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의 오늘까지 게시되는 "전설3[일루전 ILLUSION]제2부 은신"은 위대홍 목사를 강사로 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는 밀양의 한 교회에 전매리 일행이 몰래 참석해서 그의 설교를 듣습니다. 내용은 삼팔 이북에서 바로 현재에 벌어지고 있는 교회 핍박과 토지 개혁을 둘러싼 참상을 폭로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회중 중의 한 남자 신도와 여자 신도가 번갈아 목사의 설교를 비판하고 중지하라고 소리칩니다. 그런 소란이 벌어지는 것을 잠시 목도하다가 이들 일행은 교회를 빠져나와 대구로 돌아옵니다.
---------------------------------------------
왜옥동네의 전설•3
일루전ILLUSION
제2부은신 (제103회)
8. 반공 목사 위대홍-8
우리는 권 변호사의 사무실에 들어섰습니다.
그 시간에 변호사는 사택으로 들어갔으므로 사무실은 아주 안전한 장소였습니다.
그날 거기서 곽 선생을 거의 달포 만에 다시 해후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여러 해 만에 만난 듯했습니다. 거기 사공영춘도 있었습니다.
곽 선생의 모습은 참으로 후줄구레했습니다. 수염도 제대로 깎지 않아서 그런지 몰라도 볼이 더욱 훌쭉해 보였습니다. 가슴이 저려왔습니다.
-어디에서 뭘하고 지내다가 나타난 것인가?
도착한 그 밤에 우리는 잠잘 생각도 없이 위 목사를 처벌하는 몇 가지 방법을 놓고 곽 선생과 엄차열과 사공영춘 세 사람의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가장 극단적인 방법으로서 목사의 입을 영구히 봉해버리는 것이고, 두 번 째는 목사를 납치 징벌한 후 다시 활동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받고서 방면하는 방법, 세 번째는 가족을 납치해서 외부 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협박하는 방법을 두고 실현 가능성과 효과를 검토했습니다.
가장 효과적인 것은 당연히 극단적인 첫 번째 방법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살인 사건이 되었을 경우 사회적으로 충격적 파장이 커지면서 좌익 활동에 대한 인민의 신뢰에 금이 가게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경찰력을 크게 자극하여 추적이 맹렬해지게 될 가능성이 높아 조직 전체로 하여금 다시 지하로 내려가야 하는 부담이 따를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더구나 민애청은 아직 조직이 완비되었다고 말할 수 없는데다가 조직 존재의 목적이 따로 있는데 그 목적을 이루기도 전에 그 조직의 정체를 드러내어야 하는 매우 위험한 부담을 안고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두 번째 방법은 효과 면에서 당분간은 첫 번째와 유사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당분간에 해당하는 것이고 자칫 반발심을 더욱 크게 하거나 원한을 사서 두고두고 기회만 있으면 오히려 더욱 더 치열한 반공 인사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염려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를 납치해서 비밀스런 장소와 공간에 감금 처리하려면 여러 가지 사전 준비가 치밀해야 하고 그가 항복할 때까지 함께 버티어낼 일이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 두 가지 방법은 결국 기독교계의 순교자를 만들거나 영웅을 만들어 줄 가능성도 높아 기독교계 전체를 철저한 대결 세력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단계적으로 접근하기로 결정되었습니다.
일차적으로 가족을 납치해서 위협해보아 효과가 나면 그 정도에서 끝내고 효과가 없거나 일시적일 뿐 또 반복된다면 본인 납치 방법을 쓰기로 한 것입니다. 특히 본인을 납치할 경우, 납북해버리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11월 20일(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