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착한 성격, 까칠하게 바꾸려면? ＜법륜스님＞

[햇빛엽서]

               - 법륜스님 즉문즉설 -

▒ 문
저는 어렸을 때부터 착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이제 성인이 되고 사회생활을 하다보니까 좀 불리한 것 같아서
성격을 바꾸고 싶어서.. 까칠해지는 법, 무뚝뚝해지는 법, 그런 책도 읽고 그랬는데
막상 사람을 대할 땐 그게 잘 안 돼요. 어떻게 하면 빨리 바꿀 수 있을까요?

▒ 답
그냥 생긴 대로 사세요..
크게 나쁜 것도 아닌데 뭣 때문에 바꾸려고 그래요?
(저만 손해보는 것 같고.. 사람들이 이용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니에요, 자기 혼자 생각이지, 아무 문제 없어요.
(누가 막말을 하면, 나중에 '아유, 그때 나도 화낼 걸~' 그런 생각도 들고..)
남이 욕 한다고 나도 같이 화를 내면 핏대만 서지, 아무 도움이 안 돼요.
남들은 그럴 때 성질을 못 죽여서 고민인데, 자기는 안 그럴 수 있다니 천만다행이지..

그리고, 그거 착해서 그런 거 아니에요. 그것도 착각이야.. (ㅎㅎ)
착해서 그런 게 아니고, 나쁜 소리 듣기 싫어서 그런 거예요.
남들한테 좋은 소리 들으려면 댓가를 좀 지불해야 할까? 안 해도 될까?
해야 돼요.. 그 정도는 참아줘야지..

(신경을 안 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누가 막말을 하면 그 사람이 지금 화났다는 거잖아?
'어, 저 사람 화났구나~' 이렇게 생각하면 되지.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나!' 하면 내가 성질이 나지만
'저 사람 화났구나~' 하면 자기가 화난 거지.. 나하곤 상관없어..
그게 부처님 방법이에요.
부처님은 누가 욕설을 퍼부으니까 이렇게 물어 보셨어요.
"당신집에 손님이 오는가?" "오지"
"음식을 대접했는데 안 먹으면 누구 차지인가?"
"그야 도로 내 것이지. 그런데 그건 왜 물어?"
부처님은 빙긋이 웃으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나는 당신이 차려준 음식을 먹지 않겠네."
자기도 부처님처럼 해 보세요.

(저는 잘 참는데요, 그러면 친구들이 저 보고 '호구'라고 그래요. 바보라고..)
바보라고 그러면 "그래, 나 바보다~" 그러면 되지.. 뭐 어때요?
술 취한 사람 보고 "당신 술 취했다"고 하면
"내가 왜 취했어?" 이러는 사람이 취한 거예요? 아니면
"어, 그래, 내가 좀 취했네~" 이러는 사람이 취한 거예요?
(안 취했다고 우기는 사람이 진짜로 취한 거겠죠)
마찬가지로.. "어, 그래 나 바보다" 바보 아닌 사람은 이렇게 말할 수 있고
"내가 왜 바보야?!" 이러면 바보라는 소리에요.
자기는 바보 기질이 좀 있어요 ㅎㅎ

☞ 거룩한 바보

[신지]

네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