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립트
<양들의 침묵> 영화 사이코를 능가하는 초 공포 추리소설
책소개
독일 사이코스릴러의 진수를 보여주는 아르노 슈트로벨의 작품 『스크립트』. 사이코스릴러라는 쉽지 않은 장르로 유럽을 휩쓸었던 작가의 장점을 잘 보여준다. 여성을 납치해 피부를 벗겨 그 위에 소설을 써서 보낸다는 충격적인 사건을 다루고 있다. 끔찍한 사건에 휘말린 피해자, 비상식적인 사건을 벌이는 범인, 범인을 쫓는 추적자라는 세 가지 관점으로 이야기를 그려나간다.
어느 토요일 아침, 이상한 소포를 받은 여대생 니나. 소설의 첫머리가 쓰인 이상한 ‘캔버스’를 유심히 들여다보던 니나는 그것이 인간의 피부임을 알고 소스라치게 놀란다. 한편, 대형 신문사 대표의 딸이 납치된 사건을 수사하던 마티센과 에르트만 형사는 이상한 소포 안에 들어 있던 피부에 납치된 여성과 똑같은 문신이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수사가 진행되면서 인간의 피부에 소설을 써 보내는 사건이 어느 소설의 내용을 그대로 따라 한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는데
2011년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의 등장 이후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한 독일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작가가 찾아왔다. 아르노 슈트로벨은 스릴러 소설 중에서도 특히 밀도가 높은 사이코스릴러 장르만을 고집하는 작가로, 독일에서는 이미 수많은 독자들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마흔이 다 된 늦은 나이에 소설을 쓰기 시작한 아르노 슈트로벨은 자신의 작품을 자비로 출판하면서도 작가의 꿈을 버리지 않았다. 초판은 1000부밖에 인쇄되지 않았던 그의 첫 작품은 읽은 이들의 입소문을 타고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바닥이 난다. 그리고 곧이어 한 작은 서점에서 그의 작품을 우연히 접한 대형 출판사 대표에 의해 정식 출간되기에 이른다.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대중에게 공개된 아르노 슈트로벨의 작품들은 미스터리 스릴러 마니아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그를 단숨에 사이코스릴러의 대가 자리에 올려놓았다.
아르노 슈트로벨의 작품 중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스크립트》는 다소 강하게 느껴질 수 있는 내용을 다루는 사이코스릴러만을 고집하는 그가 유럽을 휩쓸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인지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여성을 납치해 등의 피부를 벗기고, 그 위에 소설을 써서 보낸다는 충격적인 사건을 다루고 있는 이 작품에서 저자는 사건에 휘말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을 받게 되는 피해자,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잔인한 행각을 벌이는 범인, 그리고 그 범인을 쫓아야 하는 형사의 세 각도에서 절묘하게 이야기를 풀어간다. 빠르고 과감한 전개, 다소 자극적이지만 사실적인 묘사가 돋보이는 《스크립트》는 넬레 노이하우스의 감성적이고 섬세한 작품과는 조금 다른 독일 스릴러의 또 다른 재미를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아기자기하고 감성적이기만 한 미스터리 작품에 질린 독자들, 특히 ‘강한 작품’을 찾아 헤매던 이들에게는 오랜만에 찾아온 단비 같은 소설이 될 것이다.
범인만이 아니다, 모두가 미쳐가고 있다
평범한 여대생 니나 하르트만은 어느 날, 이상한 소포를 받는다. 소포 안에 있던 것은 소설의 첫머리가 적혀 있는 ‘캔버스’. 그것을 유심히 들여다보던 니나는 소스라치게 놀라고 만다. 그 캔버스가 인간의 피부로 만들어진 것이었기 때문이다.
한편, 함부르크의 대형 신문사 대표의 딸이 납치된 사건을 수사 중이던 마티센과 에르트만 형사는 이상한 소포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소포 안에 들어 있는 인간의 피부에 납치된 피해자와 똑같은 문신이 있다는 것이다. 니나를 찾아간 두 형사는 소포가 하필이면 그녀에게 배달된 이유를 캐묻지만, 니나는 모른다고 대답할 뿐이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인간의 피부에 소설을 써 보내는 이 사건과 완전히 동일한 사건이 등장하는 소설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심지어 전에도 같은 작가의 소설을 모방한 살인 사건이 발생한 적이 있다는 것이다.
마티센과 에르트만은 소설의 작가인 크리스토프 얀을 조사하지만, 별다른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한다. 작가뿐 아니라 작품을 담당했던 편집자, 출판사의 관계자, 책을 판매하는 서점의 주인 등, 이 사건으로 인해 이득을 볼 수 있는 인물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용의자의 수는 늘어만 간다. 이렇게 경찰이 제대로 된 단서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와중에 또 다른 여성의 시체가 발견된다. 등의 피부가 처참하게 벗겨진 채 발견된 시체의 이마에는 소설의 챕터를 표시하는 숫자가 새겨져 있다. 그것은 발견되지 않은 피해자가 아직 남아 있다는 사실을 의미하는데…….
상식을 벗어나는 끔찍한 범죄를 마주하면 피해자와 가해자뿐 아니라, 사건을 쫓는 추적자도 정상적인 정신 상태를 유지하기 어렵다. 사이코스릴러를 표방하는 《스크립트》에서 작가인 아르노 슈트로벨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이렇게 ‘거대한 악’을 앞에 두고 점점 무너져가는 인물들의 심리이다. 광기가 점점 전염되어 퍼져가는 상황, 특히 그것을 직접적으로 접하는 피해자의 심리에 대한 묘사는 읽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히는 듯한 느낌을 들 정도로 사실적이다. 아르노 슈트로벨은 피해자와 추적자의 시점을 교차시키는 구성을 통해 읽는 이의 긴장감을 자유자재로 조율하면서, 이야기의 결말에 이르렀을 때 느끼게 될 카타르시스를 극대화한다.
범죄를 일으키는 것도, 해결하는 것도 결국 인간
《스크립트》를 이끌어가고 있는 두 주인공, 마티센과 에르트만은 기존 작품들에 등장하는 형사들과는 조금 다른 현실적인 인물들이다.
먼저 작품의 실질적인 화자이자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에르트만은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완벽하다기보다는 단점을 많이 가진 인물로 묘사된다. 마초적인 데다가 다혈질이고, 상당히 속물적인 근성까지 가진 그는 여자인 마티센이 상사라는 사실에 불만을 가지면서도 마티센의 매력적인 모습을 보면 또 흑심을 품기도 한다. 어떤 의미로는 주인공치고는 멋진 구석이 없다 싶지만, 그만큼 현실적이고 친근감을 주는 인물이다. 위험한 사건을 쫓는 와중에도 딴생각을 하고, 몸을 사리기도 하지만 정말 중요한 순간에는 앞만 보고 달려가는 추진력으로 이야기 전체를 이끌어간다.
또 한 명의 주인공인 마티센은 난데없이 사건본부를 이끌어가야 하는 무거운 역할을 떠안고, 그것을 수행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이다. 처음에는 차갑고 완벽한 여자처럼 보이지만, 알고 보면 자신의 약한 부분을 감추기 위한 위장이라는 것을 곧 알게 된다. 완벽하려 노력하지만, 실수를 해서 당황하기도 하고 끈질기게 따라다니는 과거의 과오 때문에 곤란한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처음에는 경찰로서 자신의 여성성을 부정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던 마티센은 에르트만을 만나면서 점점 마음을 열게 된다. 에르트만의 허세를 날카롭게 지적해서 읽는 이의 속을 시원하게 해주거나 그가 놓친 단서를 찾아내기도 하면서, 정말 중요한 상황에는 놀랄 만한 통찰력과 지휘력을 발휘하며 점점 경찰이자 상사로서 발전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유능하지만 아직 사람을 다뤄본 경험이 적은 마티센과 행동력은 있지만 섬세함이 부족한 에르트만이 콤비를 이루어 상사와 부하로서, 그리고 경찰로서 성장해나가는 모습은 《스크립트》에서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또 하나의 큰 축이라고 할 수 있다. 부딪치면서도 인간적으로, 그리고 이성으로 서로에게 끌리는 이 두 주인공의 관계가 어떤 식으로 발전할지 지켜보는 것 또한 이 작품을 읽는 또 하나의 재미를 제공한다.
[줄거리]
평범한 여대생 니나 하르트만은 어느 토요일 아침 이상한 소포를 받는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캔버스’ 위에 쓰인 소설의 첫머리. 그것을 유심히 들여다보던 니나는 소스라치게 놀라고 만다. 그 캔버스가 인간의 피부로 만들어진 것이었기 때문이다.
한편, 대형 신문사 대표의 딸이 납치된 사건을 수사 중이던 마티센과 에르트만 형사는 이상한 소포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소포 안에 들어 있던 인간의 피부에 납치된 여성과 똑같은 문신이 있다는 것이다. 수사가 진행되면서 인간의 피부에 소설을 써 보내는 이 끔찍한 사건이 사실 어느 소설의 내용을 그대로 따라 한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소설을 쓴 작가, 담당했던 편집자, 출판사 관계자, 서점 주인……. 이 사건으로 인해 이득을 볼 수 있는 인물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사건은 점점 복잡해져만 가고, 뒤이어 또 다른 여성의 시체가 발견된다. 등의 피부가 처참하게 벗겨진 채 발견된 시체의 이마에는 소설의 챕터를 표시하는 숫자가 새겨져 있는데…….
첫댓글
일송정님
풍걸님도 칠십에
멋진 대하소설 쓰시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