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감상
李梅窓 / 이매창
1573(선조 6)∼1610(광해군 2). 조선중기의 기생·여류시인.
부안 출신으로 황진이, 허난설헌과 함께 조선 3대 여류시인 기생신분으로 황진이와 쌍벽을 이루었다
혹자는 허난설헌을 빼고 평양기생 김부용(金芙容)과 함께 조선 3대 여류시인이라고도 한다
황진이가 6월의 장미같은 열정적인 시인이라면 이매창은 3월의 매화같은 은은한 향기를 지닌 시인이었다
1594년 부안에 내려왔다가 매창을 처음 만난 유희경. 그는 천민 출신으로 출세가도의 시인이자 인간적인 문인으로
서로의 연인 사이, 그러나 2년 뒤 다시 한양으로 올라가면서 매창과 이별하게 됩니다.
그 때 매창의 나이 방년 21세. 유희경은 매창의 가슴에 깊은 정을 남겼고 그 정은 매창의 시심으로 피어나 유희경과
의 애틋한 사랑을 읊은 시가 바로 이화우(梨花雨)이다
매창은 봄날 흩날리는 배꽃을 보고 이를 ‘이화우(梨花雨)’라고 표현할 정도의 시심을 가진 여류 시인이었습니다.
이화우 흩날릴제 울며잡고 이별한 님
추풍낙엽에 그도 날 생각하는가
천리에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 하도다"
매창이 이러할 진대 그립기는 유희경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몸은 한양에 머물고 있었지만 그의 마음은 늘 매창이 살고 있는 부안으로 달려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娘家在浪州(낭가재낭주) 그대의 집은 부안에 있고
我家住京口(아가주경구) 나의 집은 서울에 있어
相思不相見(상사불상견) 그리움 사무쳐도 서로 못 보니
腸斷梧桐雨(장단오동우) 오동잎에 비 뿌릴 제 애가 탄다오.”
매창은 그리움의 소재를 ‘이화우(梨花雨)’로 표현했다면, 유희경은 ‘오동우(梧桐雨)’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멋진 표현이고 아름다운 그리움입니까?
덤으로 이매창의 청계라는 한시를 올려봅니다
聽鷄 청계 / 李梅窓 이매창:
瓊苑梨花杜宇啼 경원이화두우제
예쁜 뜨락 배꽃 피고 두견새 우는 밤
滿庭蟾影更凄凄 만정섬영갱처처
마당 가득 내린 달빛 더욱 더 처량하네
相思欲夢還無寢 상사욕몽환무침
그리운 님 꿈 꾸려하나 잠은 되레 오지 않아
起倚梅窓聽五鷄 기의매창청오계
매화 핀 창에 기대니 새벽닭 우는 소리
*瓊苑 : 예쁘게 꾸며진 동산
蟾影 : 달빛. 달에 두꺼비가 살고
있다는 전설이 있다.
五鷄 : 새벽에 우는 닭
첫댓글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