 불타오르며 재밌었던것 같습니다. 프로에선 이상민의 승리가 더 많았지만요.
박사님 덕분에 멋진 글과 자료 잘 보고 어리 시절 추억과 느낌 잠시 기억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김동광 아저씨.... 고대 67학번이신 우리 아버지와 가장 친한 후배신데... 혹시 67~71년 사이의 영상도 갖고 계신가요?
저희 아버지 플레이도 참 궁금하긴 합니다 ㅎㅎㅎ
67~71년 사이의 한국농구 영상은 아마 이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겁니다.
안타까운 현실이죠. 신동파 옹의 슈팅 장면 정도는 영상으로 남아있어야 하는데...
아 당시 기업은행은 현대 삼성 중대와 더불어 4강팀이었죠 중대와 기업은행이 상당히 백중세의 전력이었는데 중대가 거의 이겼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가끔 기업은행이 삼성을 잡곤 했던 것으로 기억나는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근데 기업은행이나 중대나 현대에겐 약했던 상성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사실 저 85~86시즌도 중대가 올라갔지만 현대에겐 역부족이었고 차라리 (비록 하향세의 노장들이었지만) 삼성이 올라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곤 합니다
80년대 초중반, 한국 성인농구 최고봉은 현대였으니까요.
삼성이 라이벌이었다곤 해도, 한두 끗 차이로 현대가 우위였습니다.
기업은행은 다른 세 팀에 비해 센터진이 너무 취약했었고요.
그리고 선배들의 텃세와 심판들의 장난질만 없었다면,
중대도 현대를 꺾고 충분히 우승할 수 있었던 시기가 저 86 시즌이었죠.
김유택, 한기범이 골밑에서 선배들에게 너무 많은 수모를 당했고,
허재에게도 심판 판정이 매우 불리하게 불리곤 했었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팀 최초로 농구대잔치 준우승을 일궈냈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