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편지」
구례읍에서 산동 가는 길에 있는 구만저수지에
연꽃이 피었다길래 연꽃을 보러 갔습니다.
친절하게도 연꽃밭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데크길이 만들어져 연꽃을 가까이에서 볼 수가 있습니다
이제 마악 피어나는 연꽃은 상그럽고
스치는 바람결에 연꽃향이 묻어납니다
잠자리들은 국기봉 같은 꽃몽오리에 앉아
피어라피어라연꽃 피어라 주문을 외고 있습니다.
연꽃밭길을 한 바퀴 돌아 나와
연꽃을 조망해보고 싶어 드론을 띄웁니다.
어, 저게 뭐지 드론이 높이 올라갈수록
그저 길이었던 데크가 꿈틀거리며 살아납니다.
L O V E
가슴이 뛰었습니다.
연꽃밭에 사랑을 심어 놓은 그 마음
페루의 사막에 가서 비행기를 타고 본다는
나즈카의 그림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드론이 유행할 줄 알고 미리 하늘에서 보는 사랑이라는 글씨를
연꽃밭에 새겨둔 선구적 구례 행정에 경의를 표합니다.
- 섬진강 / 김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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