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14:18-20에 보면 잔치에 초대받았으나 사양한 세 종류의 사람이 나온다. 한 사람은 밭을 사서 못 가고, 또 한 사람은 소를 사서 그것들을 시험하느라 못 가고, 또 한 사람은 장가들어 못 간다고 한다.잔치에 가지 못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한 가지는 같다. 주인이 베푸는 잔치가 그들에게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들은 모두 자기 것을 우선했다. 주인의 초청보다 내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자들이다.
밭을 산 사람이 보러 간 밭은 오늘 새로 산 밭이 아니라 이미 사놓은 밭이다. 그것을 꼭 잔칫날에 보지 않아도 되는데, 밭을 보러 나간다고 한다. 지방에 사놓은 땅이나 아파트를 들러보러 간다는 것과 같다, 소 다섯 겨리는 소 열 마리이고, 꼭 그날이 아니어도 되는데 소를 시험하러 간다고 한다.이를테면 새 차를 뽑았으니 고속도로를 달려 시승식을 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장가든 사람 역시 그날이 결혼식은 아니다. 내 가정이 우선이라는 뜻이다
모두가 현실적으로 더 이익이 나는 곳에 관심이 있고, 하나님의 나라에 가서 받을 것에는 관심이 없다. 이 땅에서 이익이 되는 것, 밭도 살펴보고, 소도 시험해보고, 장가가서 내 삶도 챙겨야 하니 주인이 청한 잔치인 예배에는 참석하지 못하겠다고 거절한 것이다.이들의 공통점은 우선순위가 뒤바뀐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들이 가진 그 밭, 그 소, 그 가정이 누구의 것인가? 누가 주신 것인가? 주님이 주신 것이다.그런데 그들은 다 ‘내 것’이라고 말한다. 내 밭, 내 소, 내 가정을 말하지만, 정작 자신의 생명의 주인에게는 관심이 없다. 그들은 자기 일, 자기 것에 우선순위를 둔다. 이것이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는 자들의 특징이다.
그렇다면 천국에 들어가는 사람은 누구인가?
종이 돌아와 주인에게 그대로 고하니 이에 집주인이 노하여 그 종에게 이르되 빨리 시내의 거리와 골목으로 나가서 가난한 자들과 몸 불편한 자들과 맹인들과 저는 자들을 데려오라 하니라(눅 14:21)
유대인들은 자신들이 천국에 들어갈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다. 가난한 자, 몸 불편한 자, 맹인, 다리 저는 자는 하나님나라의 유업과 관계없는 자들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하나님으로부터 저주받은 자들이고, 성전에 들어오지 못하는 자들이었다.그런데 그들이 잔치에 초대받았다. 자신들은 잔치를 거절해도 천국은 따놓은 당상이라고 여긴 오만한 유대인들과 달리 스스로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엄청난 감사로 잔치에 참여한다.
종이 이르되 주인이여 명하신 대로 하였으되 아직도 자리가 있나이다 주인이 종에게 이르되 길과 산울타리 가로 나가서 사람을 강권하여 데려다가 내 집을 채우라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전에 청하였던 그 사람들은 하나도 내 잔치를 맛보지 못하리라 하였다 하시니라–(눅 14:22-24)
길과 산울타리 가로 나갔다는 것, 마을 사람들 말고도 마을밖에 있는 사람을 데려왔다는 것은 그들이 이방인이라는 것을 상징한다. 유대인의 입장에서는 이해하지 못할 이야기이다.어떻게 이방인이 천국에 들어갈 수 있을까? 그러나 예수님은 이제 천국이 선택받은 유대인들 우선이 아니라고 선포하신다. 우리의 생각을 넘어 천국에 들어오지 못한다고 여겼던 자들이 천국에 들어오게 될 것이라고 말씀해 주신다. 이것은 유대인들에게 엄청난 충격이었다.
그런데 길과 산울타리로 나가서 사람들이 잔치에 참여하도록 독려하기엔 거리가 너무 멀지 않은가? 이들은 마을 밖에 있고,산울타리 너머에 있다. 아무리 좋은 잔치라도 멀고 귀찮을 수 있다. 그래서 강권(強勸)해야만 한다. 이것이 중요하다. 예배에 참여하도록 강권을 해야 한다.
은혜가 무엇인가? 내가 시험과 유혹이 많은 청년 시절은 보내고 지금까지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살아온 비결 중 하나는 내 곁에서 강권해주는 성도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세상것들이 좋고 믿음을 지키기 힘들고 싫었는데 나를 강권하여 찬양의 자리로, 말씀의 자리로,집회의 자리로 데려가 주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천국에 들어가는 자의 특징은 그 강권함을 들은 자이다.
나중에 잔치에 온 사람들의 특징은 자기것을 중요시 여기는 것들을 내려놓고. 먼저 이 예배의 부름에 순종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믿음은 들음에서 난다고 하지 않았던가(롬10:17)
먼저 초대받은 유대인들처럼 ‘나는 자격이 있어! 나는 이 정도로 봉사하고 헌금하고 충성해도 충분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천국에 들어갈 자격이 없다. 천국 잔치에 들어가는 것은 세상 조건에 있지 않다. 그가 맹인이든, 절름발이든, 멀리 있든지 상관이 없다. 이 잔치에 우선순위를 둔 자, 이 잔치가 있는지도 몰랐는데 일군들의 강권함을 들을 수 있는 귀가 있는자들은 천국에 들어갈 자격이 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긋지긋하게 말을 듣지 않는다. 강권해도 안 듣는다.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과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그 크신 은혜와 기회를 베풀어주실 때 우리는 듣는 싸움을 해야 한다. 돌이키려면 들을 귀가 있어야 한다. 예수님도 이렇게 말씀하신다.“들을 귀 있는 자는 들으라!”천국을 향한 시작은 강권함을 듣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