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심포지엄이라서 분위기가 매우 가라앉아 있었고, 엄숙하기까지 했습니다. 그 곳에 오신 분들도 대부분 나이가 중년이었고, 토론자들은 모두 여러 대학의 교수님들이었죠...
임헌영 중앙대 교수의 기조발제를 시작으로 심포지엄이 시작되었답니다. 그 다음에 부문별 발표로 이어졌는데....문학 미술, 음악, 영화 이렇게 4분야의 친일논리와 성격에 대한 발표가 이루어졌습니다..
문학의 경우는 이번에 실천문학에서 친일작가 43인을 발표해서 그런지 더 많은 토론이 이루어졌습니다. 친일을 했다는 증거도 뚜렷했기 때문에 다른 분야에 비해서 기준도 분명했고, 연구도 비교적 많이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문학분야 발표자 김재용 원광대 교수의 결론은 작품의 내적 논리를 살펴서 친일문학을 구별해야 한다는 것이었죠... 친일 작가들은 강제적으로 그런 글을 썼다기 보다는.. 생존을 위해서 자발적으로 신념 없이 글을 썼다고 평을 했죠.. 상당히 공감이 갔어요...
그 후에는 미술... 미술은 기준이 상당히 모호했고, 연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아서 모든 것이 불분명했습니다.. 2000년에는 서울대 김민수 교수가 장발을 친일미술가로 언급한 정도의 일로 교수 재임용에서 탈락되는 등 매우 민감한 분야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 다음은 음악... 이분야를 발표하신 노동은 중앙대 교수는 정말 멋진 분이었어요... 친일음악에 대해서만 홀로 15년 동안 연구하셨더라구요.. 그 의지가 정말 존경스러웠고...해박한 지식으로 정말 많은 진실들을 전해 주셨죠....우리가 그동안 교과서에서 아무 생각없이 봐왔던 홍난파, 박태준, 현제명 등의 작가가 지독한 친일행위를 했다는 것에서 정말 화가 났어요. 즉석에서 "희망의 아침" 과 "지원병 장행가" 라는 친일 노래를 들었고 음악이라는 약간은 생소한 분야의 친일성격 대해서 자세히 알게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발표되었던 영화도 미술과 별로 다를게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영화는 필름이 거의 다 없어져서 판단도 하기 힘들었구요. 정말 많은 연구가 필요하느 분야라는 생각이 들어요....
종합토론과 방청객 질의까지 마치고.. 임헌영 교수님의 마지막 말을 끝으로 심포지엄이 끝이 났습니다. 시계를 보니 6시.....;;
오랫동안 앉아서 집중해서 듣다보지 정말 많이 피곤했어요.. 그렇지만 교과서에서나 평소에 접할 수 없었던 많은 것을 한꺼번에 알게된 느낌이었죠. 그동안은 "친일" 하면 그냥 나쁜 것.. 처단되야 하지...뭐 이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 이번 심포지엄이 끝나고 나서 왜 친일파를 밝혀서 반성토록해야 하는지 알게 되었으며, 그들이 내세웠던 변명의 논리까지 알게 되었습니다.
현재 민족문제연구소에서는 "친일인명사전" 편찬에 박찰을 가하고 있습니다. 해방된지 57년..... 해방된 직후에 이루어졌어야 하는 일들이 50년이 넘게 지나고 나서야 이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만큼 증거도 많이 사라졌고, 작가들도 많이 작고했기에 힘든 일이죠. 하지만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고 바르게 세우기 위해서 이런 작업은 분명히 필요한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매우 소수의 사람들만이 이런 활동에 참여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더이상 무관심 할 수 없습니다. 시간이 더 흐르기 전에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서 친일의 역사를 바로 밝히고, 역사에 상식을 바로 세워야 합니다...
내일은 광복된지 57년째 되는 날....우리 역사에서 사라지지 않는 친일에 대한 것을 1년에 2번(3.1절과 광복절)만 거론하고 넘어갈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라도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바르게 밝히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친일의 역사는 '유령' 이라고 했습니다. 시도때도 없이 출몰하며 가만히 두면 그냥 사라지지 않죠. 이제 그 유령의 실체를 밝여야 할 때가 왔습니다. 우리 모두의 관심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비상~*
PS. 지금 완전히 흥분한 상태.....!!
따분할 줄 알았던 심포지엄이 매우 진지했고... 그 진지함 속에 보람과 뿌듯함이!!
모두모두 우리 사회 속의 친일의 역사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그 역사를 밝히는데 관심갖어 주길!!
관련 홈페이지는...... www.minjok.or.kr
www.historyfund.com 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