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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췌장염 acute pancreatitis - 정의
급성 췌장염은 담석, 음주, 대사 장애, 약물, 복부 손상 등의 다양한 원인에 의해 췌장선 세포(이자의 외분비 세포)의 손상이 발생하고, 광범위한 간질성 부종, 출혈 등을 유발하는 췌장의 급성 염증성 질환이다.
- 원인
가장 빈번한 원인은 담석과 알코올이며, 급성 췌장염 원인의 60~80% 정도를 차지한다. 담석에 의한 췌장염은 급성 췌장염 발병 원인의 30~75%를 차지하며, 담석이 담췌관의 말단 부위인 오디 괄약근(sphincter of Oddi) 부위에 들어가 박히거나, 담석이 담췌관을 통해 배출되는 과정에서 오디 괄약근의 기능 장애를 유발하는 경우 췌장염이 발생할 수 있다. 알코올은 급성 췌장염 발병 원인의 30~60%를 차지하며, 만성 음주자는 췌장염의 병력이 없더라도 췌장의 분비 기능에 가벼운 장애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만성 음주자에서 알코올 관련 췌장염이 처음 발견되면 급성보다는 만성 췌장염인 경우가 많다.
그 외의 발병 원인으로는 수술이나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조영술(ERCP)의 시술, 고중성지방혈증(hypertriglyceridemia), 부갑상선기능항진증과 고칼슘혈증, 기생충이나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 외상 및 종양 등이 있다. 특발성 췌장염은 특정한 발병 요인이 존재하지만 이를 기존의 지식이나 진단 방법으로 규명할 수 없는 경우를 말한다. 과거에 특발성으로 분류되었던 췌장염의 대부분이 미세 담석, 오디 괄약근 기능 이상, 분할 췌장 등의 원인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최근에는 유전자 이상을 동반하는 유전 췌장염 또는 자가면역성 췌장염도 원인 질환으로 거론되고 있다.
- 증상
복통은 급성 췌장염에서 가장 중요한 임상 증상이며, 그 정도는 경미한 통증에서부터 참을 수 없을 정도의 격심한 통증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찌르는 듯한 통증이 꾸준히 지속되며, 위쪽 복부 또는 배꼽 주위에서부터 등쪽이나 좌측 옆구리로 통증이 뻗어 나가는 경우가 많다. 똑바로 누워 있는 경우에 통증이 악화되기 때문에 환자는 주로 허리를 앞으로 굽히고 무릎을 끌어당긴 자세를 취하게 된다. 복통은 음식 섭취에 의해 악화되는 경우가 보통이며 대부분 구역, 구토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신체검사상 나타나는 급성 췌장염의 징후는 빈맥(100회 이상의 맥박)과 경미한 발열 등이 있고, 중증의 경우 저혈압 및 쇼크에 가까운 상태를 보이기도 한다. 담석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경우 또는 췌장 부종이 심할 경우에는 황달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췌장염의 일반적인 징후는 아니다.
- 진단
급성 췌장염은 특징적인 임상 양상과 혈청 생화학 검사, 방사선 검사 등을 통해 대부분 어렵지 않게 진단할 수 있다. 그러나 급성 췌장염은 경미한 임상 경과에서부터 중증의 경과까지 여러 가지 양상을 보일 수 있다. 즉, 보존적 치료만으로 수일 내에 회복될 수 있는 부종 췌장염에서부터 췌장 괴사, 폐 손상, 온몸의 장기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다장기부전(multiple organ failure) 등이 동반되어 사망률이 약 30%에 이르는 괴사 췌장염에 이르기까지 그 임상 경과가 매우 다양하다.
- 검사
급성 췌장염의 진단을 위해서는 혈액 중 췌장소화효소의 농도가 증가하였음을 증명해야 한다. 췌장소화효소 중 췌장염 진단에 가장 널리 이용되는 것은 아밀라아제(amylase)와 리파아제(lipase)이다. 혈청 아밀라아제 농도가 정상치의 3배 이상 증가하고 특징적인 복통이 있는 경우, 침샘 질환이나 소화관 천공 등의 다른 원인이 없다면 급성 췌장염을 확진할 수 있다. 그러나 아밀라아제 수치는 증상이 발생한 후 2~12시간 후 증가하기 시작하고 혈액 내에서 그 수치가 반으로 떨어지는 반감기가 약 10시간 정도이기 때문에 췌장염이 있더라도 더 이상 혈청에 추가되는 양이 없으면 48~72시간 내에 정상 수치로 감소한다. 따라서 혈청 아밀라아제의 농도는 췌장염의 중등도와 상관은 없지만, 췌장 가성 낭종(췌액이 누출되어 생기는 염증성 낭성 질환), 괴사 등이 발생할 경우 혈청 아밀라아제가 다시 증가하거나 또는 정상 수치로 회복되지 않으므로 임상에서 주의를 요한다. 리파아제의 경우 증상 시작 4~8시간 후에 증가하기 시작하여 보통 24시간 후에 최고 농도에 도달하고 8~14일 후 정상화된다. 따라서 급성 췌장염의 진단에서 민감도와 특이도가 아밀라제보다 높다. 최근 소변의 트립시노겐(trypsinogen)-2 검사법이 민감도와 특이도가 높은 것으로 보고되어 간편한 검사법으로 주목 받고 있다.
임상적으로 급성 췌장염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췌장 상태와 합병증 동반 여부, 원인 규명과 감별 진단을 위해 여러 가지 영상진단법을 시행한다. 복부 단순촬영 및 흉부촬영은 췌장염에 의한 장 마비 동반 여부, 늑막액 및 무기폐(atelectasis; 폐 전체 또는 일부분의 폐포 속에 공기가 없어지는 것) 등의 합병증 진단에 사용되며, 장 천공 등과 같은 질환의 감별 진단에 중요하다. 복부초음파는 대체로 췌장염에서 부종에 의해 췌장 에코(파장)가 감소되고 췌장이 부어 있으며 췌장 주변의 액체 저류, 낭종의 존재 유무 등을 진단하는 데 유용하다. 또한 초음파 검사는 담석의 존재 유무를 파악할 수 있어 담석 췌장염의 진단에도 유용하다. 다만 복부 비만이나 췌장염에 동반될 수 있는 장 마비로 인해 장 내에 공기가 증가하여 췌장 검사에 방해가 되는 경우가 있다.
복부 전산화단층촬영(CT)은 급성 췌장염에서 췌장과 주변 장기의 상황, 췌장 괴사 유무, 췌장과 후복막의 병리적 변화의 유무를 확인할 수 있으며, 조영제를 사용하여 췌장의 미세순환을 관찰하여 췌장 괴사와 조직의 변화를 파악할 수 있으므로 췌장염 진단과 합병증 진단에 유용하다.
이외에 급성 췌장염의 중등도를 판정하고 향후 경과 및 치료 결과 등을 예측하기 위해 일반 혈액검사, 혈당검사, 전해질 검사, 동맥혈 검사 등의 각종 혈액검사를 시행한다.
- 치료
급성 췌장염의 약 80%는 합병증 발생 없이 수일 이내에 완전 회복되는 부종성 췌장염의 가벼운 임상 경과를 보이지만 약 20%에서는 중증 췌장염으로 나타난다.
경증 췌장염의 경우 통증 치료와 적극적인 수액 요법을 통해 자연적으로 회복되며, 수일 간의 금식 기간이 지나고 복통이 사라지면 병의 초기에도 음식물 섭취가 가능하다. 반면에 중증 췌장염의 경우 쇼크, 저산소증, 신장 기능 저하 등의 다장기부전이 동반되거나 췌장 괴사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순환 혈류량이 유지되도록 하고, 국소 합병증이 동반될 경우에는 이차적인 감염을 예방 및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항생제 투여 및 적절한 수술적 치료 등이 고려되기도 한다. 이러한 치료 과정은 대개 수주에서 수개월까지 소요될 수 있으며, 많은 경우에 환자가 오랜 기간 동안 입을 통한 음식물 섭취가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한다.
최근에는 췌장염의 발생 원리에 따른 관련 요인을 효과적으로 길항(반대 작용을 통해 특정 요인의 작용을 상쇄하는 것)하는 것이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어 여러 가지 단백분해효소억제제, 항염증사이토카인 등이 임상 치료에서 이용되고 있고, 더 효과적인 치료 약물들이 개발 중에 있다.
- 경과/합병증
급성 췌장염은 대부분 합병증 없이 치유되지만 약 25%에서는 중증으로 진행되어 합병증이 유발되며, 이 경우 사망률은 2~22%이다. 사망 환자 중 60%가 입원 1주 이내에 발생하는데 이 경우 사망의 주된 원인은 호흡 기능 장애이다.
40%는 입원 1주 이후에 사망하며, 균의 독소가 혈액 내로 퍼져서 온몸의 장기가 기능을 잃게 되는 패혈증이 주된 원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의 보고에 의하면 합병증은 전체 환자의 약 27%에서 발생하며, 합병증으로는 무기폐(6.5%), 흉수(6.8%), 봉소염(4.2%), 가성낭종(3.3%), 쇼크, 농양, 복수, 위장관 출혈, 패혈증, 급성신부전증 등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췌장염의 중등도는 췌장의 국소적 합병증 또는 급성 신부전, 저혈압, 호흡 기능 장애, 혈액 응고 장애 등의 전신 합병증 중 하나 이상의 징후가 나타나는 경우에는 중증 급성 췌장염으로 분류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경증으로 분류한다. 급성 췌장염의 국소합병증으로는 급성 액체 저류(acute fluid collection), 췌장의 가성 낭종(pseudocyst), 췌장 농양(pancreatic abscess), 췌장 괴사(pancreatic necrosis), 담관 폐쇄 등이 있다.
- 예방방법
급성 췌장염의 가장 흔한 원인은 음주와 담석에 의한 경우로 급성 췌장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과도한 음주를 피해야 한다. 또한 담석이 생긴 경우 무증상이라면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지만, 증상을 유발하는 경우에는 담낭을 절제하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 관련질병
고지혈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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