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으로 마음을 채우라.
이제 제법 찬바람이 새벽이면 느껴지는 계절이다. 고추잠자리가 날고, 코스모스가 흔들 흔들 거리며 가을을 제촉한다. 이제 열매를 기다리며 조용히 항기를 내며,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꽃들도 소리없이 자리를 내어준다. 이런 시간에 무엇으로 마음을 채우며 풍요로움을 느낄까?
내가 목회하는 인천의 옥련동에는 조용히 입소문을 유명한 짜장면집이 있다는 어는 불러거의 글을 빌려 소개해 본다. 그곳은 외장이 멋있는 집이 아니다고 한다. 허기야 아직 나도 가보지 못했다. 식당 안으로 들어가면 반기는 종업원도 없고, 메뉴판 아래 큼지막하게 '사정상 셀프'라는 안내문구가 있다고 한다. 손님이 물부터 음식까지 모두 가져다 먹어야 하고, 음식이 나오면 선불을 내야 하는 참 불편한 식당이라고 한다. 그런데 손님이 많다고 한다.직접 가져다 먹으라는 이 불편한 식당에 심지어는 줄까지 서있다는 것이다. 이 집의 짜장면 한 그릇 값은 '1500원' 이라는 것이다. 아이들 과자 한 봉 사기 힘든 금액이다. 그런데 맛도 있다는 것이다. 짜장면에 들어가는 재료가 심지어는 싱싱 하기까지 하다는 것이다.
김영호, 이미숙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식당이라는 곳이다. 그들 부부는 2002년 배달 중 오토바이 사고로 크게 다쳐 배달을 할 수 없게 되자 과감히 가격을 낮췄다고 한다. 중국집은 배달이 생명인데, 나름의 자구책이었던 것이다.
가격만 낮췄다고 해서 사람들이 맛도 없는데 찾아오진 않는다. 부부는 맛있는 짜장면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 했고, 마침내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짜장면과 짬뽕 등을 개발해낸 것이었다. 하루 평균 300그릇. 더 잘 나갈 때는 500그릇 이상도 팔린다고 한다.
이들에게 짜장면을 왜 이렇게 저렴하게 판매를 하냐는 질문에 대하여 "왜 싸게 파냐고요? 욕심을 버리니 몸은 좀 고달프지만 마음은 너무 편해집니다." 욕심을 버리는 순간
물질로 채워지는 인생이 아닌 행복으로 마음이 채워지는 인생이 되더라는 것이다. 그러나 욕심을 버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욕심을 버린다고 해서 모든 걸 내어 주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왜 그렇게 버리지 못하는 것일까?
매일 아침 우리들 자신과 타헙을 해보자. '오늘 아주 조금만 내려놔 보자.' 그러다 보면 날마다 조금씩이라도 마음에 행복이 채워지지 않을까? 에피쿠로스는 이렇게 권면한다. "행복에 이르는 길은 욕심을 채울 때가 아니라 비울 때 열린다." 라고 했다. 이 가을에 우리 모두 '행복 으로 마음이 채워지기' 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