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봉 6시집 『노을 편지』 발간
이재봉 시인이 6시집 『노을 편지』를 오늘의문학사에서 발간합니다. 이재봉 시인은 1시집 『그대가 그리는 그림』을 발간한 후 22년이 지나는 동안 4권의 시집을 더 발간한 후, 이제 6시집 『노을 편지』를 발간하기에 이릅니다. 그는 이때의 감회를 ‘시인의 말’에서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습니다.
<아침노을보다 저녁노을이 더 아름답습니다. 초록 이파리보다 가을 단풍이 더 화려합니다. 봄꽃보다 청아한 가을 산국에 더 마음이 끌립니다. 여기 저녁 노을길을 걸으며 생각하며 시리고 아린 그리움의 사연들을 노을 편지에 써 보냅니다.>
<새벽마다 가슴 설레며 찾아 나선 이 들길의 꽃들은 깨끗한 세포와 혈액으로 키운 풀꽃 같은 언어들이기에 더 사랑스럽습니다. 나이 들며, 그 뒷모습이 노을처럼 아름답길 소망하며, 지는 해의 여운을 노을에 담아 이 편지를 드리오니, 가을 하늘처럼 넓고 맑은 마음으로 받아주소서.>
2019년 가을에 그의 보금자리 ‘둔지미’에서 쓴 서문에 시집 발간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습니다.
서평
이재봉 시인은 자신의 6시집 말미에 ‘자작시 해설’을 수록하여, 작품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그 부분들을 발췌하여 소개합니다.
1. <첫 시집을 낸지 올해로 22년째 되는 해에 「노을 편지」로 여섯 번째 시집을 내게 되었습니다. 길다면 긴 세월, 그동안 마음에 잔잔히 남는 말들은 사랑, 그리움, 기다림, 감사 그리고 노을 같은 감흥에 젖어 하루하루를 살아오면서 나의 위안을 위해 모아둔 작품들을 싣게 되었습니다.
파장이 긴 색깔들은/ 가을 찬바람에 실어두고/ 공허한 시간들을/ 빈 공원에서 낙엽을 줍는 마음으로/ 책갈피 속에 한 장 한 장 모아 둔/ 단풍잎 같은 추억들을/ 조심스레 열어 보았습니다.
그리워하면서 얻는 아픔과/ 사랑하면서 깨닫는 지혜로/ 매일매일 살아가면서/ 그리움=고통/ 언어=마음/ 시=자취 라는 등식을 수없이 느낍니다. - 1시집 후기 중에서
이 글은 제 1시집 「그대가 그리는 그림」에 쓴 편집 후기의 글입니다. 벌써 22년이 지났건만 내 생활은 첫 시집의 그등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파하며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아파하며 늙어가고 있습니다. 추억을 마음의 책갈피에 모으며 그리워하고 사랑하며 글을 쓰며 사는 삶은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아마 이 세상 마치는 날까지 그러리라 생각이 듭니다.>
- 이재봉, 자작시 해설 중에서
2. <내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서툴고 부족한 삶이겠지만 몽돌처럼 둥글게 살고 싶습니다. 그리고 내 위안을 위하여 글을 쓰고 싶습니다. 사랑보다 슬픔 그리움이, 그리움보다 아픈 이별이 나를 습격할 때마다 스스로의 위안이 되리라 믿으며 아직도 더 깎이고 다듬어야 할 나를 생각하며 살겠습니다.
노을이 매일 붉게 물들었으면 좋겠다/ 내 사랑하는 사람이 저렇게 홍조 띤 얼굴로/ 수줍음에 발그레한 연정을 갖고 왔음 좋겠다
노을이 붉던 날 저녁 겸허함으로 잠자리에 들면/ 눈감고 젖은 그리움에 젖을 때마다 / 붉은 노을같은 그의 얼굴이 다가와 부벼주면 좋겠다
이제 첫새벽의 아침 노을에 잠깨어 기도하고/ 고요하게 마무리하는 절절한 저녁 기도가/ 늘 노을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날들였음 좋겠다 - 「노을」 전문
노을이 뜨면 그대의 편지를 받고 싶어 하고, 노을이 지면 그대가 그리워할 테니, 노을 편지를 많이 보내 드리겠습니다. 끝으로 부족한 글을 끝까지 읽어주시고 저를 사랑해 주시는 독자들께 감사드립니다.>
- 이재봉, 자작시 해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