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소설방에 오랜만에 써보는군요 ;ㅁ;
기분이 참 묘함[...]
근데 좀 많이 허접해서..[궁시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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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을 아스트반으로 데려가겠습니다만, 그 전에 정체를 밝히세요!”
“…….”
그러나 그는 아무런 저항도, 대답도 하지 않았다. 마치 자신의 정체를 밝혀도 상관없다는 듯, 아니… 오히려 밝혀 달라는 듯. 그리고 나는 알 수 없이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그의 가면을 확 벗겼다.
“다, 당신은…!!”
“…….”
가면을 벗기자 들어난 것은 차갑고도 창백한 흰 머리카락, 그리고, 생기라곤 찾아볼 수 없는 초점 없는 보랏빛 눈동자. 나는 그가 카인이란 사실을 알고는 너무 놀라 뒤로 넘어졌다. 나와… 검을 맞대고 있던 게 카인이라고…?? 그래서 그렇게 강했구나……. 아니, 감탄하고 있을 때가 아니야. 그렇다면… 라곤이 아스트반 여왕을 노렸단 건가……?
“…… 라곤이 보냈단 거군요.”
“…….”
하지만 그는 여전히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나는 예전, 케인의 기억을 봤을 때를 떠올리며 다시 일어서 그에게 다가가 말했다.
“…… 왜 아무런 말도 없는 건가요?”
“…….”
그런데 그 때 아무런 말도 없던 카인은 잠시 비틀 거리더니 포박당해 있어서 그런지 균형을 잡지 못하고 자리에 주저앉았고 나는 아리스가 말했던 그의 병이 생각나 놀라 나도 모르게 그의 속박을 얼른 풀었다.
“괘, 괜찮아요…??”
“…… 나는 당신의 적. 왜 풀어 주는… 윽.”
그리고 나에게 말을 하던 카인은 나를 바라보다가 곧 어지러운지 고개를 홱 저으며 고개를 아래로 내렸고 나는 화가 나 입술을 꼭 깨물며 말했다.
“당신… 몸 상태가 이런 거, 라곤도 알고 있어요?”
“…….”
나의 물음에 그는 고개를 가만히 끄덕였고 나는 더욱 더 화가나 소리쳤다.
“아는데 이런 몸으로… 보냈단 말이에요? 그 자, 절대, 절대 용서 못해요!!”
최근 들어 라곤에 대한 나의 증오심이 깊어지는 걸 느낀다. 하지만, 그것은 정당한 것이다. 아니, 그럴 것이라 믿는다. 그의 놀음에 죽어간 모두의 생명… 그리고 그것을 벌레만도 못하게 여기는 라곤. 대체…….
“…… 나는 그와 계약한 악마. 언제든지 당신을 벨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때 카인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예전 케인의 검과 똑같지만 붉은 구슬 대신 푸른 구슬이 박혀 있는 검을 소환했고 나는 룬-크리스를 꾹 쥔 채 외쳤다.
“나와… 싸울 생각입니까!!”
“…… 살아야 하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마지막 까지 살아야 되니까!!”
「“저, 쥬클레시아. 만약 계약악마가 자신과 계약한 악마를 죽이면 어떻게 돼?”
“음… 엄청 드문 경우네. 뭐, 그런 경우엔 거래 조건에 따라서 달라져. 자신의 영혼을 담보로 계약하는 경우가 제일 많은데 그럴 경우엔 계약악마 역시 죽게 돼. 아니… 아예 계약한 악마를 배신한 순간부터 죽는 거지.”」
그래, 카인은… 라곤을 거스른다면 죽게 돼…. 하지만, 하지만 내가, 그 가면 쓴 남자가 카인이란 것을 알게 된 내가, 이 자를 공격할 수 있을까…??
그리고 내 자신에게 한 질문에 대해 내가 대답하기도 전, 카인은 칼날에 푸르스름한 기운을 휘감아 나에게 달려들었고 나는 그의 공격이 아까보다 많이 흐트러져 있는 것을 느끼며 말없이 공격을 막아냈다. 병이 악화되고 있어. 이 남자, 지금 서 있는 것도 힘들면서……!!
“당신과 싸우고 싶지 않아!!”
“…… 항상 나의 마음을 어지럽혀.”
“……?”
그런데 나의 외침에 카인은 중얼거리듯 쓸쓸하게 말했고 나는 놀라 여전히 거친 그의 공격을 막아내며 살짝 눈을 크게 떴다. 그러자 카인은 이를 악 물었다.
“그러니까 더 이상… 다가오지 마십시오. 나의… 나의 마음을, 어지럽히지 말란 겁니다!”
“무슨……?”
아.
한순간이지만 초점 없는 그의 메마른 보랏빛 눈동자가 촉촉이 적셔졌다. 그러자 나는 마음이 울컥해져 그의 검을 막아내며 조용히 마음속으로 레이첼을 불렀다.
‘레이첼씨, 나는…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겁니까……? 제발 대답해 주세요, 당신은 항상 카인의 주위에 맴돌고 있으니까… 제발 알려 주세요……!!’
[파아앗-]
나의 간절한 부름에 응답을 한 걸까. 나의 부름이 끝나자마자 이 밤에 어울리지 않는 부드럽고 상냥한 밝은 빛이 나와 카인을 휘감았고 카인은 자신이 가진 어둠이 너무나도 깊어 그 빛이 너무나도 밝게 느껴지는 지 고통스런 표정으로 얼굴을 가렸다.
-그를… 재워 주세요.
그런데 그 때 레이첼의 목소리가 나의 귓가에 맴돌았고 나는 그녀에게 감사함을 느끼며 가만히 카인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카인은 살짝 눈을 떠 나를 바라봤다.
언제부터, 당신은 어둠의 멍에에 속박되고 만 걸까. 언제부터 당신은 이 빛을 두려워하게 된 걸까. 그리고 나는 가만히 카인을 안으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라라바이.”
“…….”
그러자 나에게서 이 빛 만큼이나 부드럽고 포근한 마력이 뿜어져 카인을 가만히 휘감았고 곧 그는 힘없이 고개를 옆으로 늘어뜨렸다.
“…….”
그리고 나는 여전히 나와 카인을 휘감고 있는 레이첼의 빛 속에서 너무나도 지친 표정으로 잠이 든 카인을 가만히 안고 눈물을 흘리며 중얼 거렸다.
“감사합니다, 레이첼씨…….”
-아니요. 로아님. 이로써 나는 나에게 할당 된 나의 힘을 모두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그 때 빛 속에서 찬란한 금발에 맑고도 깊은 보랏빛 눈동자를 가진 레이첼이 나타났다. 실레아의 정령 모습처럼 온 몸이 투명했지만… 성녀 의복을 입은 그녀의 모습은 너무나도 아름답고 고귀했다.
“…… 이렇게 직접 뵙는 건 처음이군요.”
이 사람이 레이첼… 전에 꿈에서도 봤었지만, 이렇게 직접 보니 너무나도 아름답고 고귀해 보인다. 그런데 나의 말에 레이첼은 쓸쓸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렇군요…. 하지만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듯합니다.
“무슨……?”
-저승왕께선 영혼이 지상으로 나올 때 일정만큼의 힘을 부여해 줍니다. 나는 그 힘으로 당신에게 카인님에 관한 꿈을 꾸게 해 주었죠…. 그리고… 마지막 이 빛이 나의 마지막 남은 힘입니다. 이 빛이 다 하면 나는 다시 저승으로 돌아갑니다.
“……!! 죄송해요….”
나는 내가 레이첼의 마지막 힘을 쓰게 했단 것을 깨달아 미안해져 고개를 푹 숙였고 레이첼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저는 기쁩니다. 하지만 로아님… 저 역시 카인님의 진실을 알지 못하여 당신의 궁금증에 대답을 해 줄 수 없습니다. 카인님은 너무나도 차갑고도 깊은 자신 내의 어둠 때문에 누구에게도 자신의 마음을 열지 않으니까.
“…….”
그녀의 말에 나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많이 본 건 아니지만… 그 정도는 알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그런 나를 보며 레이첼은 밝게 미소를 지었다.
-저에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를 가엽이 여겼고 죽어가던 그에게 저의 눈과 제가 지키던 ‘정화의 증표’를 이식해 주었습니다.
“정화의… 증표?”
-그렇습니다. 주신(主神)께서 지상에 내려준 네 개의 신물 중 물의 힘을 가진 신물입니다. 저는 프벨린의 성녀로 그것을 지키고 있었습니다만 그것을 노리는 라곤과 사악한 여자에 의해 도망했었습니다.
“……!!”
새로운 사실들. 그래, 불의 라크스 부족 장로들도 라곤의 위협 때문에 화룡의 심장을 지키기 위해 이안에게 그것을 이식했다 했었지. 카인이 물 마법을 사용하던 건 그의 심장에 정화의 증표가 이식되어 있었기 때문이었구나.
-…… 하지만 그렇게 차갑고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던 그는 라곤의 지시로 몰래 잠복한 아마테라스에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한 여자와 입맞춤을 하게 됩니다. 사고였지만요.
“힉!!”
자, 잠깐 저거 내 얘기잖아! 나는 얼굴이 화끈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런데… 그거 카인에게도 처음이었단 거야……? 히익, 하, 하긴 나, 페릴 때에도 해본 적이 없으니까…. 아, 아니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그, 그것보다 레이첼, 다 보고 있었구나…!!
-그리고, 그녀를… 자신도 모르게 사랑하게 된 카인은 혼란스러워 했습니다.
“……?!”
「“…… 나의 마음을 어지럽혀.”
“그러니까 더 이상… 다가오지 마십시오. 나의… 나의 마음을, 어지럽히지 말란 겁니다!”」
이런… 의미였던 거야…??
“하, 하지만 카인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았나요?”
나의 말에 그녀는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분명 카인님은 제게 죄책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철저히 자신을 감추고 숨겼던 그는 누군가를 사랑하는 감정 같은 건 당신을 만나기 전까진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그런…….”
-그러나 저는 오히려 그래서 감사합니다. 저는 이미 죽은 자. 만약 그가 저를 사랑했더라면 제가 더 죄책감을 느꼈겠지요…. 그러면, 저는 이제 저승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이 빛도 많이 옅어졌으니까…….
“아.”
정말이다. 아까까지만 해도 짙게 우리를 휘감던 빛이 많이 옅어졌다…. 나는 빛과 함께 점점 희미해져가는 레이첼을 보며 조용히 말했다.
“…… 카인의 심장에 이식된 정화의 증표, 그리고 불의 라크스 족의 이안의 심장에 이식된 화룡의 심장을 사악한 여자가 아직도 노리는 듯합니다.”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뽑히면 그 둘은 죽게 됩니다.
“…… 절대 그렇게 되게 하지 않을게요. 반드시….”
-… 그럼 부탁합니다, 로아님.
“당신의 희생, 그리고 도움… 절대로 헛되게 하지 않을 게요!”
나는 카인을 꼭 안은 채 사라져가는 레이첼을 보며 결심하듯 외쳤다. 그러자 레이첼은 고개를 끄덕이며 우리를 휘감은 빛과 함께 눈 녹듯 스르르 사라져 버렸다.
別れ-이별.mp3
첫댓글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나는 정말 카인이 좋아 > _< 성격 완전 맘에 들어 >_ <!!!!! 둘이 완전 잘어울리는 커플 ㅠ_ㅠ!!!! 이제부턴 카인과 로실리아와 동행하는거야? [지금 미쳐있는 상태]
역시 카인이 좋긴 좋음>_<ㅋㅋㅋ (근데 과연 어찌될지..)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가엽이'가 맞는 것이었던가요 … [먼산]
저도 쓰다보니 이상해서 조사해봤는데 가엽다=가엾다 둘다 맞는 말이라고 합니다.. 근데 왜이렇게 생소해보이는걸까요 -_- ;
삭제된 댓글 입니다.
헉, 88올림픽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혀 생각도 못했음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