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집 제2권 / 오언절구(五言絶句) 62수
도사 전극항을 전송하다〔送全都事德古 克恒〕
물색 보니 삼춘 봄의 시절인 데다 / 物色三春節
산하 보니 백제 땅의 하늘이구나 / 山河百濟天
이정 곁의 수양버들 가지 꺾어서 / 離亭折楊柳
요조 채찍 대신으로 선사해 주네 / 替贈繞朝鞭
[주-D001] 전극항(全克恒)
: 1590~1636. 본관은 옥천(沃川), 자는 덕고(德古)ㆍ덕구(德久), 호는 규천(虯川)이다. 전식(全湜)의 아들이다. 1624년(인조2) 정시 문과에 병과로 급제하였다. 1636년에 병자호란이 일어나자 인조를 호종하여 남한산성으로 들어가려 했으나, 서울을 지키라는 왕명을 받고 다시 돌아왔다가 전사하였다. 《승정원일기》 인조 9년(1631) 3월 14일 기사에 전극항이 전라 도사(全羅都事)에 임명된 기록이 나온다.
[주-D002] 이정(離亭)
: 길가에 있는 역정(驛亭)인데, 멀리 떠나는 사람과의 작별은 주로 역정에서 하므로 이를 이정이라고도 한다.
[주-D003] 요조(繞朝) 채찍
: 춘추 시대 진(晉)나라의 사회(士會)가 진(秦)나라로 망명 가 있었는데, 진(晉)나라에서는 진(秦)에서 사회의 계책을 쓸까 두려워하였다. 이에 계책을 써서 사회를 진(晉)나라로 돌아오게 하였는데, 사회가 돌아올 때 진(秦)나라의 요조가 사회에게 채찍을 주면서 말하기를 “그대는 우리 진(秦)나라에 인물이 없다고 여기지 말라. 나는 진(晉)나라의 계책을 알고 있다.” 하였다. 《春秋左氏傳 文公13年》
[출처] 한국고전번역원 | 정선용 (역) | 2013
◎ 동명집[東溟集]
정의
조선 중기의 문인 정두경(鄭斗卿)의 시집.
개설
목판본. 11권 3책. 간행연대는 미상이나 권두에 1646년(인조 24)에 쓴 윤신지(尹新之)의 서(序)가 있다.
11권 모두가 시로서 모두 1,023수가 수록되어 있다. 이 중에 오언절구 73수, 칠언절구 328수, 오언율시 401수, 오언배율 16수, 칠언율시 196수, 오언고시 52수, 칠언고시 137수가 된다.
내용
대부분의 한시 작품들이 칠언율시가 많은 데 비하여, 칠언율시보다 짧은 형식인 칠언절구·오언율시가 70% 이상이 되어 시인으로서의 작가의 역량을 알게 해준다.
청신(淸新)하고 호준(豪俊)하다는 평을 듣고 있는 이 시들 중에 「장계곡만가(張谿谷挽歌)」·「우곡자문(又哭子文)」·「동명왕묘(東明王廟)」·「기자사(箕子祠)」·「단군사(檀君祠)」 등이 빼어나다. 또한 「영죽시(詠竹詩)」는 소식(蘇軾)의 「어잠승록균헌(於潛僧綠筠軒)」과 의경(意境)이 방불하다.
의의와 평가
이 시집은 임진왜란·병자호란 이후 사대부들의 의식 면모를 살펴볼 수 있게 한다. 특히, 「등능한산성(登凌漢山城)」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의 피해를 극복하고 왕권을 다시 이룩하여 태평성대를 이루자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어 주목이 된다.
[네이버 지식백과] 동명집 [東溟集]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