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금의 순위가 여러 사람이 함께 뛰는 축구나 야구 같은 단체 운동 경기에 영웅으로 추앙되었던 마라도나를 비롯하여 메시나 호나우두 등 팀의 명성과는 관계없이 개인적으로 두드러지게 많은 보수를 받는 선수들이 있다. 영국 토트넘에서 활약하는 손흥민도 그런 선수 가운데 하나라고 들었다. 개인으로 뛰는 테니스나 골프 같은 스포츠에서도 경기에서 받는 상금이 그들의 선수로서의 입지를 말해 준다고 볼 수도 있다. 쉽게 말하자면 상금을 가장 많이 받는 선수가 현재 제일 훌륭한 선수라는 말이다. 자본주의가 무엇이든 돈으로 계산하고 환산하는 것이 관례라고는 하지만, 단지 운동선수의 실력만을 가지고 그들의 인격이 돈으로 환산되는 느낌이라 좀 민망하기도 하다. 교수 사회에도 다소 그런 풍조가 있어 어느 기회에 전국적으로 이름을 날리게 되면 다른 교수들보다 대개는 월등하게 봉급이 많았다. 옛날에는 ‘안빈낙도’(安貧樂道)라는 말이 있어 가난에 구애받지 않고 도를 즐기는 선비가 흠모의 대상이었지만 자본주의가 기승을 부리는 오늘은 풍조가 많이 달라진 것도 사실이다.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 때 국방장관으로 발탁된 ‘맥나마라McNamara)’는 젊은 나이에 포드 자동차의 사장 자리에 올랐었는데 연봉이 300만 달러였다. 그러나 한 달 뒤 그는 사장직을 내려놓고 미국 35대 대통령에 당선된 존 F. 케네디의 국방장관 제안을 받아들였다. 맥나마라는 자기를 찾아온 사람에게 “<용기 있는 사람들> (Profiles in Courage)이라는 책을 케네디 본인이 직접 쓴 거요? 아니면 다른 사람이 써준 거요?”라고 물었고 “그가 직접 쓴 것입니다”라는 답을 듣고 “그렇다면 국방장관 자리를 수락하지요”라고 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당시 국방장관의 연봉은 2만 5000달러였다고 하니 얼마나 큰 액수를 손해 보게 된 셈인가.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그의 큰 속뜻을 어찌 헤아릴 수 있겠는가마는 인간이란 좀 그런 면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우리의 삶이 아무리 힘들고 어렵다 하더라도 돈의 가치를 넘어서서 자신의 인격이나 자존심을 지키고 큰 꿈을 품어야 하는 ‘만물의 영장’임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김동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