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금 늦었지요! 죄송합니다!”
이윽고 모두가 있는 곳으로 돌아온 나는 얼른 사과를 했다. 그러자 여왕의 호위 기사들은 별로 내키지 않는 다는 표정을 지었으나 세뉴렌은 살짝 미소를 지어 보이며 얼른 나를 마차에 태웠다. 하아, 역시 모두 추워서 화가 꽤 난 모양이다.
그리고 마차가 출발하자 아리스는 고개를 살짝 갸웃 거리며 물었다.
“그 자는?”
“… 돌아갔습니다.”
이제 아무런 미련도 없어. 그도 그의 길을 걸어간 거니까……. 아무리 서로 좋아한다 해도 그와 나는… 지금으로썬 적이다. 그런데 나는 카인의 마지막 말이 생각나 세뉴렌에게 물었다.
“저어… 세뉴렌님. 혹시 마검 발뭉에 대해 알고 계시나요?”
“…… 글쎄요, 처음 들어보는 군요.”
으음, 하긴 세뉴렌은 아무래도 광암전쟁에 관한 역사학 쪽이니까 모르는 게 당연할 수도 있구나. 뭔가 세뉴렌은 뭐든 지 알고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었어.
“…… 그거라면 제가 좀 압니다.”
“핫, 정말요?”
아, 그렇구나. 마검이니 아무래도 악마족인 아리스가 알지도! 나는 아리스의 말에 크게 관심을 보였다. 그러자 아리스는 차분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마검 발뭉은 마검 그람과 쌍둥이 검으로써 아무나 사용할 수 없는 검입니다. 검이 자신의 주인을 선택하지요. 마검 발뭉을 가질 수 있는 자는 ‘강한 의지’를 가진 자입니다.”
“강한 의지……?”
“그렇습니다. 발뭉은 타오르는 업화의 힘을 그대로 박아놓은 검…. 그에 반면 마검 그람은 냉혹한 혹한의 힘을 그대로 박아놓은 검. 쌍둥이 검이지만 완전히 극과 극인 두 검이죠.”
“그람의 주인이 될 수 있는 자의 조건은 뭔가요?”
카인이 그람을 사용하고 있었지… 그는 어떠한 조건으로 그람의 주인으로 인정되었던 걸까.
“그람의 주인은 ‘차가운 고독’을 가진 자입니다.”
“차가운 고독…….”
그람이 그를 인정할 때, 카인은 그 때에도 깊은 고독을 품고 있었던 건가. 고독과 카인… 둘이 묘하게 어울리네.
“…… 있잖아요, 만약 발뭉이 그람의 주인을 죽이면… 어떻게 되나요?”
“? 별 일 없습니다.”
“엥.”
뭔가 대단한 대답을 기대한 나는 아리스의 어처구니없단 표정에 순식간에 기운이 쫙 빠지는 것을 느꼈다. 그러자 아리스는 오히려 왜 그러냐는 듯 나를 바라봤고 나는 아무 말 없이 카인이 했던 말을 계속해서 떠올려 봤다.
「“제가 만약… 어둠에 먹힌다면… 그 땐 마검 ‘발뭉’으로 저를… 베어주십시오.”」
반드시 마검 발뭉이야한다 강조하던 카인. 그가 그렇게 말한 이유는 뭐였을까. 왜 꼭 발뭉이야 하는 거지…….
“그런데 그것은 왜 물으시는 겁니까?”
“…….”
말을 하는 게 나을까… 카인이 했던 말을. 나는 몇 초간 짧게 고민에 빠졌다가 말하는 게 좋을 것 같아 무겁게 입을 열었다.
“…… 카인이 돌아가기 전에… 자신이 어둠에 완전히 물들어 버리면 발뭉으로 자신을 베어 달라 했었거든요….”
“음, 발뭉은 케인씨의 검이던가요?”
“네….”
나의 말에 아리스 역시 영문을 모르겠단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잠자코 우리의 말을 듣고 있던 세뉴렌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혹한의 추위를 삭히기 위해선 맹렬히 타오르는 업화가 필요하단 걸까요…….”
“네?”
나는 세뉴렌의 의미심장한 말에 놀라 그를 바라봤으나 그는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추위를 삭히기 위해선 불이 필요하다. 그건 당연한 이치이긴 한데… 그게 뭐 어쨌단 거지? 아무튼 여러 가지로 마음이 복잡하다. 카인은 나의 부모님과 모두에 대해 죄책감을 계속 느끼지 말라고 했지만… 그러기도 쉽지 않아. 눈만 감았다 하면 모두의 모습이 보이니까…….
“…… 아까 꿈에서, 한 아이가 나타났어요. 예전에 나닷신리님께서 주셨던 시험 때에 키메라가 사용한 ‘다크니스’에 걸렸을 때에도 봤던 아이에요.”
“…….”
“그 아이는… 제 소중한 자들을 죽이겠다고 했지요……. 저의 부모님과 마을 사람들을 죽인 것도 그 아이라고 했어요. 그리고 그 다음은… 이 마차에 타고 있던 아리스씨와 세뉴렌님, 그리고 카인… 이라고 했지요. 그래서… 너무 두려웠습니다.”
나는 아까의 그 섬뜩한 기분이 다시금 떠올라 몸을 살짝 떨었다. 하지만 이제 도망가지 않겠다고 했으니까, 모두를 지키겠다고 했으니까. 그러자 나의 맞은편에 앉아있던 아리스는 나의 무릎 위에 가지런히 놓인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얹으며 말했다.
“당신이 아니었다면 저는 아직도 봉인되어 있었을 겁니다. 어떤 상황에 놓이더라도 결코 은인인 당신을 원망하지 않습니다.”
“…… 아리스씨.”
그러자 세뉴렌 역시 나의 손 위에 올린 아리스의 손 위에 손을 얹으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저는 당신과 같은 편. 저 역시 당신을 원망할 일은 없습니다.”
“…… 세뉴렌님. 고마워요, 두 분다. 정말 고마워요….”
나는 그 둘의 말에 마음이 찡해져 눈물을 찔끔 흘리며 미소를 지었고 그 둘 역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요, 모두… 정말 고마워요. 이제 두 번 다시 소중한 사람들을 잃지 않아……. 절대로.’
예..
이번화 초짧습니다 < [퍼억]
아무튼 길었던 7장이 드디어 막을 내렸습니다 !
다음 화부턴 8장이 시작됩니다 ㅇㅅㅇ.
7장이 무려 79페이지로군요 -ㅁ- ..
최다장 < 인겁니다 !
요새 나르실리온 외전으로 '붉은 향연이 피어오르기 시작한 날 -아침/밤(=상/하)' 를 쓸 계획입니다 ㅇㅅㅇ
제목이 참기네요 -_- ;
나르실리온 외전이라 하면 ..
케인의 과거편인 꼭두각시 인형의 노래-상/하 가 있었지요 ㄷ
이번엔 슈렌의 과거를 다뤄보려구요 ㅇㅅㅇ.
그 다음은 현재까지 수수께끼 <[?]로 밝혀지지 않은,
빛의 신 샤이로렌스와 어둠의 신 아르케렌스가 싸우게 된 이유에 대해
써 있는 천계의 이야기를 다룬 외전, '금단의 열매를 탐한 자-상/하'(제목 미정-_- ...)< 요걸 쓸 계획입니다.!!
나르실리온은 아무래도 1인칭이다보니 ..
너무 로실리아가 바라보는 것만 쓰기 때문에, 다른 캐릭터들에 대해서 알기가 어려우니깐
이렇게 외전을 써줘야..<응?
잡담이 초길었군요;;;(짧은 소설 분량에 대해 변호하기위해서?!?!?!)
첫댓글 잘 봤습니다. 어째 왔는데...지난번에도 그렇고 또 처음...;? 전 피의 노래 전투씬이라고 개고생중입니다.ㅠ
어제 새벽 1시에 올린거니까;ㅁ; ... < 와우, 피의노래 전투씬이라.. 신비주의 물씬 !<
삭제된 댓글 입니다.
우왕
잘 읽었습니다. 케.. 케켁... 짧군여.. 웅넴.. < 어이, 너나 소설 쓰세요..
하하하;; 더쓰기도 참 애매해서 ;ㅅ;..
많이 늦었지만, 잘 읽고 갈게 ㅇㅅㅇ!!
고마워>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