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회 한국청소년문학상 수상작품집 『새와 목련』
사단법인 문학사랑협의회에서 시행한 ‘한국청소년문학상’ 수상작품집이 오늘의문학사에서 발간되었습니다. 2003년에 1회를 시행한 청소년문학상은 전국적 규모의 지상백일장이며, 전국의 청소년들이 고르게 참석하여 자웅을 겨루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예년에 비하여 응모자도 늘었고, 작품들도 수준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심시위원들이 엄격하게 심의하여 시 부문 20명, 산문 부문 20명을 선정하였으며, 40명의 수상작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사단법인 리헌석 이사장은 다음과 같은 인용을 통하여 문학 청년들을 격려하고 있습니다. <문학은 역사 이래 예술 중의 으뜸으로 자리매김 되어 왔습니다. 아름다운 서정을 노래하기도 했으며, 사회 여러 분야의 아픈 곳을 어루만지기도 했습니다. 문학은 질풍노도가 되어 세상의 어둠을 쓸어내기도 했으며, 어둔 밤에 첫불의 역할을 자임하기도 했고, 새벽을 노래하는 닭 울음으로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예언하기도 했습니다. 시대 변화에 따라 달리 해석되기도 하지만 본의(本意)는 같습니다.>
=서평
---시(운문) 심사평 중 일부---
제18회 한국청소년문학상에 응모하는 학생 수가 현저히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이 많았다. 그러나 우려와는 달리 응모 작품 수가 오히려 많이 늘어난 상태이고 작품 수준도 그 어느 대회보다 뛰어나 입상작을 고르는데 심사위원들은 행복한 고통을 겪었다, 올해도 중학생보다 고등학교 학생들의 시작 실력이 월등하였고,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우수한 것은 예년과 다르지 않은 현상이었다,
대상 「새와 목련(권승섭 안양예술고등학교 3학년)」은 주제와 발상도 참신했지만 감각적 이미지를 통한 표현으로 완성도 있게 형상화하는 모습이 발군이었다. “손톱을 깎듯 한번 씩 추락하는 꽃잎”에 쓰인 직유와 꽃잎을 살점으로 표현한 은유, “새에게 집을 짓는다는 것은 생을 세우는 것”과 같은 인생에 대한 깊은 성찰까지 고등학생 작품으로는 과하다 할 정도로 우수한 작품이었다. 그의 다섯 작품이 모두 뛰어나 무엇을 대상으로 뽑아도 부족하지 않을 만큼 훌륭했지만 「새와 목련」을 대상작으로 선정한 것은 가장 감성적으로 촉촉이 가슴에 와 닿기 때문이었다. 이미 훌륭한 시인이지만 자만하지 말고 계속 노력한다면 더 뛰어난 시인으로 성장하리라 기대한다.
금상 「자판기(이채은 서울보성여자고등학교 3학년)」는 ‘데이케어센터’의 할머니를 대상으로 하여 황혼에 이른 노년의 쓸쓸한 모습을 형상화한 시다. 그녀가 자판기에서 뽑으려는 것은 ‘밀키스’가 아니라 흘러간 기억 중 소중한 한 부분이 아니었을까. 잘 된 시란 눈을 감고 그려보면 선명하고 자연스런 그림이 그려진 시다. 꽃이 없어야 할 곳에 꽃이 있고, 산이 없어야 할 곳에 산이 있는 시, 이런 어색한 시는 그 언어의 색깔이 아무리 화려해도 훌륭한 시라 할 수 있다. 이채은 학생의 시는 억지와 부자연스러움이 없는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이채은 학생은 이미 한 사람의 훌륭한 시인이 아닐까.
---산문 심사평 중 일부---
작품 공모 횟수가 거듭될수록 산문 분야에서는 수필보다 소설(희곡, 시나리오)을 응모하는 학생들이 증가하는 추세였습니다. 오랜 기간 학교 수업을 받지 않은 상황이어서인지, 금년의 응모작은 소설이 대세를 이루었고, 희곡과 시나리오도 여러 편이었습니다. 수필과 소설 등을 구분하여 점수를 매겼으며, 고등학교와 중학교 학생의 편차를 배려하였습니다. 운문과 산문 모두 작품 수준이 높아졌다는 평가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심사위원들은 수치로 환산하여 등위를 매겼음을 밝힙니다.
대상작품인 소설 「푸른 낙엽, 청의 이야기」(석진원, 부석고등학교 2학년)는 긴 이야기를 흔들림 없이 끌어갔다는 점, 또래집단에서 경험하였음직한 제재, 대화와 서술의 조화, 사이사이에서 보이는 묘사, 한글 맞춤법과 띄어쓰기 등, 여러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었다는 점에서 대상으로 선정하였습니다.
금상 작품인 수필 「경로 봉사 속에서 깨달아 가는 효」(고현웅, 분당 수내중학교 3학년)는 봉사하는 중학생의 일기처럼 진실성을 담았습니다. 학생이 ‘한솔복지관’에서 봉사하면서 경험한 스토리에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덧붙여 그려내고 있는 한 컷의 수채화와 같았다. 담담하게 쓴 글 자체가 사회의 등불이라는 데에 의견을 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