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에 물이차기 시작하는 계절입니다.
이 시기 논뷰가 참 멋지지요.
엄마 아빠 차에서, 버스에서 내린 동무들이 걷기 시작합니다.
요즘 이 근처에 찔레꽃이 만발하고 있는데 아시는가요?
봄을 알리는 수많은 노랑색꽃들이 점점 사라지니 흰색, 분홍빛의 꽃들이 여름의 시작을 알려줍니다.
날마다 걷는 길이니 변화가 쉬이 느껴지지 않지만 쉼없이 변화하고 있는 생명들의 아름다움은 충분히 느껴집니다.
입하 방학을 마치고 돌아온 동무들의 한뻠 쑥 늘어난 키, 오늘 드디어 밥선생님의 임무를 스스로 완벽하게 수행했다는 준이의 성장, 늘 늦게 밥모심 하던 하진이가 동무들과 같은 속도로 밥모심했다는 놀라운 이야기, 한가족 어울마당 이후 아이고, 곡소리를 내는 완숙을 향해 걸어가는 어른들의 모습... 모두가 살아있음의 증거들이지요.
요즘 교실에서는 무위당 장일순 할아버지 이야기가 계속 펼쳐지고 있습니다.
30년전에 돌아가신 어느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왜 계속 할까?
3000년전에 돌아가신 인도의 왕자였던 한 사람의 생일을 왜 기억하고 그 가르침을 많은 사람들이 공부하고 있을까 등의 질문을 동무들에게 던지며 우리는,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묻고 묻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을 듣고 있는 우리 동무들의 가슴엔 어떤 씨앗이 심어질지...
오늘 걷기명상에는 마을인생, 인턴 언니등 많은 언니들과 걸으니 더욱 즐겁네요.
언니들을 중심으로 오글오글 모여서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두더지와 5678은 두.질.답을, 신난다와 9학년은 에세이 수업을, 할머니 옛이야기 시간엔 민들레 가족들은 도서관에서 책읽기를 하였지요.
그리고 맛있는 밥모심. 날마다 우리들 밥상에는 상추꽃을 피우고 있답니다.
날이 뜨거워지면서 실내 놀이들을 즐기네요.
탁구도 치고, 교실에서 장난도 하고, 피아노도 치고, 도서관에서 공기놀이도 하고...
배움터 방수공사는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어제는 옥상 청소를 했더니 수많은 흙들이 빗물 통로를 통해 내려왔지요.
오늘은 물로 배움터 건물 외벽을 닦아내셨어요.
뜨거운 날씨에 정말 많은 분들이 수고하고 계시답니다.
이렇게 방수공사를 하고나면 외벽 페인팅 작업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올해 초부터 파티에서는 사랑어린 배움터 외벽 프로젝트가 몇분의 스승과 학생들이 진행하고 있지요.
졸업한 리강 언니도 그 프로젝트팀이라 파티와 배움터를 연결하며 마음써주고 있어요.
이분들의 디자인이 곧 외벽을 장식하겠네요.
와~~
오후에도 수업이 이어집니다.
특히 천지인들은 늦은 시간까지 수학공부를 합니다.
요즘 천지인 작은집에는 민재 아빠가 생활지기로 들어오고 계십니다.
배움지기들을 조금이라도 쉬게 해주시려는 마음에 고마움과 감동을 한껏 맛보고 있어요.
덕분에 묵학시간도 1시간에서 2시간으로 확대!! ㅋ
특히 9학년들은 이웃나라 순례가기전 빡세게 검정고시 준비해야 하거든요.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셨는지.. 내심 엄청 뿌듯함과 재미남을 느낍니다.
이웃나라 순례를 어떻게든 가기위한 9학년들의 고공분투가 우리들을 즐겁게 해주네요.
동생들은 집으로 가고,
배움지기들은 배움지기 살림을 늦은 시간까지 진행하였습니다.
캬! 줄줄이 이어지는 주말마다의 행사들로 마음이 부자가 된듯합니다.
특히 올해들어 관의 지원금 시스템이 달라져서 할 일들이 엄청 늘었거든요.
아날로그로 살 때 보다 디지털로 산다는 것이 더 편한 삶일줄 알았는데 실상은 훨씬 귀찮고 복잡해지는 것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쉼없이 편리한 삶을 추구한다면서 스스로 만든 덫에 빠지고 있는 느낌입니다.
내일은 부처님 오신 날이자 스승의 날입니다.
인류의 스승이신 부처님의 사랑과 자비가 온 인류의 고통받는 이들에게 해탈의 선물이 되길 바라며...
하루 쉼 잘 가지시고 목요일날 뵙겠습니다.
오늘도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당신이 계셔 내가 있습니다.
우리는 사랑어린사람입니다.
세상보기 순례때 하루 머물다 간 실상사 작은학교의 편지와 선물.
오늘 우리는 잘 나누어 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