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플스테이에서 어떤 선생님의 질문..
"우리 학교에 약간 지적장애가 있는 학생이 있어서
선생님들이 많이 시달렸습니다.
그런데 그 학생이 졸업해 나가자 이번엔 다른 학생이 속을 썩이는데
이 학생은 멀쩡한 학생이 그렇게 말썽을 일으키는 겁니다.
선생님들이 갖가지 방법을 다 동원해 보았지만 대책이 없어요..
그래서 결론을 냈습니다. 무관심으로 일관하기로요..
스님, 저희가 하는 방법이 바른 일일까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분노로써 대하는 것보단 낫지만 왠지 2% 부족한 느낌인데..)
(스님이 몇 가지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때 누가 경험담을 이야기하였습니다.
거기도 말썽 부리는 학생이 있었는데 대책이 없어, 선생님들이 모두 포기..
그런데 다음 학기에 어떤 선생님이 전근을 왔는데 그 학생을 꽉 잡았어..
아니! 그 비결이 뭘까?
알고 보니 그 선생님은 고등학교 시절에 쫌 놀던 분이었다고 합니다.
요즘 노는 애들, 자기 놀던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냐..
경험이 있다 보니 말썽 학생들 심리를 잘 알아, 말발도 더 쎄, 소통도 돼..
애들이 꼼짝 못 해.. 깨갱, 꼬리 내리고.. 대선배님 앞에서 ㅎㅎ
(그 선생님은 부끄럽던 과거, 자신의 단점이 오히려 장점으로 빛을 발하는 순간 ㅎㅎ)
-- 그건 그렇다 치고, 저는 생각해 봅니다.
내가 만약 저런 질문을 받았다면 무어라 답을 할까? --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 어떤 테크닉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다만, 그 마음가짐에 있어서는 이런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이 상황을 행복의 걸림돌로 여기고 있지나 않은가? - "에이, 재수없게~" "이런 일만 없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그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수행의 계기, 마음공부의 챤스로 생각하는 것..
2. 그 학생을 미워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지나 않은가? - "거참, 나쁜 놈이네!" "거참, 이상한 놈이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연민의 마음을 가지는 것..
→ 내 마음이 이렇게 수행자다운 자세와 연민으로 가득 차 있으면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 하는 구체적인 방법은 자연히 보일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방법을 구사해도 내 마음에 미움이 있다면 좋은 방법이 아니며,
아마도 그 쫌 놀던 선생님도 예전 자기 모습을 보는듯 해서 연민의 감정, 또는
최소한 미움은 없는.. 이해, 공감, 수용.. 남의 일 같지 않은..
뭐 그런 마음이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모든 일을 수행의 계기로 삼고, 악행을 하는 사람, 나를 괴롭히는 사람을
'나쁜 놈, 웬수' 그러지 말고 '에이구, 불쌍한 사람~'으로 여기고..
그래서 이 어려움, 이 괴로움을 '불운'으로 생각지 말고 '좋은 경험'으로 받아들이면
이런 일을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보다 '인생의 훌륭한 자산'이 될 것입니다.
이것은 좋은 일입니다. 행운입니다 ㅎㅎ
제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아까 질문했던 그 선생님이 말하였습니다.
"스님, 해결됐습니다." "어떻게요?" "즐기겠습니다 ㅎㅎ"
그래서 다들 박수를 치고 마무리 되었는데..
문제는 어떻게 그 상황을 즐길 수 있겠는가.. 이것이 문제로 남습니다.
혹시 이런 방법은 어떨까요?
만약 이렇게 한 번 생각해 보면..
"이런 상황은 아무나 당하나? 이야, 신기하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구나!"
그렇지요!! 이런 상황은 아무나 당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내가 이런 곤란한 상황, 힘든 상황, 괴로운 일을 당하는 것은 내가 선생님이니까 당하는 것인데..
교사라는 이 신분을 부러워하는 사람은 또 얼마나 많습니까?
그들은 이렇게 말할지도 모릅니다.
"좋겠다~ 아니 뭐 교사나 돼야 그런 일을 당하든 말든 할 거 아냐?
그런 일을 열 번 당해도, 나는 교사만 될 수 있으면 춤이라도 추겠다 ㅎㅎ"
이렇게.. 어떤 상황에서도, 심지어 내가 고통스러운 상황에서조차도
나를 부러워하는 사람은 있다, 꼭 있다는 이 사실만 기억해도
우리의 고통은 많이 희석될 수 있을 것입니다.
날마다의 일상에 감사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렇게 안정된 마음을 바탕으로
우리는 훨씬 더 잘 대처할 수 있을 것입니다.
※ 그리고 꼭 완벽하게 해결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나는 최선을 다할 뿐, 결과에 대해 연연하지는 말아야 합니다.
나의 한계, 이것만 인정해도 나의 마음은 한결 홀가분할 것입니다.
※ 이것은 모든 괴로움의 해결에 적용되는 방법입니다.
☞ 설거지는 아무나 하나? http://cafe.daum.net/santam/IQ3i/1663
경기는 아무나 지나? http://cafe.daum.net/santam/IQ3i/1794
첫댓글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