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6일. 한국의 탄생화와 부부 사랑 / 개암나무, 오리나무
♧ 3월 16일. 한국의 탄생화
* 이른 봄에 개화하는 자작나무과 나무들 : 자작나무과 3속 12종
* 대표탄생화 : 난티잎개암나무
* 주요탄생화 : 물개암나무, 참개암나무, 오리나무, 물오리나무, 사방오리
※ 3월 16일 세계의 탄생화
박하 (Mint) → 8월 14일 한국의 탄생화
서로 다름을 장점으로 이해하며 헤이즐럿 향기가 가득한 하루되세요.
오늘 한국의 탄생화는 [자작나무과]의 나무 중에 지금 꽃이 피는 [개암나무], [오리나무] 무리입니다. 꽃만 봐서는 두 나무가 비슷한데 오리나무는 큰키나무로 작은 솔방울 같은 열매를 다닥다닥 달고 있고, 개암나무는 사람 키만하거나 조금 더 큰 관목 형태라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오리나무]는 예전에 5리마다 한그루씩 심어 길의 이정표로 삼은 나무라고 합니다. 새로 개정된 국생정 자료에는 [오리나무], [물오리나무] 등 자생나무 5종과 [사방오리] 등 재배나무 2종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두메오리나무]는 개정된 국생정 자료에는 빠졌지만 설악산 등에 자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어 한국의 탄생화 목록에 첨가하였습니다.
오리나무의 꽃말은 [장엄], [위로]입니다.
오리나무들은 잎과 열매, 수피의 모양도 살짝 다른데 사방오리의 열매가 가장큽니다. 이 사방오리의 열매를 삶아서 어항에 넣어두면 어항의 수질 개선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3월의 나무. 몇 년 전 국립수목원이 정한 우리나라 3월의 나무는 [개암나무]입니다. 개정된 국생정 자료에는 [개암나무]는 목록에 없고, 잎의 생김새가 난티나무의 잎을 닮은 [난티잎개암나무]가 목록에 등재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부르는 우리나라 개암나무는 [난티잎개암나무]인 것 같습니다.
오늘의 대표 탄생화인 [난티잎개암나무]의 영어 이름은 [Asian hazel]입니다. 헤이즐? 그럼 개암나무의 열매는 '헤이즐 넛'이 되겠지요. 어디서 많이 듣던 이름이지요? 우리가 즐겨 마시는 커피 종류 중 '헤이즐넛 커피'는 커피가 원료가 아니라 개암나무 열매인 '깨금'이 주원료입니다.
깨금은 밤이나 도토리처럼 딱딱한 견과 안에 전분이 들어 있습니다. 맛은 별로 없지만 먹을 것이 없던 시절에는 요긴한 간식거리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개밤나무'로 불렸다가 [개암나무]가 되었습니다.
이른 봄에 꽃이 피는 나무들의 상당수가 그렇듯이 개암나무도 잎이 나오기 전에 꽃이 먼저 나온답니다. 그런데 암꽃과 숫꽃의 모습이 확연히 다른데요. 숫꽃은 열매가 달리듯 길쭉하게 주렁주렁 매달려 있습니다. 암꽃은 조그만 계란같은 몽실이에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빨간 꽃이 살짝 고개만 내미는 형태이지요.
암꽃과 숫꽃이 너무 달라 좀 이상하지요. 사실 꽃이라고 하기도 좀 그렇습니다. 그 다름이 오묘하게 결합하여 깨금 열매를 맺고 생명의 신비를 이어갑니다.
사실 우리 생명도 [다름의 결합]의 결과물입니다. 생명체의 근간인 세포가 전혀 서로 다른 두 생명체의 결합으로 이루어졌다는 거 아십니까? 지구 생명의 역사에서 세포가 처음 만들어진 시기는 약 20억년 전의 일입니다. 생명의 역사를 40억년이라 한다면 절반의 시기가 지났을 때이지요. 그때까지 지구 생명은 바다에만 존재하였는데 지구 최초의 생명체인 시아노박테리아 계열의 남조류가 바다를지배하고 있었습니다. 지금의 크로렐라 종류입니다. 이 아이들이 생명 활동을 하고 내뿜는 가스는 다름아닌 '산소'였습니다. '산소'는 미생물들에겐 치명적인 유해 가스입니다. 산소는 어떤 물질에 닿으면 타거나 녹슬게 한답니다. '산화작용'이라 하지요. 세탁할 때 쓰는 살균표백제 '옥시크린'의 '옥시'는 산소를 의미합니다.
대부분의 생명체들이 산소를 피하기만 할 때 산소를 이용하는 박테리아가 생깁니다. 호기성박테리아라고 하는데요, 이 아이는 오히려 산소를 운동에너지로 이용하며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20억년 전 운명의 그 어느날 산소를 싫어하는 몸집이 제법 큰 혐기성 원시세균이 이 박테리아를 잡아먹습니다. 그런데 이 원시세균은 박테리아를 소화시키지 않고 자기 몸 안에 그대로 살려둡니다. 혁명이 일어납니다. 살려준 것이 고마웠는지 몸 안의 박테리아가 산소에너지를 원시세균에게 전달합니다. 원시세균은 이제 더 이상 산소를 피하려 하지 않습니다. 원시세균은 활동성을 얻었고, 박테리아는 안전한 집을 마련하였습니다. 현재 모든 생명체의 근원인 세포가 만들어진 과정입니다. 그 박테리아는 지금 '미토콘드리아'의 이름으로 우리의 세포 안에 우리의 일부가 되어 있습니다.
식물세포는 여기에 지금은 엽록소라 불리는 '시아노박테리아'의 세 생명체의 융합의 결과이지요. 생명의 진화는 이렇게 다름의 결합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다름의 결합]
우리 부부가 그렇지 않을까요? 달라도 너무 다른 한 여성과 한 남성이 만나 가족을 이루고 자녀를 낳아 기르며 생명의 연속성을 이어갑니다.
혹시 당신의 배우자가 당신과 너무 다르지 않습니까? 그것이 정상입니다. 문제는 그 다름을 어떻게 이해하고 어떤 유용한 결합을 하고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개암나무의 꽃말은 [화해]입니다. 배우자와의 다름으로 인해 갈등 중에 있다면 [화해]를 하고 그 다름을 원시세균과 호기성 박테리아처럼 서로의 장점으로 이용해 보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20억년 전 그 때 [세포혁명]에 도전했던 그 세포들은 지금은 나무도 되고, 꽃도 되고, 물고기도 되고, 사자도 되고 그리고 우리가 되었습니다. 그 혁명에 동참하지 않았던 아이들은 아직도 세균이고 박테리아입니다.
오늘 하루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개암나무 열매로 만든 헤이즐럿 커피 향기가 가득한 기분좋은 하루되세요.
♧ ME부부 꽃배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