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여러 시 중에 가장 부드러운 시는 귀신사라는 시라 한다.
"이 바람 하나로도 이 절에 오기를 잘 했다."
귀신사는 뒤꼭지가 아름다운 절이다.
사람은, 최고의 사람은 뒤꼭지가 아름다운 사람이다.
아무리 사주 관상이 좋아도 그 사람 지나갈 때 뒤꼭지에 대고 저 사람
귀신이 안 잡아가나 그런 말을 듣는다면 그 사람의 잘 생긴 얼굴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바로 그런 뜻을 새기면서 귀신사 탑전을 올라가는 것이 첫째 보물이요
두번째 중요한 보물이 있는데 이것은 대적광전 앞마당에서 바람차를
마시는 것이다. 바람차 마셔 본 적이 있는가?
내가 만난 바람 중에 귀신사 앞마당의 바람이 가장 부드럽고
마음을 평화롭게 한다.
"여러분 아십니까? 우리 바람차 한번 마셔봅시다.
귀신사는 그렇게 눈에 보이는 보물도 있고 안 보이는 보물도 있다.
이렇게 귀신사에는 보고 아는 사람만 알고 보는 보물이 많이 있다.
오늘 이 두가지를 챙겨 가시기를 바란다는 당부에 대중앞에서
특별히 제일 좋아하는 심봉사 눈뜨는 장면을 들려드리고자 하는 물님
심봉사가 눈을 뜨니까 그 자리에 있던 봉사들, 오고 있던 봉사들
조선 팔도에 눈먼 짐승들까지 눈을 떴다.
오늘 여러분께 심봉사 눈뜨는 장면 들려드릴 명창을 데리고 왔다.
영광님은 심봉사 눈 뜨는 장면을 온 정성과 힘을 다해 부릅니다.
모두가 평화롭고 행복한 세상 오시기를 소리쳐 외칩니다.
마음의 눈, 심령의 눈, 몸의 눈이 번쩍 뜨여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