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뀌는 음식 문화-주방 문화
미국이 위대하다는 것은 가장 부유한 소비자로부터 가장 가난한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동일한 것을 구입하는 시대가 시작되었다는 거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코카콜라는 대통령도, 리즈 테일러도, 그리고 당신도 같은 코카콜라를 마신다. 러시아는 그러한 일을 정부의 주도로 이루자고 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저절로 일어났다.
-앤디 워홀-
그러나 곰곰이 따져보면 미국의 소비자는 대통령이나 리즈 테일러 같은 유명인사라 하더라도 스스로 원하는 것을 먹을 수 있는 선택권이 별로 주어지지 않는다.
냉전시대의 미국은 소련에 대항하여 무기를 앞세운 강력한 정부의 힘보다 미국적인 삶의 방식을 대내외적으로 선전했다. 미국의 전략은 무력보다는 공산주의의 확산을 막으려고 했다. 미국의 대외 정책도 대중소비 문화를 앞세워 전개했다. 1960년 대에 있었던 후르시체프와 닉슨의 주방 논쟁은 유명하다. 닉슨은 주방 토론에서 풍요로움은 선택의 자유, 정치적 사고의 자유와 연결시켰다.
유럽에서도 미국이 주방을 주목했다. 과학화 되고, 청결한 미국 중산층의 주방이었다. 하우스 뷰티플(house beautiful) 잡지는 미국식 주방, 주부, 가전제품 들을 자주 소개했다. 미국의 소비제품 산업은 전세계를 무대로 약진했다. 현대화된 주방 이미지가 미국을 대표하는 이미지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인스턴트 식품 같은 편리함도 미국 이미지에 가세했다. 인스턴터 식품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편리함, 근대화, 과학화를 앞세운 미국 중산층의 삶이었다.
닉슨은 발전된 제조업과 소비 문화는 미국민들에게 다양한 선택의 자유를 주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의 시장 경제는 빈부격차나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모든 미국민이 동일한 음식물을 섭취하게 했다. 이것은 위험하게도 미국을 획일화시킨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것을 미술작품으로 만든 사람은 앤디 워홀이고, 작품은 ‘캠벨 수프’이다. 미국에서 1950년 대는 패스트 푸드와 거대한 푸드 체인의 전성기였다. 1950년에 문을 연 던컨 도넛을 시작으로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1952), 맥도널드(1955), 버거 킹(1854), 피자 헛(1958) 등,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는 브랜드가 이 시기에 탄생했다. 보다 편리하고, 빠른 것을 원하는 미국민의 취향에 발을 맞춘 것이다.
이처럼 새롭게 태어난 소비식품은 전통의 레스토랑과는 달랐다. 고객들이 직접 자신이 앉을 자리와 식품을 고르도록 했다. 가장 성공을 거둔 체인점을 예로 들어보면, 모든 식자재는 대량으로 구입하고, 요리법을 완벽하게 획일화 했다. 그러면서도 고객에게는 음식을 선택하도록 했다. 이것이 미국 문화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1950년 대의 미국적인 삶은 합리성과 효율성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개인이 선택의 자유를 가지는 것이다. 맥도널드의 상업 전략이 이 사실을 잘 보여준다.
음식 문화의 산업화가 본격적으로 진행하면서 음식의 다양화 뿐 아니라 상품 판매대의 배열까지도 변화가 나타났다. 진열대에 놓여 있는 상품은 유리창을 통해서 고객이 직접 선택한는 자유가 주어졌다. 결과적으로 유리창은(쑈 윈도우)은 더욱 넓어졌다. 이것은 소비자에게 선택의 자유를 주는 듯 하지만 대부분이 중산층인 소비자는 가격에 맞추어서 선택하게 된다. 말하자면 음식 산업이 미리 정해 둔 대중적 취향을 따라가게 된다.
현대화된 주방과 각종 가전제품의 직접적인 수혜자는 미국의 중산층 여성들이다. 여성들의 가사 노동이 줄어들자 노동시장으로 진출했다. 여성들의 노동시장으로 진출은 인스턴트 식품과 주방 가전 산업을 급성장하도록 했다. 여성들이 경제적 능력이 향상되고, 자유 시간이 많아지자, 여성들은 자신들의 권리에 관심을 가졌다. 교외에 주택을 갖고 핵가족화 되면서 직장을 가지고 있는 젊은 주부들은 자녀 교육에 관심을 기울였다. 이처럼 주방의 편리화는 여러 사회적 변화를 불러왔다.
맛을 주로 선전하던 음식 상품의 광고가 세련되고 현대적인 이미지를 식품으로 광과가 바뀌었다. 주방 기계 제품이 쏟아지면서 인간의 신체가 기계의 부품화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제는 가전제품이 혼수품이 되면서 새로운 결혼 문화도 나타났다.
심리학자인 네스트 리히터는 ‘현대 사회의 결혼은 낭만적인 애착은 물론이고, 많은 바람직한 물건들이 구비되어 있어 편안한 집을 만드는 일에 여성들도 참여하게 되었다. ’
미국의 주방 문화와 음식 문화는 여러 가지 문제점도 야기하였지만, 미국의 음식 문화를 통해서 미국적인 삶의 방식이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첫댓글 아.. 저는 역사와 배경을 통해 사물과 현상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는 설렘을 이곳에서 배웁니다. 그저 감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