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이란 믿고 의지하고 우러러 보는 일.
그런데 내가 보는 신앙이란 감히 말하면 믿고 의지하는 마음보다 하늘을 우러러 경외(敬畏)하고 두려워하는 마음이 먼저. 경외하고 두려워하는 마음이 없으면 이적(異跡)이 나타남. 겸허 그리고 숙연. 숭고와 숭배. 그런 마음.
그러던 어느날 우리 마을에 하나님께서 현현. 나타나심, 오심. 예수님 시대가 그랬고. 우리에겐 1970년대 여호와 하나님께서 그러셨다. 그리고 그 일을 믿는 일.
그런데 그 시기에 하나님의 현현하심에 숭고가 빠져 있었다. 숭배는 초라하게 유교식 공손으로 대신하였다. 미처 준비를 못한, 안된 상황도 있었다.
하물며 왕조시대에 임금이 행차하시도 백성들이 숭배(崇拜)를 하지 않는가? "물러거라. 모두 엎드려라."
두려워할 외(畏) 한자에 대해 뜻은 한자 사전을 잘 참조하시고. 이 한자는 논 밭을 곡괭이나 삽, 쟁기로 깊게 파는 일. 갈아엎는 일. 또 간혹 구덩이나 또랑을 팔때. 그러한 일을 꺼리다, 싫어하다, 시킬까 봐 겁을 내는 일. 혹시라도 혼자 다하라고 그런 일 시킬까 봐 두려워하는 일, 그런 뜻이다. 그래서 하는 행동, 언행에 삼가고 조심하다는 뜻이 같이 내포되어 있다.
앞으로 또 하는 행동, 언행에 삼가고 조심하지 않으면 또다시 구덩이를 파야할 듯.
문묘 선현들에겐 숭고(崇高)가 아니라 숭고(崇古)
하루는 김숙자 선생 사당을 갔다. 숭고(崇古). 선생께선 물론 그럴 마음이 없으셨지만 아드님 점필재 김종직 선생 영향으로 조선 오백 년을 이어온 맥(脈)을 이끌었다고. 그 세월이 자그마치 오백년의 세월.
숭고(崇古)는 예로부터 숭상함, 숭상하는 일. 숭상(崇尙)은 집안에선 조상을 숭배, 나라에선 임금을 숭상하는 그런 일을 말한다. 오늘 날은 국어 사전의 뜻이 잘못되어 옛 문물을 숭상하는 일로? 뭐가 한참 잘못되었다. 그게 아니라 여기에서 옛고(古)는 옛 문물이 아니라 예로부터라는 뜻. 이와 달리 숭고(崇高)는 높이 숭상하다, 우러러 본다는 그런 뜻. 그래서 거룩하고 존엄하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그와 반면 성당이나 교회당 천장, 지붕이 높은건 일종에 경외감, 경외심을 가지라는 의미.
오늘은 마침 일요일. 내가 이런 말 하면 안되는데, 어쨌든 개신교 예배와 카톨릭 미사의 차이에 대해 생각한 점을 말한다면. 개신교 예배는 약식(略式). 장엄함이 없다. '거룩하고 거룩하시도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점점 숭고(崇高)의 의미와 경외심(敬畏心)을 잃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