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2019.4.4.사순제4주간 목요일 - 주님을 신뢰하고 주님께 신뢰 받는 사람

[푸른숲속]

2019.4.4.사순제4주간 목요일  
      탈출32,7-14 요한5,31-47
주님을 신뢰하고 주님께 신뢰 받는 사람
-신앙인의 롤모델; 모세와 예수님-
“행복하여라, 주님을 신뢰하는 사람!”
반대도 그대로 통합니다.
“행복하여라, 주님께 신뢰받는 사람!” 
참으로 주님을 신뢰하고 주님께 신뢰받는 사람이라면 진짜 행복한 사람일 것입니다. 
이런 이들은 사람을 신뢰하고 사람에게도 신뢰를 받습니다. 
감동과 흡사합니다. 
하느님을 감동시키는 이들은 동시에 사람을 감동시킵니다. 
하느님과의 관계는 그대로 인간관계에도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 진국이다!” 할 때의 진국이란 뜻을 아실 것입니다. 
진한 국물이란 뜻으로 거짓이 없는 진실한, 믿을 만한 사람이란 뜻입니다. 
참으로 신뢰할 만한 사람이란 뜻입니다. 무신불립無信不立이란 말을 아실 것입니다. 
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는 뜻입니다. 
어느 정치가는 무신불립無信不立, 화이부동和而不同, 공선사후公先私後가 자신의 좌우명이라 했습니다. 
남과 사이좋게 지내나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는 화이부동이요, 
사적인 일보다 공적인 일을 앞세우는 공선사후로 참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돈을 잃으면 적게 잃는 일이요,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는 것이며, 
건강을 잃으면 모두 잃는 것이란 말도 생각이 납니다. 
건강뿐 아니라 신뢰를 잃으면 모두를 잃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니 건강보다 더 중요한 것이 신뢰입니다. 
건강 역시 회복할 수 있지만, 인간관계에서 신뢰를 상실하면 회복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인간관계에서 배신이나 배은망덕보다 치명적인 것은 없습니다.
하여 지도자의 덕목을 비전과 더불어 신뢰를 꼽습니다. 
아마 비전보다 더 중요한 것이 신뢰일 것입니다. 
사실 신뢰보다 더 중요한 자산은 없습니다. 
주변에서 재산을 모두 잃었어도 신뢰로 인해 재기한 사람을 흔히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성인들의 특징은 주님을 참으로 신뢰했고 주님께 참으로 신뢰 받았다는 것입니다. 
바로 오늘 독서의 모세와 복음의 예수님이 참으로 신뢰의 전형적 인물이었음을 봅니다. 
아마 예수님은 모세를 롤모델로 삼지 않았겠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하느님께 모세나 예수님이 없다면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겠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마차가지 모세나 예수님 역시 하느님 없이는 살 수 없었을 분입니다.
오늘 제1독서 탈출기를 보세요. 누가 감히 진노하신 하느님을 가로 막을 수 있었겠습니까? 
모세가 하느님과 얼마나 친밀한 관계에 있는지 얼마나 깊은 신뢰의 관계에 있는지 깨닫습니다. 
하느님의 진노를 누그러뜨리는 모세의 진정성 넘치는 애원과 설득이 감동적입니다. 
모세가 참으로 주님을 알고 신뢰했기에 이런 간청의 애원이요, 
하느님께서 참으로 모세를 신뢰했기에 간청에의 응답입니다. 
사실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참으로 나를 사랑하고 신뢰하는 이가 말리면 
저절로 화가 풀리고 누그러지는 경우도 종종 체험하지 않습니까?
“어찌하여---”로 시작되는 모세의 간청의 애원에 이은 모세의 간곡한 당부입니다. 
“타오르는 진노를 푸시고 당신 백성에게 내리시려던 재앙을 거두어 주십시오.” 
하느님께서는 모세의 기도에 응답하여 당신 백성에게 내리겠다 하신 재앙을 거두십니다. 
바로 화답송 시편 마지막 구절에 공감합니다.
“당신이 뽑은 사람 모세가 아니라면, 그들을 없애 버리겠다고 생각하셨네. 
모세는 분노하시는 그분 앞을 가로 막아서서, 파멸의 진노를 돌리셨네.”(시편106,23).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습니다. 
하느님을 감동시킨 모세의 하느님 백성에 대한 사랑과 하느님께 대한 신뢰의 믿음입니다. 
구약의 중재자 모세는 진정 하느님의 중재자 예수님의 예표임을 깨닫습니다. 
하느님의 전폭적 지지의 신뢰와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예수님이요, 
예수님 역시 갈림없는 사랑과 신뢰를 하느님께 바치셨던 하느님과 완전히 하나되어 사셨던 분입니다. 
예수님께서 모세를 롤모델로 삼았음을 복음의 마지막 대목에서 잘 드러납니다. 
그러고 보니 오늘 복음의 유다인들은 탈출기의 타락한 이스라엘 백성을, 
즉 주님께서 내리신 명령한 길에서 빨리도 벗어났던, 
참으로 목이 뻣뻣했던 이스라엘 백성을 닮았습니다.
“그러나 내가 너희를 아버지께 고소하리라고 생각하지 마라. 
너희를 고소하는 이는 너희가 희망을 걸어 온 모세이다. 
너희가 모세를 믿었더라면 나를 믿었을 것이다. 
그가 나에게 관하여 성경에 기록하였기 때문이다.”
자기가 자기를 증언하면 누구도 인정하지 않습니다. 
신망의 인물들 누군가 증언해 줘야 합니다. 
마치 종신서원 투표때 문제가 되는 수사의 경우, 
신망을 받는 선배가 긍정적 증언을 해줬을 때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 대한 증언은 한 둘이 아닙니다. 
요한 세례자가 주님을 증언했고, 예수님의 일들이 주님을 증언했고, 
하느님 아버지가 증언하셨고, 성경이 증언합니다. 
참으로 하느님은 물론이고 모두의 사랑과 신뢰를 한 몸에 받았던 예수님이셨습니다. 
이 모두에 앞서 하느님 아버지를 참으로 사랑하고 신뢰했던 예수님이셨습니다. 
“나는 사람들에게서 영광을 받지 않는다.---나는 내 아버지의 이름으로 왔다. 
그런데도 너희는 나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하느님 사랑만으로, 하느님 영광만으로 충만한 행복을 누렸던 예수님이요, 
무지에 눈이 멀어 하느님의 영광에 빛나는 예수님을 받아들이지 않은 유다인들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참으로 주님을 사랑하고 신뢰하는 사람으로, 
또 참으로 주님께 사랑과 신뢰를 받는 사람으로 변모시켜 주십니다. 아멘.

성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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