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넘는다 |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합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 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 | |
첫댓글 도종환님의 '담쟁이'라는 시입니다. 여기저기 벽이 많지요? 그러나 또 벽이 없는 세상은 너무 단조롭겠지요? 그러려니 하면서 또 그렇게 담쟁이되어 살아도 나쁘지 않겠지요? 좋은 주말되시길.....................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결국 그 벽을 넘는다--- 좋구나
담쟁이는 그 벽을 "배려"라고 생각했을 것이다.미음 먹기에 다르겠지요? "위대한 침묵" 영화를 보았습니다.......
3년 전인가? 평창리의 옆 집에서 심은 담쟁이 덩굴이 우리 집으로 슬금 넘어와 집 벽을 타고 올라가 벽 한 면을 반 쯤은 뒤덮었다. 처음엔 보기 좋은 것 같아 그냥 두었는데 두 해 정도 지나서 문득 생각하니 목재 주택의 벽체에 괜찮은 지 슬며시 걱정이 되어 다 뜯어내고 뿌리는 잘라버렸다. 담쟁이는 그 작은 손으로 벽을 단단히 움켜쥐고 있었다. 돌로 지은 집이라면 그대로 두어 영화에 나옴직한 오래된 고택의 모습을 연출할 수도 있었을텐데, 한 편으론 아쉽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