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릴케
주여! 때가 왔습니다.
지난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당신의 그림자를 해시계 위에 얹으시고
들녘엔 바람을 풀어 놓아 주십시오.
마지막 과일들이 무르익도록 명해주소서
이틀만 더 남국의 햇볕을 베풀어
과일의 완성을 재촉하시고
독한 포도주에는 마지막 단맛이 스미게 하소서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짓지 않습니다.
지금 혼자인 사람은 그렇게 오래 남아
깨어나 책을 읽고 긴 편지를 쓸 것입니다.
낙엽이 흩날리는 날에는 가로수 사이로
이리저리 불안스레 헤맬 것입니다.
카페 게시글
자유 게시판
가을날/릴케
박동희
추천 0
조회 70
06.10.17 01:15
댓글 1
다음검색
첫댓글 아! 가을인가! 가을인가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