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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악; 조금만 있으면 100화인가요 !
감격 감격 > <..
[이번화는 꽤 깁니다.. 한 8페이지 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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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나는 우는 바람에 쉽게 피로해져 깜빡 자다 일어났다. 마차는 아직 설원을 달리고 있다. 아직 브루누를 벗어나지 못한 걸까… 하긴 우린 검문소로부터 바로 나닷신리가 있는 곳으로 텔레포트 된 후 윈터하트로 바로 이동되었으니 검문소와 윈터하트와의 거리를 알 턱이 없다. 아아… 빨리 아스트반으로 돌아가 에넬 마을로 돌아가고 싶다, 빨리 어떻게 된 건지 내 눈으로 직접 보고 싶어……. 브루누에 처음 올 때만 해도 그렇게도 보고 싶었던 눈이 지금은 지겹게만 느껴진다.
“저어… 시간이 얼마나 지났습니까?”
그리고 나는 간신히 마음을 진정시킨 뒤 세뉴렌에게 물었고 아까부터 나를 걱정스레 바라보던 세뉴렌은 내가 입을 열자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나의 질문에 친절하게 대답해 주었다.
“이제 약 2시간 정도 지났습니다. 아직 카멜라 공작님의 성에 도착하려면 한참 남았으니 더 주무셔도 좋습니다.”
“카멜라 공작님이라면… 검문소인 퓨엘 지역을 통치하시는 분이신가요?”
“네.”
여왕의 일행이니 엄청 성대히 맞아지겠군. 도착하면 간만에 좀 편히 잘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아직까지도 나의 어깨에 기댄 채 깊이 잠들어 있는 카인을 가만히 바라봤다. 지금 즘이면 라라바이 마법이 풀렸을 텐데… 엄청 피곤했나보다, 아직까지도 이렇게 자고 있는 걸 봐선. 하긴, 항상 누가 자신의 목숨을 노리고 있으니 편히 잘 수도 없었겠지, 깊이 잠들었다간 그 자에게 당할 수가 있으니.
「“자기 자신을 죽이는 병입니다. 따라서 외부에서 고칠 방법이 없지요.”
“…… 자기 자신을 죽여요?”
“깊은 어둠의 상념이 서서히 의식을 잠식해 들어가는 겁니다. 꽤나 재미있는 병이지요.”
“의식을…? 그럼 어떻게 되는 건데요……?”
“보는 그대로입니다. 최종적으론 영원히 잠들게 되지요. 죽어있는 것과 같습니다.”」
‘어? 설마??’
그런데 잘 자고 있는 카인을 보며 내심 기뻐하던 나는 순간 예전 아리스가 했던 말이 떠올라 정신이 번쩍 뜨여 그때까지도 아주 조금 남아 있던 잠을 모두 떨쳐버렸다. 그러자 나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던 아리스와 세뉴렌은 내가 갑자기 경직하자 나를 이상하단 듯 바라봤고 나는 그들이 그러든 말든 카인의 어깨를 잡고 마구 흔들었다.
“카인!! 눈을 떠 봐요!! 카인!!”
아, 이런, 좋아할 때가 아니었잖아! 이거, 벌써 어둠의 상념에 잠식되어버린 건 아니겠지?! 안 돼, 카인, 당신은 이렇게 끝나면 안 되잖아! 살아남겠다면서!! 그럼 살아남아야지! 이렇게 끝나면 안 돼! 이렇게 끝나면 내가 레이첼을 볼 면목이 없다고!
“……?”
그러자 잠시 후 카인은 아주 조용-히 눈을 떴고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괜찮아요?”
“…… 어머니. 나는… 나는 케인을…….”
“……?”
그런데 그는 아직 잠이 덜 깼는지 의식 없는 흐린 눈빛으로 아주 조용히, 나에게만 들릴 정도로 작게 중얼거렸고 나는 그의 목소리가 너무나도 애절하게 들려 눈을 크게 떴다. 꿈에서 덜 깬 건가……?
“…… 아.”
그러나 그는 나에게 또 뭐라 말을 하려다 정신이 들었는지 몸을 확 일으키며 눈을 크게 떴다. 뭔가 아쉬운걸, 뭐라고 말을 하려 했었는데… 그가 하려던 말은 무엇이었을까. 설마… 케인을 베겠단 말은 아니겠지……?
그리고 그는 깊이 잠들었던 탓에 정신이 아직 제대로 돌아오지 않았는지 아주 잠시 동안 나를 빤-히 바라보다가 곧 매우 당황했는지 뒤로 물러서며 말했다.
“여, 여긴 어디죠…??”
“아스트반으로 가고 있는 중이에요. 아. 바람의 속박!”
“……!”
“당신은 우리를 공격하고 싶은데 이렇게 묶여 있으니 공격할 수가 없어요. 따라서 당신은 우리를 공격하지 않은 게 아니라 공격하지 못한 거라고요. 이러면 당신의 계약 조건에도 빗나가지 않고 괜찮죠?”
“…….”
처음이다. 카인이 저렇게 감정이 드러난 표정을 지은 것은…. 아니 뭐 엄밀히 말하면 케인의 기억 속에서의 카인을 봤었기 때문에 이번이 두 번째이지만. 아무튼 나의 말에 카인은 아무런 대답 없이 고개를 숙였고 나는 나의 말에 수긍한 것이라 생각해버리고는 세뉴렌에게 말했다.
“아하하… 죄송해요, 사실 평범한 여행객이 아니에요.”
“괜찮습니다, 이미 짐작하고 있었으니까. 평범한 여행객이라 하기엔 그의 기운이 너무나도 강하더군요.”
“하하…….”
카인의 기운을 숨기는 능력은 정말 끝내준다. 그렇기에 라곤도 암살자 일을 주로 시킨 모양이다…. 예전 케인의 말을 떠올려도 그렇다. 케인이 어렸을 때 슈렌과 함께 호위 일을 하러 갔을 때 카인이 암살자로 왔었다 했었으니. 하지만 그런 그라도 극도로 피곤해진 상태에서 기습으로 깊은 잠에 빠져들었으니 기운을 억누르는 힘이 많이 약화되어 기운이 방출 되었을 것이다. 그 증거로 지금 그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은 거의 무(無)에 가깝다.
“…… 어떻게 하실 생각이신지. 이 자는 라곤과 계약한 계약악마 같습니다만.”
역시 아리스… 같은 악마니까 계약악마인지 바로 알아 본 모양이다.
아리스의 물음에 나는 선뜻 대답하지 못하고 고민에 빠졌다. 언제까지나 바람의 속박으로 그를 묶어둘 수도 없고… 그렇다고 그냥 보내기도 걱정되고. 슈렌이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 지도 모르는 그런 곳에 카인까지 보낸다면…….
“그 자는 라곤과 계약한 계약악마입니까?”
그러자 우리의 대화를 듣던 세뉴렌이 가만히 끼어들었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흐음. 로실리아님과 계약악마, 당신 본인이 원한다면 방법이 아주 없는 건 아닙니다.”
“……?”
세뉴렌의 말에 나는 물론이고 카인은 눈을 살짝 크게 뜨며 세뉴렌을 바라봤다. 그러자 세뉴렌은 자신의 흰 지팡이를 소환하며 말했다.
“계약악마가 계약주와 계약을 끊기 위한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건 ‘계약 해제 마법’. 하지만 그건 너무나도 많은 마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그 마법을 사용한 자가 죽는 경우가 많아 금지 된 기술이고, 거의 대부분은 자신의 계약주와 합리적인 거래를 통해 계약을 끊습니다.”
“…… 저는 그와 계약을 끊을 생각이 없습니다.”
그런데 처음엔 세뉴렌의 짧은 설명을 관심 있게 듣던 카인이 갑자기 가만히 고개를 내리며 넌지시 중얼거리듯 작게 말했고 나는 놀라 그를 바라봤다.
“왜… 왜 그와 계약을 끊을 생각이 없단 거죠?”
“…….”
대체 왜 라곤과의 계약을 끊지 않겠단 거지? 설마 카인, 정말 진심으로 그를 돕고 있는 거야……?
“그럼 이런 건 어떨까요? 계약 일시 해제라 해야 하나.”
“……?”
그러자 세뉴렌은 카인을 보며 조용히 다시 제안하듯 입을 열었고 카인은 아까처럼 관심 있단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 도통 카인의 생각을 알 수가 없다……. 보통 계약악마는 계약주와 무언가를 주고받으며 계약 한다는데 대체 카인은 라곤에게서 받은 힘을 포기할 수 없다는 건가……?
“이건 악마족 중 무(無)의 루벤 부족에게 전해지는 마법… 일시적이지만 자신의 계약악마로써의 기운을 봉인하는 겁니다.”
“…… 기간은 어느 정도?”
잠깐 계약을 끊는 것 정도는 카인도 원하는 모양이다. 카인의 질문에 세뉴렌은 살짝 그 조각처럼 뾰족한 턱을 살짝 쓰다듬으며 말했다.
“라곤은 매우 강한 마력을 갖고 있는 악마…… 그의 눈을 피해 일시 계약 해제 할 수 있는 기간은 최대 이틀입니다. 아니… 하루라 봐도 좋습니다.”
“……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저… 그런데 세뉴렌님이 어떻게 루벤 부족의 마법을 알고 있는 거죠……?”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다. 라곤에 관한 것을 아는 건 그렇다 쳐도… 대체 어떻게 마법까지 알고 있는 거야. 그러자 그는 그런 건 아무것도 아니란 듯 빙긋 웃어 보이며 말했다.
“아아, 모르셨을 지도. 서열 3위 알카디온은 계약악마지만 마력이 무속성에 가장 가깝기 때문에 루벤 부족으로 편성되어 있습니다. 저는 그 자에게 그 마법에 대해 배운 것이고요.”
“아아…….”
세뉴렌과 알카디온… 많이 친한 것 같다. 하지만 그 두 사람, 어떻게 보면 무척 닮았어. 그래서 오히려 더 친해질 수 있었던 걸지도……. 음, 그래도 뭔가 수상하지만 참아야지 뭐… 세뉴렌은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걸. 게다가 그는 나에게 그가 나의 편이라고 확실하게 밝혔어. 같은 편인 이상 계속 캐물을 이유는 없지…….
“그럼… 당신의 계약악마로써의 마력을 일시적으로 봉인합니다. 하앗!”
세뉴렌의 말에 카인은 가만히 눈을 감았다. 그러자 곧 세뉴렌의 흰 지팡이에서 완전히 희다고 하기도 좀 애매한 무색의 신비스런 기운이 뿜어져 카인을 휘감았고 아리스는 눈을 살짝 크게 뜨며 중얼거렸다.
“이건 확실히 루벤 부족의 기운… 훌륭하군요. 루벤 부족은 수가 적기 때문에 그들의 마법을 보는 건 극히 드문 일인데.”
“…… 큭.”
그런데 잠시 후 빛이 거두어지자 카인은 호흡을 거칠게 하며 표정을 일그러뜨렸고 놀란 내가 얼른 그의 속박을 풀어 그를 부축하자 세뉴렌은 지팡이를 다시 없애며 말했다.
“억지로 마력을 봉인시켰으니 압박이 심할 겁니다.”
“…… 감사합니다.”
세뉴렌의 말에 카인은 고통을 참는 듯 눈을 꼭 감으며 말했다.
그럼… 이제 하루 동안은 카인과 싸우지 않아도 괜찮은 거지……? 다행이다, 다행이다……. 레이첼씨, 보고 계신가요? 왠지 나… 당신의 바람에 아주 조-금 다가간 느낌이에요. 앞으로도… 쭉 지켜봐 주세요.
“…… 여러 가지 신세만 지네요, 세뉴렌님.”
나의 말에 세뉴렌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게다가… 신세를 진 게 있다 하더라도 저는 당신의 편이니 전혀 상관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 감사합니다. 아, 저 룬-크리스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게 되었습니다.”
“룬-크리스라면 옛날 광암전쟁 때 페릴이 사용하던 검이군요.”
그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인 후 차분하게 말했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제가 페릴의 영혼을 가진 자란 것을, 그녀의 환생이란 것을.”
“……!!”
“…… 정신 나갔다고 생각할지도 몰라요. 하지만 페릴의 기억을 되찾은 저는 아스트반으로 돌아가 바바라의 환생자로 추정되는 자를 찾으려 합니다. 그 자는 분명 룬-세피라를 갖고 있을 겁니다. 룬-세피라는 룬-크리스와는 달리 어둠의 신 아르케렌스의 깊은 어둠을 품고 있는 신물이니까.”
“…… 그렇군요. 그렇다면 그것도 기억해냈겠군요.”
“무엇을……?”
다행히 세뉴렌은 나의 말을 의심하는 것 같지 않다. 그런데 내가 또 기억해냈단 그것은……?
“…… 페릴, 당신이 죽기 전 마지막으로 윈더프 가에 건 저주를.”
“아…!! 그건 마법 같은 게 아니었어요. 그냥… 너무나도 미워서, 배신당했다 생각하여… 거의 욕을 하듯 저주의 말을 내뱉은 것이었어요.”
세상에, 죽기 전에 생각 없이 내뱉은 말이 후세엔 페릴이 윈더프 가에 건 저주라고 알려지다니. 그런데, 내가 그 때 윈더프 가에 내뱉은 저주의 말… 그것은…….
“그건…… 두 번 다시 윈더프 가에 여자가 태어나지 않을 거라는 것…. 그리고… 만약 여자가 태어난다면 그 전쟁을 그 여자가 막아야 한단 것이었어요…….”
“당신의 말은 어느 정도 실행되었습니다. 정말 당신의 바람 아닌 바람대로 윈더프 가엔 더 이상 여자가 태어나지 않았고 덕분에 다른 가문들과 달리 여자 중심으로 돌아가던 윈더프 가 역시 남자 중심으로 돌아가게 되었지요…….”
“그건…… 내가 잘못한 거 에요. 리프크네 언니는… 날 배신하지 않았어요. 사실 아직 언니가 왜 악마족의 편에 서 나를 죽게 했는지는 의문이에요. 하지만 저는 아마테라스에서 저의 전생에 대한 꿈을 꾼 적이 있어요.”
「“페릴!! 정신 차려!!”
그리고 내 앞의 장면은 자동으로 또다시 바뀌었다. 조금 거리가 있어 얼굴들을 제대로 볼 순 없었지만 은발의 머리카락의 여자가 축 늘어진 붉은 머리카락의 아까 그 여자를 안으며 소리치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그 소녀는… 목숨이 끊어진 뒤였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쉽게 그 것을 알 수 있었다.
“리프크네님, 그녀는 이미…….”
그러자 그 옆에 서 있던 병사들이 슬픈 표정으로 말했고, 리프크네라 불린 여자는 울며 고개를 내 저었다.
“모두 내 잘못이에요… 페릴이었다는 것을 조금이라도 더 빨리 알아챘더라면……!!”」
“그 때 나를 붙들고 울고 있던 건 리프크네 언니……. 나를 일부러 죽였다면 그럴 필요도 없었겠죠.”
“음, 그런데 만약 전쟁이 일어난다면……? 이런 말씀 드려도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윈더프 공작각하께선 당신을 자신의 딸이라 추측하고 계십니다.”
“예에?”
갑작스런 세뉴렌의 말. 나는 깜짝 놀라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를 바라봤고 그는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저도 자세한 상황은 알지 못합니다만 약 20년 전, 광암전쟁 이후 윈더프 가에 처음으로 여자아이가 둘 태어났다고 합니다. 쌍둥이인지 어떤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떤 상황에 의해 그 둘 중 한명은 갓난아기 때 버려지게 되었죠. 그러나 버려져야 할 인물이 뒤바뀐 모양입니다.”
“무슨… 어떤 근거로……? 아기 때라면 생김새도 알 수 없을 텐데.”
“윈더프 가의 여자들은 신조 윈더프로부터 신비한 능력을 받았습니다. 여자가 둘일 경우엔 장녀에게 그 힘이 이어지죠. 그런데 버려지지 않은 자는 윈더프 가의 여자들의 대표적인 능력인 ‘바람의 정령과의 대화’를 할 수 없었고 소유한 바람의 마력이 너무나도 적었습니다. 그래서 윈더프 공작각하와 공작부인께선 오래 전에 버려진 아이를 찾기 시작했다 합니다.”
“그런……!!”
그래서 윈더프 공작이 바람의 정령과의 대화가 가능한 나에게 특히 신경 써 주고 가명에 윈더프 가의 성을 쓸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이었나……? 하긴, 실레아도 나를 처음 봤을 때 윈더프 가의 사람으로 착각했었다 했어. 엄마가 나에게 줬던 고급 섬유… 그것도 고위 귀족들이 사용하는 것이라 했고. 설마… 나 진짜 윈더프 가의 사람인가? 그것도 윈더프 가의 장녀……?
“만약… 당신이 버려진 윈더프 가의 장녀라면, 그리고 페릴의 저주가 그대로 이루어진다면 큰 전쟁이 일어나고 당신은 그것을 막아야 할 겁니다.”
“!!!”
아. 이건 무슨 운명의 장난이야. 내가 내뱉은 저주에 내가 걸린다고……? 사실 그 땐 너무나도 화가 났었어. 나는 단지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반란군 총사령관을 맡아 끝없이 악마족을 베고, 또 베며 힘겨워했는데… 리프크네 언니는 오히려 악마족의 편에 서서 나를 공격했으니. ‘당신들이 이 자리에 서서 악마족을 막아 봐라, 이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라는 심정이었지……. 나, 엄청 이기적이구나, 그 저주가 실제로 이루어진다면 또 많은 사람들이 희생될 거란 건 전혀 생각지도 않았어…….
“…… 저도 라곤과 같은 자로군요.”
나의 말에 계속 딱딱한 표정을 짓고 있던 세뉴렌은 표정을 부드럽게 펴며 미소를 지었다.
“인간은 신이 아닙니다. 불안정하기 때문에 이기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마음, 그리고 그것을 고쳐나가려는 의지. 그것만 있으면 됩니다.”
“…… 네. 그 말, 깊이 새길게요.”
나는 이기적이다. 하지만 나의 그 말도 안 되는 저주 때문에 고통 받는 많은 자들을 생각해서라도 그것을 사전에 막고 싶어. 여기까진 말이 씨가 되었지만… 그 씨가 열매를 맺지 못하게 해주지!
“응?”
그리고 부모님의 죽음 소식으로 계속 힘이 없었던 나는 세뉴렌의 위로 아닌 위로에 힘이 솟아 빙긋 웃다가 어느새 창문에 기대어 잠든 다시 카인을 발견하고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동안 엄청 피곤했던 모양이에요.”
“…… 그렇군요. 정신없이 자네요. 물론, 아까와 달리 자신의 기운을 완벽하게 숨긴 채.”
“그렇군요.”
‘그래요, 편히 쉬세요. 당신이 잘 동안, 내가 당신을 반드시 지킬 테니까.’
“그런데… 알카디온님은 제가 페릴이었단 것을 처음부터 알고 계셨을까요?”
「“이게 뭐죠……?”
“…… 당신의 물건입니다. 당신의 기억이 돌아온다면… 깨어날 겁니다.”
나의 물건……. 나는 그 물건을 조심스레 받아들었다. 이상하게 꽤 무거워 보이는 돌인데도 전혀 무겁지 않다. 이건 대체……?
“저… 알카디온님. 당신은… 저에 대해 뭔가 알고 계시는 거죠……?”
“…….”
“가르쳐 주세요… 서열 1위의 데카님 같은 높은 분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도 미심쩍고, 당신이 제게 대하는 행동도 의아해요.”
나의 말에 알카디온은 쓸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당신의 존재는… 당신이 스스로 깨달아야 합니다. 제가 아무리 말씀드려봤자 바뀌는 건 없을 테니까, 아니, 오히려 혼란을 초례할 테니까.」
나는 알카디온이 나에게 룬-크리스를 주던 날을 떠올리며 조용히 세뉴렌에게 물었다. 만약 그 때, 알카디온이 내게 ‘당신은 페릴의 환생자다.’라고 말했으면 나는 분명 그의 말을 의심하며 믿으려 하지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엄청 놀라고 혼란스러워 했겠지…. 그는 나를 배려하고 있었어…….
“글쎄요…. 저도 알 수 없습니다.”
“으음.”
알카디온은 평소 어디에 있는 지도 알 수 없으니…. 전에 나닷신리의 시험으로 아리스의 영혼을 구하러 갔었을 때 만난 후론 한 번도 못 봤어. 잘 지내고 있으려나.
“음, 그럼 로실리아님도 한 숨 돌리세요. 아직 검문소에 도착하려면 두 시간 정도 더 가야 하니까…. 게다가 이제 새벽이잖아요. 내일 카멜라 공작님의 연회에 참여하려면 푹 주무셔야 합니다.”
“어어… 저도 참여해야 하나요?”
“어렴풋이 들어보니… 폐하께서 당신을 명예기사로 삼았다 하더라고요. 그러면 당연히 참여해야 합니다.”
“으으으.”
정말 귀찮은데.
아무튼 세뉴렌의 말에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 뒤 나 역시 카인처럼 벽에 머리를 살짝 기대었다. 이 마차, 기대서 자기 쉽게끔 머리 부근의 마차 벽이 푹신푹신하게 되어 있다. 정말 배려 깊은 마차군.
<후설>
다음 화는 수요일에 연재됩니다 ㅇㅅㅇ
다음 화ㅡ 꽤 마음에 드는 화에요 ^_^ 헤헤...[<응?]
리플 부탁드립니다 ♥
(제 소설은 다른 분들이 새로 읽으시는 것도 참 고역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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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된 댓글 입니다.
동생이 보고싶다고 손으로 써달라고 하길래....-_- .. 그냥 폰에다 넣어줬어 ..<
냐하하핫 +ㅁ+ 로맨틱한 장면이 있기를 내심 기대<<< [퍽] 잘 읽고 가겠음!
다음화에 옅게 나올듯..?! <
잘 읽었습니다~ 와앗 ㅇ_ㅇ
감사합니다 +_+
잘 봤습니다. 전 다시 시험공부하러...
열공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