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이 자주 하는 질문
1. 크론병은 유전성인가요?
크론병은 일부 유전적인 소인을 가지는 환자에서 좀 더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증거도 있고 크론병 가족력이 있는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크론병이 조금 더 발생하기 쉽다는 보고도 있지만, 단정적으로 유전적 이상으로 크론병이 생긴다는 증거는 아직 없습니다.
따라서 유전적인 소인은 있지만 확률이 매우 낮음을 강조해 주는 것이 중요하고, 아울러 유전적인 질환이라고 부르는 것보다는 가족 내에 발병률이 다소 증가하는 가족성 질환 정도로 설명해 주는 것도 한 방법이 됩니다. 지나치게 본인의 병이 자식에게 발생할 수 있다는 걱정은 안해도 됩니다.
2. 스트레스가 이 병을 일으키나요?
크론병은 스트레스 등의 정신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 아닙니다. 비록 만성적인 염증성 장질환의 경과가 환자 본인에게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는 있겠지만 불안감, 스트레스, 우울증 등이 크론병을 일으키지는 않습니다.
물론 병으로 인한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신체의 생리작용 등에 영향을 미쳐 체내 여러 화학물질의 분비와 면역기능을 저하시켜 증세를 악화시킬 수는 있습니다. 주변의 환경이 얼마나 환자를 따뜻하게 감싸주느냐에 따라 환자는 더욱 편하게 느낄 것으로 생각됩니다.
3. 크론병 발생 시 음식은 가려 먹어야 하나요?
의사와 환자는 모두 설사를 하는 환자에게 절식이나 금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음식에 의해 병이 왔을 가능성을 생각하여 가려야 할 음식이 있다고 믿는 경우가 많습니다.
음식은 장내 환경 중 중요한 항원의 공급원인 것이 분명하고, 크론병의 원인 중 음식의 영향이 있을 것으로 추측되지만, 아직까지 밝혀진 원인이 되는 음식은 없습니다. 음식을 가리기 시작하면 질병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잘못된 식습관 때문에 영양결핍이 생길 수 있으므로, 음식을 가리는 것은 그 음식이 분명한 부작용이나 합병증을 보일 때만 피해야 합니다.
약물에 의한 흡수장애, 즉 설파살라진을 복용하는 환자에게는 엽산을 꾸준히 복용하도록 교육하고, 스테로이드를 피치 못하게 장복하는 경우는 칼슘 손실에 대한 대비로 비타민D와 칼슘 섭취를 보충하여야 합니다. 즉, 음식을 가리기보다는 어느 한 영양소가 부족해지지 않도록 골고루 잘 먹고 영양상태가 좋아지는 것이 오히려 약물에 대한 반응도 좋게 하고, 전신 상태를 호전시키며 성장을 촉진합니다.
패스트푸드가 무조건 나쁘다는 생각은 옳지 않습니다. 몇몇 패스트푸드는 오히려 성장기 환자들에게 영양상 가치가 있는 음식이 될 수 있습니다. 피자에 얹는 토핑을 다양하게 하여 단백질, 칼슘, 비타민 등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고, 그 위에 뿌리는 토마토 소스 역시 비타민C의 공급원이 될 수 있습니다. 햄버거류 역시 충분한 칼로리와 단백질을 포함하며, 함께 넣어 주는 야채와 소스류로 골고루 영양을 갖춘 식품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술이나 커피는 장을 자극하여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병이 악화된 상태라면 마시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병이 호전된 상태라면 한두 잔의 술이나 커피는 별 문제가 되지 않지만, 술이나 커피는 습관성 식품이므로 증상이 없더라도 가급적 하지 않는 것이 나중을 생각해서라도 유리할 것입니다.
4. 크론병의 보완·대체의학은 효과가 있나요?
아직까지 크론병에 효과적이라고 밝혀진 것은 없으며, 증상을 완화시킬 수는 있을지도 모릅니다. 많은 방법들이 ‘자연적’이며‘안전’한 방법이라는 것을 강조하지만, 그런 방법들이 효과적이지도 완벽하게 안전하지도 않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의 동의 없이 약을 먹는 것은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으며, 병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모든 비의료인이 크론병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지는 않습니다. 만일 그들과 상담을 원한다면, 검증은 받았는지, 치료비용은 얼마나 드는지, 이 방법으로 얻게 되는 이익과 손해는 무엇인지 따져 본 후에 결정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5. 크론병은 암으로 진행하나요?
크론병은 암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대장암이나 직장암이 발생할 확률은 조금 높습니다. 일반적으로 크론병 환자에서 암을 조기 발견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암이 있다는 경고증상, 즉 항문출혈, 배변습관의 변화, 복통, 갑작스러운 체중감소 등 역시 크론병 자체의 증상과 매우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초기의 작은 암 덩어리는 대장내시경으로도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정기검진은 매우 중요합니다. 암은 염증성 장질환 환자에서 몇 년간 의사에게 검진을 받지 않은 사람에게서 높게 발견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6. 염증성 장질환에 걸리면 아이를 가질 수 없나요?
크론병에서는 식사를 잘 하지 못하여 초경이 늦게 발현되는 경향을 보이며, 성장장애가 특징적으로 나타나 가임능력이 약간 저하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렇지만, 병이 치료되어 건강한 상태를 유지한다면 다시 정상적으로 돌아옵니다.
대부분 크론병 환자들은 정상적인 출산으로 건강한 아기를 낳습니다. 다만, 활동기의 환자에서는 임신기간 중 유산, 조산의 위험성이 다소 높을 수도 있습니다. 남성에서는 병이 악화되는 경우 성욕이 저하될 수 있습니다.
7. 크론병에 걸리면 임신 중에도 약을 먹어야 하나요?
임신 중에도 약은 계속 먹는 것이 유리합니다. 현재까지 크론병에 주된 약물로 사용되는 아미노살리실레이트, 스테로이드제제들은 태아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임신 중에는 오히려 병의 증상이 악화될 경우 태아의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이들 약제는 임신 중에도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합니다.
8. 크론병에 걸려 있는데 모유를 먹여도 될까요?
모유는 먹여도 됩니다. 적은 양의 약이 모유로 배출될 수 있지만, 이 정도 용량은 아기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9. 크론병에 걸려도 직장을 계속 다닐 수 있나요?
병이 호전된 상태라면 정상적인 직장생활이 가능합니다. 크론병을 갖고 있더라도 학교에 다니고, 직장생활을 하며,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가족을 부양할 수 있으며, 운동, 취미, 여행 등 모든 것이 가능합니다. 증상이 악화된다면 잠시 병가를 내고 입원치료를 받을 수도 있지만, 증상이 호전되면 완전한 정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습니다.
10. 크론병에 걸렸을 경우 운동은 해도 되나요?
크론병 환자도 가능한 한 활동적으로 생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질병 상태가 운동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가 아니면 운동은 해도 됩니다. 단, 병이 악화됐을 시에는 지나치게 피로를 유발하거나 복통, 관절통 등의 증상을 악화시킬 정도로 격렬한 운동은 제한하는 것이 좋습니다.
병이 호전될 시에는 정상인과 동일하게 운동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고용량의 스테로이드치료로 뼈가 약해져서 골절의 위험이 높은 사람이라면, 럭비나 레슬링같이 격렬하게 몸을 부딪히는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11. 크론병에 걸려도 여행을 할 수 있나요?
크론병 환자도 해외여행 등 장거리 여행이 가능하지만, 사전에 주치의와 상의하여 현재 자신의 상태에 비추어 무리가 없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쓰고 있는 약의 이름, 특히 성분명과 용량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하고, 비상시에 대비한 충분한 양의 약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위생상태가 좋지 않은 지역을 여행한다면, 세균성 장염에 걸리지 않도록 위생에 주의하여야 하는 것도 잊으면 안 됩니다. 세균성 장염은 크론병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